2024년 5월 10일 금요일

"가장 받고 싶은 상"

 지난해 암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를 그리워 하며 당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쓴 한 편의 시가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올해 전북 부안여중 신입생인 이슬 (13) 양. 

이양은 지난 해 2학기 연필로 쓴 시로 전북도교육청이 주최한 2016년 글쓰기

너도나도 공모 전에서 동시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전북교육청이 가정의 달을 맞아 지난 4일 도교육청 블로그에 이 시를 소개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심사위원을 맡았던 임미성 익산성당초등교 교감은 “동시를 처음 읽었을 때 정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심사위원 세 명이 작품을 고를 때 만장일치로 가장 좋은 작품 으로 뽑았다. 

무엇보다도 일기처럼 써내려간 아이의 글씨와, 지웠다 썼다가 한 종이 원본이 정말 마음에 깊이 남았다”고 말했다. 

🔹️[가장 받고 싶은 상]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짜증 섞인 투정에도

어김없이 차려지는

당연하게 생각되는 그런 상

하루에 세 번이나

받을 수 있는 상

아침상 점심상 저녁상

받아도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안 해도 되는 그런 상

그때는 왜 몰랐을까?

그때는 왜 못 보았을까?

그 상을 내시던

주름진 엄마의 손을 

그때는 왜 잡아주지 못했을까?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꺼내지 못했을까?

그동안 숨겨놨던 말

이제는 받지 못할 상

앞에 앉아 홀로

되뇌어 봅니다.

 “엄마, 사랑해요”

 “엄마, 고마웠어요”

 “엄마, 편히 쉬세요”

세상에서 가장 받고 싶은 엄마상

이제 받을 수 없어요

이제 제가 엄마에게

상을 차려 드릴게요

엄마가 좋아했던

반찬들로만 한가득 담을게요

하지만 아직도 그리운

엄마의 밥상

이제 다시 못 받을

세상에서 가장 받고 싶은

울 엄마 얼굴 ” 

🔹️이슬 양의 시, "가장받고 싶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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