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빨리빨리"를 외치며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바쁘지만, 정작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면 마음의 탄력이 떨어지고 금방 시들해지곤 하죠. 조급증은 우리 영혼에서 여유라는 수분을 앗아가는 가장 큰 원인 아닐까요?
"나무는 서둘러 자라지 않아도 결국 숲을 이룹니다."
오늘 하루만큼은 시계바늘보다 자신의 호흡에 귀를 기울여 보시는 건 어떨까요? 영혼의 주름이 팽팽하게 펴지는 편안한 하루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
흔히들 ‘하루가 길다’고 하지만, 막상 십여 년의 세월은 한숨 한 번으로 훅 지나갔더군요. 시간이란 녀석이 어떤 날은 더디게 기어가다가도, 지나고 나면 마치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져 버린 듯 아득하죠. 특히 은퇴 후의 시간은 또 왜 이렇게 더디 가는가 싶다가도, 어느새 보니 또 훌쩍 사라져 버리는 걸까요? 이 점이 참 희한합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가 시간을 대하는 태도는 크게 두 가지인 것 같아요. 매 순간을 너무나도 중요하게 여기며 사는 방법과, 아예 시간의 흐름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마이웨이로 가는 방법 말이죠. 그럼 도대체 어떻게 시간을 다뤄야 은퇴 후의 삶이 좀 더 여유롭고 행복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요?
물론 저도 한때는 시간의 매 순간이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내일 당장 죽을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건 정말 아까워!’라고 말이죠. 잠깐이라도 허비하지 말고 치열하게 살아야겠다, 버킷리스트라도 쫙 작성해 놓고 하나하나 빨리 실행해야겠다, 그래야 죽을 때 후회 안 할 거라고 다짐했었어요. 하지만 말입니다, 정작 죽음을 눈앞에 둔 마당에 그런 아쉬움이나 후회가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글쎄요, 조급한 마음만으로는 행복하게 살 수 없다는 걸 저는 이제야 알 것 같네요.
흔히들 ‘오늘을 즐기라’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을 외치곤 하죠. 내일 당장 죽을지도 모르니 오늘 이 시간을 소중하게 살자고요. 이 순간이 가장 확실하고 소중하며 다시 돌아오지 않을 테니, 현재에 집중해서 최대한 즐기면서 살아야 한다고요. 불확실한 미래 걱정보다는 지금 내 행복을 누리는 데 집중하자고요. 맞는 말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아니, 백세시대에 100살 넘은 어르신에게도 내일은 있는 법인데, 어떻게 오늘만 날이라고 생각하며 살 수 있겠어요?
은퇴한 노년에 대체 뭐가 그리 급하고, 또 할 일은 얼마나 많다고 치열하게만 살아야 할까요?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오늘이 내 생의 마지막 날이다!’라고 생각하면 과연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겠어요? 죽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슴 아픈데, 아침마다 그 불길한 상념을 강박적으로 떠올린다면, 상상만 해도 행복은 저 멀리 도망갈 것 같아요. ‘오늘이 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면 저는 아마 잠도 오지 않을 겁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는 말처럼, 삶의 즐거움에 찬물을 끼얹는 말이 또 있을까요?
시간이 소중한 건 두말할 나위 없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시간에 얽매여 살 필요는 없다고 저는 생각해요. 젊은 시절, 피 말리는 경쟁의 한가운데 있다면 모를까, 이제 여유로운 노년에 시테크에 목숨 걸 일은 아닌 듯싶어요. 돈 관리하듯 시간을 빡빡하게 관리해서 과연 얻을 것이 무엇일까요? 저는 은퇴 후에는 마치 계곡의 물이 흐르듯이, 그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유유자적 살아가는 삶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그냥 말이죠, 뭘 하든 하고 싶은 걸 열심히 하면서요.
‘군자(君子)도 초조해진다는 만년(晩年)’이라고 하죠. 조급한 마음으로 영혼에 굳이 주름을 지울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인생에서 비교적 한가하게 쉬어가는 ‘벤치 타임’인데… 굳이 하루하루를 마치 ‘삶의 완성’이라도 되는 양 치열하게 살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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