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요일

짚신의 법칙, 짚신도 제 짝이 있다

열 명의 사람이 있습니다. 그중 꼭 한두 사람은 나를 비판하고 싫어합니다. 

나도 물론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 그러는지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심하게 싸운 적도, 서로 해코지한 적도 없는데 말입니다.

 또 다른 한두 사람은 나와 아주 친한 친구가 됩니다. 

말 몇 마디 주고받았을 뿐인데 저절로 마음이 통하는 사이가 됩니다.

 이 또한 왜 이런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남은 사람들은 이도 저도 아닌 그냥 아는 사이로 지냅니다.   




 연애에 젬병이거나 맨날 짝사랑만 하다 헛물만 캐는 친구를 보며 

위로와 용기로 해주는 말이 있습니다.

 '짚신도 제 짝이 있다'라고요.

 옛날 옛적에 사람이 손으로 짚을 엮어 짚신을 만들었습니다.

 오른쪽, 왼쪽을 어림잡아 대충 눈짐작으로 만들다 보니

 크기가 맞지 않은 신발이 허다합니다. 

그러다 이 신 저 신 나란히 놓고 보면 한참 전에 만든 짚신과 

방금 만든 짚신이 딱 맞기도 합니다. 

내구성이라고는 낙제점인, 비가 오고 눈이 오면 신기도 난감한 짚신이지만 

그 짚신도 어울리는 짝이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받은 교육이 있습니다.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라는 가르침입니다.

 친구와 싸우지 말고 두루두루 잘 지내라고 하지만

 모든 친구와 친한 사람이 몇 명이나 있었을까요?

 싸우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친하지는 않고, 친해지기 어렵기도 하고요.

 일 년이 다 지나도 같은 반 친구이었는지조차 모르는 녀석도 있습니다.

 나쁜 친구와 어울리지 않을 수는 있어도

 모든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기란 글쎄요. 가능할까요?  


 사회에 나와서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고 생사를 쥐고 흔드는 경우도 있어

 인간관계는 쉽지 않습니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야 하고, 

싫어하는 인간 앞에서 고개를 숙여야 하고요.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까지 해야 합니다.

 이래저래 마음을 터놓는 이해하는 관계를 찾기란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보잘것없는 짚신도 제 짝이 있을진대 사람도 당연히 딱 맞는 짝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관계 맺기 힘들어하는 걸 보며 

짚신이 법칙을 만들어 가르쳐줍니다. 

비단 연애나 결혼에만 해당되는 말은 아닙니다.

 인간관계를 잘하는 비결 중 하나인 '짚신의 법칙’입니다.


 짚신도 제 짝이 있듯이 나에게 맞는 사람이 있다는 뜻입니다. 

불편하고 잘 안 맞는 사람과는 안 섞이는 게 상책이란 이야기도 됩니다.

 나쁜 사람이면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나쁜 사람은 아닌데도 나하고 맞지 않는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사람마다 성격과 스타일이 다양하기에 나와 맞는 스타일의 사람은

 자연스레 어울릴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엄연히 존재합니다. 

내 인적 네트워크에는 나와 관계가 좋은 사람만 

남겨 놓는 것도 괜찮겠다 싶습니다.

 나와 맞지 않은 사람도 그 사람 나름대로의

 인간관계가 형성되어 있을 거니까요.

 짚신의 법칙, 맞지 않는 사람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게 

낫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가까이 가봐야 스트레스만 받고요, 

괜한 걸로 에너지만 낭비합니다. 

차라리 그럴 바엔 나와 맞는 사람들에게 쓰는 게 훨씬 더 좋습니다.


 짝이 안 맞는 신발을 갖고 있으면서 차마 버리지 못한 적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짝이 맞게 되겠지'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런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그런 신발을 신고 다니면 관절에 무리가 가고 발은 발대로 아프기만 합니다.

 짝이 안 맞는 신발은 정리해서 버려야 합니다. 

굳이 갖고 있을 이유도 없습니다. 

마음에 있는 미련도 함께 정리해버리는 게 여러모로 이롭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세상 사람들은 나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을 가질 거라 생각한다면 착각입니다.

 그러니 싫은 사람과 억지로 친해지려 애쓸 필요는 없습니다. 

자칫 인간관계가 악연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모든 사람과 친하기란 애당초 불가능합니다.

 차라리 악연은 피하고 좋은 인연을 이어 나가는 것이

 인간관계를 잘하는 비결이지 싶습니다. 짚신도 제 짝이 있는 것처럼 말이죠.


내 발에 편안한 신발이 있듯이 인간관계에서도 나와 잘 맞는 사람이 있습니다.

함께 있는 시간이 즐겁고 편안한 그런 사람들입니다.

나에게 좋은 세상이란 나와 맞는 사람과 함께 하는 세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와 마음이 맞고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과 살아도 길지 않은 인생입니다. 

더군다나 모두와 잘 지내기 힘들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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