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8학년이랍니다!"
<10>
<남자 인생이란>
찌질이 1.
"인마! 늙으면 자기 분수를 알아야 해.
마누라에게 밥 줘! 물 줘!라고 호령할 위치가 아니라는 거
빨리 알아채야 하거든"
찌질이 2.
"그나마 마누라 옆에 붙어 있으려면 음식이 짜네! 싱겁네!
투정도 금물이지"
찌질이 3.
"국이나 찌개 국물을 먹을 때 밥상에 흘리지 마.
마누라가 짜증 나면 마른반찬만 줄 수도 있으니까"
찌질이 4.
"설거지 누가 하느냐고?
그야 당연히 내 차지지.
평생을 마누라가 손에 물 담가 왔잖아"
오늘도 우리 찌질이들은 변함없이 마포 공덕시장 순댓국집에 모였다.
소주잔들이 몇 순배 돌아가더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각자 찌질이 본연의 목청들을 하나씩 토해내기 시작한다.
마누라 앞에서 쩔쩔매는 자신들의 신세 한탄들이다.
인생 8학년이 되고 보니 녀석들은 창피함마저도 던져버렸나 보다.
그래, 그래.
인생은 너나없이 반전이라는 게 있다.
나를 포함한 너희들 한때 젊어 마누라 앞에서 호기 당당했었잖아.
이제는 언제 꺼질지 모르는 촛불 인생이라는 거, 잘 알지?
스스로 반성하고, 한평생 나를 위해 희생한 마누라에게 정성을 다하자.
혹여, 마누라가 열 번 백번 인상을 쓰면, 쓸 때마다
불끈불끈 튀어 오르는 자기 배알을 두 주먹으로 쥐어박으며
방긋방긋 미소로 보답하자.
짜샤!
너는 어쩌다 요 모양으로 움츠러들었냐고 묻지 마.
8학년의 '남자 인생'이란 바로 이렇게 사는 거란다.
https://kangchooon.tistory.com/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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