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24일 화요일

평양發 3대 미신에 70년 농락당한 ‘진보’ 지식인들

 


우리사회에는 질기고 질긴 ‘3대 미신’(迷信)이 돌아다닌다.

‘사회주의는 진보’라는 미신,

‘남북 우리민족끼리’ 미신,

‘반일(反日)은 곧 애국’이라는 미신이다.

이 3대 미신은 오래 됐다. ‘사회주의는 진보’라는 미신은 100년 묵은 미신이다.

‘반일 애국주의’ 미신도 마찬가지다.

만약 국민 전체 성인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다면 지금도 이 ‘3대 미신’ 쪽에 지지 여론이 더 쏠릴지 모른다.

사정이 이러하니,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5000달러라지만 사상·정치 분야가 과연 1만 달러 수준이나 됐는지 의심스럽다.

한반도에서 70여 년 3대 미신의 근원지는 평양이다.

김일성은 정권의 정당성을 위해 남북간 모순을 사회주의 대 자본주의를 대립시키고, 민족 대 외세(미국)를 대립시키고, 반일 대 친일을 대립시켰다.

북한 정권은 이 3대 축을 기반으로 지금까지 70년 넘게 3대 세습독재를 해왔다.

뿐만 아니라 ‘남조선 지식인들’을 마음대로 농락해왔다.

좋은 말로 ‘정권의 정당성 확보’라지만, 실체는 ‘거대한 사기극’이다.

김일성·김정일의 사기극에 제일 쉽게 넘어간 부류가 ‘남조선 지식인들’이었다.

60,70년대부터 이른바 민족모순이냐(NL), 계급모순(PD)이냐 논쟁에 빠져들어 지식인들이 시대 어젠다를 제대로 세우는 것조차 못했다.

80년대 중반부터는 주사파 민족해방계(NL)가 운동권 헤게모니를 장악해, 이들 때문에 40년이 넘은 지금도 야대(野大) 정치판의 다수를 이룬다.

이것이 현 우리사회의 있는 그대로의 사상·정치 지형이다. 기가 막힐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사회가 이만큼 진보해온 것이 진정한 기적이다.

남북간 체제 모순을 사회주의 대 자본주의 간의 모순으로 본 것은 지식인들이 오로지 마르크스의 사회역사발전 5단계설을 맹종한 결과다.

거기에다 김일성의 ‘우리민족끼리’ 노선을 얹어놓았다.

이러다보니 결국 ‘민족공산주의 노선’의 김일성 사상 복제품 지식인들이 남한에 대거 양산됐다.

서울대·연고대 교수들, 언론인들이 이 프레임에 순종하면 속칭 ‘진보’가 되고 반대하면 ‘보수’ 내지 ‘반동’이 되는, 도무지 말도 안 되는 프레임에 갇혀 70여 년을 보냈다.

지금도 남북간 모순을 자유민주주의 대 전체주의 세습독재간 모순이 아니라, 자본주의 대 사회주의간 모순으로 보는 3류 지식인들이 흔하다.

게다가 마르크스주의를 공부했건 안했건 관계없이, 사회의 변화발전을 오로지 ‘경제결정론’에 때려 맞추는 사고 습관에서 온전히 벗어나지도 못했다.

대한민국과 북한 정권 간 대결의 근본은 경제가 아니라 사상·정치다.

우리는 이 핵심을 피해가거나 우회하면 안 된다. 북한 경제가 잘 되도록 우리가 지원해주면 ‘언젠가는’ 북한 체제도 바뀔 것이라는 주장은, 최소한 3/4이 ‘사기’(詐欺)다.

북한의 수령절대주의 세습독재가 지속되는 한 그 ‘언젠가는’ 결코 오지 않는다.

따라서 북한 정권의 사상·정치를 붕괴시키는 것이 ‘절대적으로 먼저’이고, 이 방향에서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을 하는 것, 이 대북 노선에서 결코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내년 총선에는 70년 묵은 한국사회 3대 미신을 기필코 모두 털어내야 한다.

내년 총선을 기점으로 이 3대 미신을 털어내느냐, 못하느냐가 향후 30~50년 대한민국의 진보냐 퇴보냐를 가르는 결정적 기준이 될 것이다.

정치적 미래가 없는 정당은 정당이 아니다.

이제부터 대한민국 정당들은 ‘자유민주주의의 세계화’ ‘세계의 자유민주화’ 깃발을 들어야 한다.

북한민주화-아시아민주화-세계민주화로 가는 100년의 여정에서, 우리 정당들이 새로운 사상과 비전을 내놓고 미국·일본·유럽 정당들과 경쟁해야 한다.

지금 세계 질서는 ‘자유 대 독재’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향후 30년 ‘자유 대 독재’ 간 경쟁과 대결은 치열해질 것이다.

우리 정당들이 역사의 낙오자가 되지 않으려면 맨먼저 ‘북한주민의 자유와 인권’ 깃발부터 높이 들어야 한다.

손광주 前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출처 : 자유일보(https://www.jay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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