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1일 토요일

내 안의 샘물에서 퍼 올리는 행복

 

나이가 든다는 것은 내 삶의 영토를 조금씩 줄여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젊은 날에는 더 넓은 세상, 더 많은 사람, 더 거창한 성취를 쫓아 밖으로만 시선을 던졌다. 그러나 황혼의 길목에 서고 보니, 바깥세상의 풍경은 내가 제어할 수 없는 날씨와 같아서 붙잡으려 할수록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갈 뿐이다.

결국 인생의 마지막까지 온전히 내 몫으로 남는 것은 오직 내 마음의 풍경뿐이다. 그래서 황혼의 행복은 외부에서 빌려오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내 안에서 스스로 만들어내야 하는 자가발전(自家發電)과 같다.

첫째, 거창한 계획 대신 '오늘 하루'의 질서에 집중하기

이제는 멀리 있는 신기루를 보며 달릴 이유가 없다. 대신 눈을 뜨면 나를 맞이하는 오늘 하루라는 소박한 선물에 집중한다. 매일 아침 일정한 시간에 몸을 깨우고, 묵묵히 발걸음을 옮겨 규칙적으로 걷고, 익숙한 루틴을 차분히 실행해 나가는 것. 그 일상의 질서 속에서 마음의 평온이 싹튼다. 거창한 이벤트가 없어도, 내가 세운 하루의 작은 약속들을 담담하게 지켜내는 과정 자체가 훌륭한 행복의 재료가 된다.

둘째, 관계의 무게를 덜고 '침묵의 안락함'을 누리기

사람들과 어울려 왁자지껄하게 시간을 보내야만 외로움이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황혼의 나이에는 불필요한 인연과 소란스러운 대화를 걷어낸 자리에 찾아오는 '조용한 사색'이 더 달콤하다.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홀로 보내는 시간을 아늑하게 여길 수 있을 때, 비로소 외부 환경에 구걸하지 않는 독립적인 행복이 완성된다.

셋째, 감정의 파도를 가라앉히는 '마음의 규율'

마음속에서 불쑥 일어나는 아쉬움, 과거에 대한 미련, 혹은 쓸데없는 염려는 스스로 만든 감옥이다. 내 안에서 행복을 만들려면, 내 마음에 부정적인 감정이 고이지 않도록 즉시 흘려보내는 단호함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감정을 다스리는 일은 본능이 아니라 지혜로운 '훈련'이 되어야 한다. 마음을 단순하게 비워낼 때, 그 빈자리에 비로소 잔잔한 미소가 고이기 마련이다.

젊은 날의 행복이 화려하게 피어나는 불꽃놀이 같았다면, 황혼의 행복은 은은하게 방 안을 채우는 찻잔의 온기와 같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내 주위의 환경이 어떻게 흘러가든 관계없이, 내가 딛고 선 오늘 하루를 정성껏 가꾸며 내 안의 샘물에서 행복을 퍼 올리는 삶. 그것이야말로 삶의 황혼기를 가장 품격 있고 아름답게 통과하는 지혜가 아닐까 싶다.

Aldi에서 Zara까지 미국에서 가장 높은 임금을 받는 초급 소매업 20곳

 

Costco tops the list of retailers offering the best hourly wage for entry-level workers. David Paul Morris/Bloomberg via Getty Images

미국의 많은 근로자가 소매업에서 경력을 시작합니다.

일부 주요 유통 체인에서는 신입 매장 판매 직원에게 시급 17달러 이상을 지급합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는 글래스도어(Glassdoor)에 미국 내 소매업 신입 일자리 중 급여가 가장 높은 20개 직종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습니다.

미국 근로자들에게 소매업 분야의 일자리는 경력을 시작하는 가장 흔한 경로 중 하나입니다.

비영리 연구 기관인 어반 인스티튜트(Urban Institute)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약 60%가 경력 중 한 번쯤은 이 업계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는 경력 초기 단계의 직무에 대해 가장 높은 급여를 지급하는 기업을 파악하기 위해, 채용 정보 및 기업 리뷰 사이트인 글래스도어(Glassdoor)에 지난 1년간의 신입급 매장 판매직 급여 데이터를 요청했습니다.

Glassdoor는 2025년 1월부터 2026년 6월 사이에 플랫폼 사용자가 제출한 시급 정보를 바탕으로 소매 및 도매 부문의 소매 또는 영업 직무에 대한 평균 급여를 산출했습니다.

분석 대상에 포함되려면 해당 기업의 직원 수가 최소 1,000명 이상이어야 했습니다. 또한, 이 목록에 포함된 모든 기업은 직원이 제출한 급여 데이터가 최소 30건 이상 확보된 곳들입니다.

미국에서 급여가 가장 높은 소매업 분야의 신입직 일자리 20가지를 확인해 보세요.

20. J.Crew — $17.25

J.Crew는 1983년부터 남성, 여성, 아동을 위한 정통 미국 스타일의 패션을 선보여 왔으며, 현재 미국 내에서 100개 이상의 J.Crew 매장과 330개의 J.Crew Factory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9. Madewell — $17.27

J.Crew(제이크루) 산하의 Madewell(메이드웰)은 2006년부터 denim과 기본 의류를 전문으로 다뤄왔습니다. 현재 이 브랜드는 미국 전역에 15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8. Uniqlo — $17.28

일본 패스트 리테일링(Fast Retailing Co.)이 소유한 유니클로는 2005년부터 북미 지역에서 사업을 운영해 왔으며, 지난 6월 기준 미국에 84개, 캐나다에 37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17. Hannaford — $17.29

1883년에 설립된 해너포드(Hannaford)는 현재 글로벌 식료품 유통 기업인 아홀드 델헤즈(Ahold Delhaize)가 소유하고 있으며, 뉴잉글랜드와 뉴욕 지역에서 18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6. The Home Depot — $17.31

1978년에 설립된 애틀랜타 소재의 이 주택 개량 용품 소매업체는 북미 전역에 2,3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47만 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는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15. Zara — $17.33

유럽의 패스트 패션 소매업체인 자라(Zara)는 전 세계에 1,500개에 가까운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중 약 100개는 미국에 있습니다.

14. Harbor Freight Tools — $17.62

하버 프레이트(Harbor Freight)는 1977년 캘리포니아주 노스 할리우드에서 우편 주문 방식의 공구 판매 기업으로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미국 전역에서 1,6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3. Nordstrom — $17.72

백화점 체인인 노드스트롬은 몇 년 전 다소 힘든 시기를 겪었으나, 현재 비상장 기업으로 전환된 이 회사는 2024년 들어 다시 흑자로 돌아서며 성장세를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12. Fred Meyer – $17.81

1922년, 기업가 프레드 마이어(Fred Meyer)는 원스톱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1999년 크로거(Kroger)가 이 사업을 인수했으며, 오늘날 그의 이름을 딴 이 거대한 매장들에서는 약 22만 5천 가지의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11. Aldi – $18.24

취급 품목을 제한적으로 운영하는 식료품점 알디(Aldi)는 미국 내에 약 2,6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규모 확장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알디는 지난 1월, 2028년 말까지 매장 수를 3,200개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습니다.

10. Dillard's – $18.30

딜라즈(Dillard's)는 1938년 아칸소주 내슈빌에 첫 매장을 열었습니다. 현재는 30개 주에 걸쳐 27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9. REI – $18.52

1938년에 설립된 이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협동조합은 미국 내 약 195개 지점에서 12,500명에 가까운 인력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8. Bloomingdale's – $18.72

메이시스(Macy's)가 소유한 이 럭셔리 백화점은 미국 내에 약 6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일반 백화점, 소형 콘셉트 매장인 '블루미스(Bloomies)', 가구 매장, 아울렛 등이 포함됩니다. 이 브랜드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모기업의 성장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7. CarMax — $18.86

카맥스(CarMax)는 미국 전역에 약 255개 지점을 둔 미국 최대 규모의 중고차 판매업체 중 하나입니다.

6. Sephora — $18.96

LVMH 산하의 뷰티 소매업체인 세포라(Sephora)는 북미 지역에서 단독 매장 및 콜스(Kohl's)와 같은 타 소매업체와의 제휴 매장을 포함해 1,7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5. IKEA – $19.29

이 스웨덴의 거대 가구 기업은 미국 내에 제품을 판매하는 수십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배송 중심의 소규모 쇼케이스 매장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4. Trader Joe's – $19.64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서 소박하게 시작한 트레이더 조(Trader Joe's)는 현재 미국 전역에 6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자체 브랜드(PB) 식료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3. Buc-ee's – $20.21

대규모 여행자 편의 시설을 갖춘 '벅이스(Buc-ee's)'는 자동차 여행의 필수 요소인 청결한 화장실을 자랑하며, 이곳의 소매 및 식음료 서비스는 빠르게 성장하는 이 브랜드에 수많은 팬을 불러모았습니다.

2. Lululemon – $20.46

요가 팬츠(및 기타 제품) 전문 브랜드인 이 회사는 미국 전역에 수백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매장들은 이벤트, 교육, 수선 서비스를 위한 거점 역할도 겸하고 있습니다.

1. Costco – $20.52

이 창고형 할인점은 미국 전역에 63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만 명 이상의 미국인 직원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홀로 와서 홀로 가는 길, 잠시 곁을 내어준 이들에게

 


황혼에 마주한 홀가분한 고독: 집착 없는 인연의 미학

인생의 해가 뉘엿뉘엿 저무는 황혼의 길목에 서서 지나온 날들을 돌아본다. 한때는 마당발처럼 넓은 인연을 자랑하는 것이 삶을 잘 사는 증거라 믿었던 적도 있었다. 누군가와 멀어질까 전전긍긍했고,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친구에게 섭섭함을 느끼며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그러나 머리에 서리가 내리고 삶의 무게중심이 점차 내면으로 옮겨오면서, 비로소 청년 시절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서글프고도 명쾌한 진실 하나를 마주하게 된다.

“우리는 결국 홀로 와서 홀로 가는 존재들이다.”

이 진리는 결코 쓸쓸하거나 냉소적인 독백이 아니다. 오히려 인생의 수많은 의무와 관계의 얽힘 속에서 지쳐 있던 영혼을 단숨에 해방하는 가장 자유로운 선언이다.

돌이켜보면 삶이란 장날에 모였다가 해가 지면 저마다의 집으로 흩어지는 장꾼들의 행렬과 같다. 혹은 여행길에 우연히 같은 호텔에 묵게 된 투숙객들의 만남일지도 모른다. 잠시 로비에 모여 따뜻한 차 한 잔을 나누며 다정하게 웃음 지었지만, 체크아웃 시간이 되면 우리는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가방을 꾸려야 한다. 아무리 깊은 우정을 나눈 친구라 해도 내 삶의 마지막 순간, 혹은 내가 겪어야 할 육체와 정신의 고통을 대신 짊어져 줄 수는 없다. 고통의 강을 건너고 죽음의 문을 통과하는 것은 오직 나 자신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 엄연한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면, 인간관계에 대한 실타래가 스르륵 풀린다. 타인에게 기대하고 의지하려 했던 소유욕과 집착이 부질없음을 깨닫는 순간, 역설적으로 곁에 있는 이들을 향한 시선은 더없이 따뜻하고 너그러워진다. '내 뜻대로 되어야 한다'는 고집을 내려놓으니, 상대방이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서운할 일이 없다. 내가 베푼 호의에 돌아오는 반응이 없어도 내 마음의 평정심은 흔들리지 않는다. 그저 그들이 내 삶이라는 짧은 여정에 잠시 머물러 준 귀한 손님임을 알기에, 함께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감사할 뿐이다.

이제 나에게 남은 날들은 영적인 수행의 시간이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하며 감정을 소모하기보다, 하루하루 주어진 소박한 루틴을 따르고 내면의 평화를 돌보는 일이 훨씬 소중하다. 친구를 사랑하고 내 주변의 이웃을 기꺼이 돕되, 그들을 향한 감정이 내 마음의 고요를 깨뜨리게 두지 않으려 한다. 관계의 변화를 거스르려 애쓰지 않고, 흐르는 강물처럼 자연스럽게 두고자 한다.

홀로 태어나 홀로 죽는다는 동양 철학의 오랜 가르침은 내게 고독이라는 가장 든든한 친구를 선물해 주었다. 홀로 서 있을 수 있기에 비로소 타인을 옥죄지 않는 건강한 사랑을 할 수 있다. 남은 여정은 더없이 가볍고 홀가분할 것이다. 내 마음의 닻을 오직 나 자신에게 내린 채, 다가오는 인연은 열린 마음으로 환대하고 떠나는 인연은 담담히 배웅하는 삶. 이것이 황혼의 나이에 비로소 배운, 가장 품격 있고 자유로운 인생의 미학이지 아닐까 !!.

💡 집착 없는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세 가지 마음가짐

세상 속에서 이 지혜를 실천하실 때 도움이 될 만한 작은 이정표를 공유합니다.

  • '호텔 투숙객'의 마음으로 바라보기

    • 아무리 좋은 호텔 방도 내 소유가 아니듯, 내 곁의 인연들도 잠시 머무는 손님일 뿐입니다. 언젠가 떠날 것임을 알기에, 함께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고 감사할 수 있습니다.

  • 기대 없이 베풀기

    • 내가 이만큼 주었으니 상대도 이만큼 주어야 한다는 '거래적 마음'을 내려놓는 연습입니다. 내가 돕고 싶어서 도왔을 뿐이기에, 상대가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내 내면의 평화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 고독을 친구로 삼기

    • 홀로 있는 시간은 외로운 시간이 아니라, 나의 영적 수행과 내면의 에너지를 채우는 가장 풍요로운 시간입니다. 홀로 서 있을 수 있는 사람만이 타인과도 건강하고 대등한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강물은 흐르다 서로 만나고 다시 헤어지지만, 그것이 강의 운명일 뿐 슬퍼할 일은 아니다."

타인을 따뜻하게 사랑하고 돕되, 내 영혼의 닻은 오직 자기 자신에게 내리는 삶. 그 자유롭고 평온한 여정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실천하시는 과정에서 문득 마음이 무거워질 때면 언제든 이 문장들을 다시 꺼내어 보시길 바랍니다.

박정훈 칼럼] '호남 홀대'라는 오랜 통념

 왜 '호남이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차별론'을 꺼냈다…
홀대 당했으니
보상해야 한다는
이 오랜 통념은
어디까지 진실인가

지난달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90도로 인사하고 있다.왼쪽은 최태원 SK그룹 회장./뉴스1 쑈의 달인 이재명

2019년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출발은 화려했다. 노사민정(勞使民政) 대타협으로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만들었다며 찬사가 쏟아졌다. 주도한 것은 문재인 정부였다. 정권 첫해 국정 과제에 넣어 드라이브를 건 끝에 ①광주광역시 등이 출자하고 ②노동계는 저임금을 수용하며 ③현대차는 일감을 준다는 합의를 이끌어 냈다. 문 대통령이 협약식과 준공식에 연속 참석할 만큼 대단한 치적으로 내세웠다.

애초 현대차는 소극적이었으나 정부의 팔 비틀기에 버틸 재간이 없었다. 밀고 당기기 끝에 ‘무노조·무파업’ 합의가 이뤄졌다. ‘생산량 35만대까지 노조 없이 운영한다’는 조항이 협약문에 명시됐다. 출범 초기 노조 리스크를 제거해 주는 조건으로 현대차 유치에 성공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공장 가동 2년 4개월 만에 노조가 설립됐다. 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한 노조는 지금까지 9차례 크고 작은 파업을 벌였다. 211일간 천막 농성도 했다. 작년 10월엔 광주노동청이 노동법 위반을 이유로 회사를 검찰에 송치했다. ‘저임금 무파업’의 협약문이 사실상 휴지 조각이 돼버렸다.

규모는 천양지차지만 800조원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 역시 같은 구조다. 내켜 하지 않는 대기업을 정부가 압박해 투자 결정을 끌어냈다. 반도체 호황 이후를 준비하자는 국민적 공감대는 컸다. 그러나 ‘왜 호남이냐’는 질문을 피해 갈 순 없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꺼내 든 대답은 ‘호남 보상론’이었다. 그는 “차별의 설움을 견뎌온 호남”에 대한 “역사적·국민적 보상”이라고 했다. 정치적 결정임을 자인한 말이었다.

‘홀대받는 호남’이라는 이 오랜 통념은 어디까지 진실일까. 호남이 정권 차원의 정치·경제적 차별에 시달렸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다만 그것은 국가 자원을 경부(京釜) 축에 집중 투입한 군사 정권 때까지의 일이었다. 민주화 이후, 특히 김대중 정부 이래 호남이 정책적 냉대를 받았다는 것은 실상과 거리가 멀다. 차별은커녕 최대 수혜자가 호남이었다. ‘균형 발전’ 예산이 우선 배정됐고 인프라 건설과 각종 국책 사업 지원이 이루어졌다. 지금 전남·북의 1인당 도로·철도 연장은 전국 최상위권이다. 광주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대구·부산을, 전남은 경남·북을 압도한다(이하 광주·전남 통합 전 통계).

침체된 지방이 대개 그렇지만 호남엔 세금 낭비 현장이 유난히 많다. 텅 빈 고속도로며 ‘고추 말리는 공항’ 일화가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옛 전남도청 옆엔 서울 예술의전당을 능가하는 국내 최대 ‘아시아문화전당’이 세워졌다. 국비 1조4000억원이 투입됐지만 매년 수백억 원 적자를 내는 애물단지가 됐다. 무조건 정부 예산을 따내고 보려는 경향은 어디든 마찬가지이나 호남은 유독 강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피해자 보상 심리의 작용일 것이다.

지역이 발전하려면 기업이 들어와야 한다. 모든 지자체가 기업 유치에 총력전을 펴지만 호남에선 정반대 일도 벌어졌다. 2015년 신세계가 광주에 특급 호텔과 복합 쇼핑몰을 지으려다 지역 반발로 좌초됐다. 무산시킨 주역이 민주당과 당시 문재인 대표였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도 “미국 아웃렛은 사막에 있다”며 반대했다. 통합 전 광주는 5성급 호텔도, 스타필드도, 코스트코도 없는 유일한 광역시였다.

광주는 16개 시·도 중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없는 유일한 곳이기도 했다. 전교조 출신 교육감이 수월성 교육에 반대한다며 자사고를 없앴다. 좋은 학교도, 쇼핑할 곳도 없는 도시에 인재가 몰려들 리 없다. 인재가 안 오면 기업도 안 온다. 문제의 본질은 ‘기업하기 좋지 않은 환경’이다. 국가 지원에서 차별받아서가 아니다.

광주에서 자란 평론가 조귀동은 ‘전라디언의 굴레’라는 호남 연구서에서 ‘지역 거버넌스(지배구조)’ 문제를 제기했다. 광주의 등록 NGO(비영리단체)는 722개에 달한다. 인구가 1.7배 많은 대구(367개)의 2배다. 광주시 예산 중 시민 단체 지원액 비중(1.85%)은 다른 시·도보다 10배쯤 많았다. 수많은 5·18 단체와 강성 노동·환경·시민 운동가들이 지역 의사 결정을 좌지우지한다.

정치는 민주당에 포획돼 있다. 수십 년간 지역 정치를 독점한 일당(一黨) 권력이 시민 운동권 세력과 손잡고 호남의 상층부를 지배하고 있다. 이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이념 카르텔’이 자생적 성장을 막고 중앙에 손 벌리는 의존 구조를 만들었다고 조귀동은 분석한다. 호남 침체는 내재적 요인 때문이라는 것이다.

호남은 사람이 우수하고 발전 잠재력이 큰 곳이다. 그러나 전력 늘리고 물 끌어오는 것만으로 호남 반도체가 성공하진 못한다. 10년 전쯤 전북 교육감이 “삼성 반도체에 학생들을 취업시키지 말라”고 지시한 일도 있었다. 기업에 우호적이지 않은 이념 과잉의 땅에 반도체 기업들이 흔쾌히 가려 할 리 없다. 왜 호남이어야 하는지는 호남 스스로 증명해야 할 몫이다. ‘호남 차별론’이 ‘호남 고립론’을 부른다면 비극이다.

[사설] 온갖 참견하다 자신 주도로 말썽 난 ETF엔 '남 말'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호남행 반도체도 이자의 작품)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962년 전남 무안 출신으로, 행정고시 30회로 공직에 입문한 정통 경제 관료입니다.

국내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뒤 한국 증시가 투기판을 방불케 할 정도로 출렁이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코스피가 3% 넘게 오르거나 떨어진 날은 9일뿐이었는데, 지난 5월 27일 관련 상품이 출시된 후 30거래일 중 3% 넘게 급등락한 날이 16일로 절반을 넘었다. 파생상품이라는 꼬리가 증시 전체 몸통을 흔드는 ‘웩더독(Wag the dog)’ 현상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반복되는 것이다. 이 상품에 투자한 개인들의 손실도 커졌다.

이 상품 도입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월 “미국 시장에선 레버리지 상품 등 다양한 상품이 거래되지만 한국에선 불가능한 것이 많다. 금융위원회에 문제 제기를 했고 검토를 지시했다”고 했다. 이후 금융당국은 분산 투자 원칙에 따라 단일 종목 투자를 제한하던 ETF 관련 법 시행령과 규정을 고쳤고, 4개월여 만에 상품이 출시됐다. 업계에서 “전례 없는 속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증시 왜곡 논란이 한 달 넘게 이어지는 동안 침묵하던 김 실장은 처음으로 입장을 내놓았다. “처음 도입된 제도이니 보완이 필요한 경우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결정을 내려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정책을 주도한 당사자로서 유감 표명이나 경위 설명은 없었다. 자신이 밀어붙인 정책으로 시장 혼란이 커졌는데도 마치 남 말하듯 뒷수습과 책임을 관련 부처에 떠넘기는 모양새다. 그동안 “반도체 초과 세수를 국민 배당금으로 활용하자”거나 “3고(高) 현상은 성공의 비용”이라며 대통령 참모답지 않게 절제되지 않은 발언을 쏟아내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레버리지 상품의 부작용을 우려하면서도 청와대 지시를 거부하지 못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나 반성하고 후회한다”고 고개 숙인 것과도 대비된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청와대 정책실장의 말 한마디에 금융당국이 충분한 검토 없이 초고위험 상품을 속전속결로 출시한 관치금융이다. 정책을 주도한 사람과 책임지는 사람이 따로인 구조로는 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김 실장은 섣부른 정책 추진으로 빚어진 시장 혼란과 투자자 피해에 대해 직접 사과해야 한다. 결자해지의 자세로 책임지고 후속 대책까지 주도하는 것이 정책 결정자로서 최소한의 책무일 것이다.


2026년 7월 10일 금요일

삶의 격변 속에서 나만의 평정을 지키는 법

 


어제까지 함께 웃으며 안부를 나누던 이웃이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고, 평생을 의지해 온 동반자가 기억의 끈을 놓아 가며, 또 누군가는 예고도 없이 영원한 이별을 고합니다. 미국이라는 낯선 타국 땅에 정착해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격랑을 헤쳐왔음에도, 황혼의 길목에서 마주하는 이 무겁고 엄연한 현실들은 여전히 마음을 깊은 상념과 방황 속으로 밀어 넣곤 합니다.

주변의 이토록 변화무쌍한 소식들을 접하다 보면, '만약 나에게도 저런 일이 닥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고개를 듭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진실이 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어지럽고 주변에 별별 일이 다 생겨도, 지금 이 순간 내가 온전히 통제하고 다스릴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오직 '나의 오늘 하루'뿐이라는 사실입니다.

주변의 소음에 흔들리지 않고 남은 여정을 담담하게 걸어가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역설적이게도 거창한 다짐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아주 단순하고 규칙적인 '일상의 루틴'입니다.

아침에 눈을 떠 복잡한 상념이 고개를 들기 전, 운동화 끈을 매고 밖으로 나서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주변의 슬픈 소식이나 건강에 대한 염려를 머릿속으로 수백 번 되뇌는 것보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단 5,000보라도 묵묵히 땅을 딛고 걷는 신체적 움직임이 정신을 맑게 깨우는 최고의 묘약이 됩니다. 내 몸을 지탱하는 다리의 근력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걸음 속에서 잡념을 털어내는 일은 삶의 주도권을 다시 내 손으로 가져오는 숭고한 행위입니다.

나아가 내 몸에 좋은 담백한 음식을 제때 챙겨 먹고, 정해진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것과 같은 매일의 작은 약속들을 지켜내야 합니다. 일상이 무너지면 마음의 댐도 함께 무너지기 쉽지만, 매일의 루틴이 단단하게 버텨준다면 주변에서 어떤 거센 바람이 불어와도 쉽게 중심을 잃지 않습니다. 타인의 불행이나 아픔을 보며 내 미래를 미리 당겨서 불안해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주변의 격변을 인생의 자연스러운 한 계절로 담담히 받아들이되, 나의 오늘만큼은 철저히 일상의 규칙함으로 채워 나가야 합니다.


비교하지 마세요, 당신의 시간이 옵니다.

남들의 속도나 상황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상의 작은 걸음들을 묵묵히 이어가는 것. 주변이 흔들릴수록 나의 하루를 더욱 정갈하고 단단하게 붙잡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 황혼의 현실 속에서 내 마음의 평정심을 지키고, 남은 인생을 가장 보람되고 존엄하게 완성해 가는 최고의 지혜입니다.



🌒 황혼기를 위한 현실적인 준비

 현실적인 시스템을 미리 공부하고 준비해 두세요.

미국에서의 황혼기는 아는 만큼 여유가 생깁니다. 주변의 방황을 참고 삼아, 나와 가족을 위한 안전장치를 조용히, 차분히 점검해두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비입니다.

  • 의료·돌봄_구조 — 롱텀케어(Long-term Care), 어시스티드 리빙(Assisted Living), 메디케어(Medicare) 보장 범위, 시니어 하우징 옵션을 미리 비교해두면 막연한 불안이 줄어듭니다. 구조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안정됩니다.

  • 법적_사전조치 — 의료 위임장(Healthcare Power of Attorney), 생전 유언장(Living Will) 같은 기본 문서를 준비해두면 위급 상황에서도 내 뜻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자녀에게 부담을 넘기지 않고, 내 존엄성을 지키는 가장 단순한 방법입니다.

황혼기의 평정은 결국 “미리 알고 준비한 사람”에게 옵니다. 과장 없이, 담백하게, 필요한 것만 챙겨두면 됩니다.

어머니와 남편을 돌보는 일은 단순히 우리의 저축을 바닥낸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제 경력을 끝내버렸습니다.

 

Tamara Johnson은 어머니에 이어 현재 남편을 돌보고 있다. (사진 제공: 타마라 존슨)

타마라 존슨은 2020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남편을 간병하기 위해 다니던 회사의 관리직을 그만두었습니다.

존슨의 가족은 장기 요양 보험의 보장을 받지 못해 간병비로 7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해야 했습니다.

남편의 건강 문제와 소득 감소는 가족에게 심각한 재정적, 개인적 어려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이 글은 버지니아주 리스버그에 거주하는 타마라 존슨(58세)과의 대화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존슨은 남편을 돌보기 위해 기업 관리직을 그만두었습니다. 그녀는 지금까지 어머니와 남편의 간병비로 70만 달러 넘게 지출했다고 추산합니다. 이 인터뷰 내용은 분량 조절과 명확한 전달을 위해 편집되었습니다.

저는 2007년부터 연방 정부 및 정보 기관에서 고위 간부로 근무했습니다. 남편과 저 모두 해당 분야에 종사했죠. 2017년 어머니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뉴올리언스에서 혼자 지내실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결국 저는 어머니를 집으로 모셔와 직접 돌보면서, 동시에 전문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가능한 한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유지하려 노력했습니다. 어머니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기 전까지는 그런 노력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상사분들이 제 상황을 이해해 주신 덕분에 업무 일정에 어느 정도 융통성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업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근무 시간을 조정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비용 부담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는 장기 요양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으셨습니다. 메디케어(Medicare)가 의료비 일부를 지원하긴 했지만 가정 내 돌봄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고, 공립학교 근무 경력으로 인한 소액의 은퇴 연금만 있으셨습니다. 뉴올리언스에 소유하신 주택의 유지 보수 비용도 감당해야 했습니다. 보험으로 처리되지 않는 가정 내 돌봄이나 입원비 등 부족한 재정은 제가 메워야 했습니다. 거처를 옮기는 데 드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았습니다.

초기에는 어머니의 수입을 활용하기도 했지만, 남편과 저의 급여가 꽤 괜찮은 편이었기에 한꺼번에 큰 지출이 발생하지 않는 한 비용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비용 부담이 커졌고, 결국 휴가나 주택 개량처럼 우리가 원했던 일들을 미뤄야 했습니다.

어머니가 처음 우리와 함께 지내실 때는 기억력 감퇴 증상이 있긴 했지만 일상생활은 가능하셨습니다. 스스로 걸어 다니실 수 있었고, 기본적인 개인 위생 관리도 어느 정도 하실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길을 잃고 혼란스러워하시는 일이 몇 차례 발생했습니다. 이웃집 앞마당에 어머니가 누워 계시다는 연락을 받은 적도 몇 번 있었습니다. 점차 혼자서는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상태가 되셨고, 결국 침상에만 누워 지내셔야 했습니다.

결국 요양 시설로 모시는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 시설을 알아보기도 했지만 비용이 너무 비싸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믿을 만한 가정 방문 요양 서비스를 찾으려 애썼는데, 그 과정 자체가 꽤 힘든 여정이었습니다. 모든 비용을 자비로 부담해야 했고, 서비스의 질도 항상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어머니의 위임장을 가지고 있었기에 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몇 가지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어머니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매일 어떤 상황을 마주하게 될지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나름의 일상을 유지하며 하루를 시작하려 했지만, 아침에 어머니 상태를 확인하러 갈 때마다 어떤 상황을 보게 될지 알 수 없었습니다. 방문 요양사가 오기로 한 날에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업무를 보려던 계획을 세웠다가 막판에 급히 결근해야 하는 날도 있었죠. 직원들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어려움이 따랐고, 승진 기회를 놓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는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 의식을 잃고 쓰러졌는데, 의료진은 폐색전증( pulmonary embolism)진단을 내렸습니다. 천만다행으로 목숨은 건졌지만, 그 후로는 각별한 보살핌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다 2020년 3월 어느 날 밤, 그녀는 잠을 자던 중 숨을 거두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남편이 병을 얻었습니다.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슬픔을 추스른 뒤, 제 삶은 서서히 일상을 되찾아갔습니다. 저는 다시금 일에 온전히 매진할 수 있게 되었고, 수석 부책임자로 승진하여 더 많은 책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며 대학 생활을 마무리할 준비를 하고 있었죠. 우리는 은퇴가 머지않았다고 여겼고, 이제는 타인을 책임지는 삶에서 벗어나 우리 자신을 위한 삶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남편이 계속 숨이 차다고 호소해서 병원에 가보라고 설득하던 중이었습니다. 마침 참석해야 할 학회가 있었는데, 호흡 곤란 때문에 공항 탑승구까지 이동할 때도 도움이 필요할 정도였습니다. 학회 이틀째 되는 날 남편은 심장마비를 일으켰고, 결국 관상동맥 우회술(심장 혈관을 3곳 연결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저는 남편 곁을 지키기 위해 포틀랜드행 첫 비행기를 탔습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의료진은 남편이 비행기를 타고 돌아와도 좋다는 허락을 내렸습니다.

집에 돌아온 지 4시간 정도 지났을 때 남편에게 뇌졸중이 찾아왔습니다. 그 후유증으로 신체 오른쪽이 약해졌고 재활 치료를 시작해야 했습니다. 회복세는 꽤 좋았지만, 남편은 스스로 모든 것을 해내려는 의지가 강했습니다. 어느 날 저녁, 도움 없이 화장실을 가려다 넘어져 고관절 골절상을 입었고, 설상가상으로 두 번째 뇌졸중까지 겪게 되었습니다.

그 후 오른쪽 발에 뼈 감염이 발생했습니다. 당뇨병 때문에 발에 생긴 궤양이 낫지 않아 결국 발의 일부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치료 과정에서 상당히 강력한 항생제 요법을 시행했는데, 그 부작용으로 신장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어 한때는 기능이 10~15%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상태가 조금 나아지나 싶으면 다시 악화되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치유와 회복의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남편이 스스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재활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여전히 많은 돌봄과 도움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그의 수입은 크게 줄었습니다.

그는 건강상의 이유로 장애 은퇴를 해야 했고, 그로 인해 수입이 대폭 감소했습니다. 연봉이 거의 20만 달러에 달하던 상황에서 지금은 5만 달러 남짓한 수준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주택 개조, 이동 보조 장비, 상처 치료, 절단 관련 시술 등 비용은 계속 늘어만 갔습니다. 처음에는 근무 일정을 조정하며 버텨보려 했지만, 결국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영진이 바뀌면서 일정 조정에 대해 덜 유연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전업 간병인이 되기 위해 올해 초 '이연 사직 프로그램(deferred resignation program)'을 이용해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저는 그가 씻고, 식사하고, 옷을 입는 것을 돕고 식사 준비도 합니다. 또한 그의 간병 코디네이터이자 사례 관리자로서 모든 병원 진료와 물리치료 일정을 관리합니다. 아들은 수의대 진학을 앞두고 있고 딸은 뉴욕에 살고 있어서, 사실상 제가 모든 일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어떤 날은 좀 낫고 어떤 날은 힘듭니다. 저도 한계에 부딪혀 상담을 받아야 했습니다. 저는 '절대 포기하지 말고, 참고 견디며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배웠던 사람이었습니다. 무너져 내릴 여유조차 없다고 느꼈죠. 제가 무너지면 누가 그 빈자리를 채우겠어요? 이제는 타인에게 베푸는 너그러움을 저 자신에게도 적용하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저는 20대 때부터 장기 요양 보험에 가입해 두었지만, 남편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이런 결정을 미리 해두면 나중에 겪을 골치 아픈 일들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말하곤 합니다. 보험 보장이 끝났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현재 재정 상태가 어떤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노인법 전문 변호사나 은퇴 설계 전문가와 상담하여,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무엇을 예상해야 할지 대략적으로라도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라도 제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우리 아이들이 우리가 겪고 있는 것과 같은 재정적 부담을 짊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 집안일로 인한 부담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저는 여전히 변화의 과정 속에 있으며, 가족과 저 모두에게 맞는 생활의 리듬을 찾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매일매일이 새로운 기회이기에, 저는 도전으로 여겨질 수 있는 상황을 기회로 바꾸려고 노력합니다.

노년 건강은 운이 아니라, 준비의 결과다

 노년 건강은 운이 아니다. 전략이다.

 강한 사람이 사는 게 아니다.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 끝까지 간다.

젊을 때는 건강이 당연한 것처럼 느껴진다. 밤을 새워도 버티고, 무리를 해도 며칠이면 회복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몸은 정직해진다.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노년의 건강을 두고 "타고난 체질이 좋아서" 또는 "운이 좋아서"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유전이나 예기치 못한 질병처럼 개인이 통제하기 어려운 요소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건강한 노년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꾸준한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 정기적인 건강검진, 스트레스 관리 같은 작은 실천이 오랜 시간 쌓인 결과다.



🧭 노년의 전략 — 버티는 기술, 늦은 나이의 리듬

노년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지 않는다. 조금씩 속도가 달라지고, 몸의 반응이 느려지고, 감정의 파도가 잔잔해지는 시기가 온다. 그때부터 필요한 건 운이 아니라 전략이다.

전략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다. 노년은 큰 결심보다 작은 반복이 더 중요하다. 하루 30분 걷기, 과식하지 않는 습관, 잠을 억지로 줄이지 않는 태도, 사람에게 너무 기대지 않는 거리감. 이런 것들이 노년의 체력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다.

🪨 강함보다 중요한 건 ‘무너지지 않는 구조’

젊을 때는 강함이 미덕이다. 하지만 노년은 강함이 오래 가지 않는다. 오래 가는 건 균열을 제때 메우는 사람이다.

  • 조금 아프면 바로 쉬는 사람

  • 조금 지치면 속도를 늦추는 사람

  • 조금 흔들리면 멈춰서 점검하는 사람

노년의 전략은 ‘밀어붙이기’가 아니라 조금씩 조정하며 오래 버티는 기술이다.

강한 사람은 어느 순간 힘이 빠지지만 무너지지 않는 사람은 끝까지 간다. 노년은 이 단순한 진실을 매일 확인하는 시기다.

🌿 관계의 전략 — 가까이 두되, 너무 기대지 않기

나이가 들면 관계도 전략이 된다. 사람은 필요하지만, 너무 가까우면 마음이 흔들리고 너무 멀면 외로움이 깊어진다.

노년의 관계는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를 지켜보는 방식이 가장 오래 간다.

  • 기대는 줄이고

  • 고마움은 늘리고

  • 서운함은 빨리 털고

  • 억울함은 오래 두지 않고

이런 태도가 마음의 체력을 지켜준다. 몸보다 먼저 무너지는 건 대부분 마음이기 때문이다.

🕰 속도의 전략 — 빠르게가 아니라, 꾸준하게

노년은 속도를 낮추는 시기가 아니다. 속도를 조절하는 시기다.

빠르게 걷던 사람이 갑자기 느리게 걷는다고 해서 늙은 게 아니다. 자기 몸이 허락하는 속도를 찾는 게 노년의 전략이다.

꾸준함은 느림과 다르다. 꾸준함은 지속 가능한 리듬을 만드는 기술이다. 노년은 이 리듬을 찾는 사람이 오래 간다.

🔍 마지막 전략 — “아직 사람 덜됐다”는 자각

이 문장은 노년 전략의 핵심이다.

아직 사람 덜됐다. 사람되고 나서야 나대고 여유 찾자.

노년은 완성의 시기가 아니다. 완성된 척하면 무너지고, 배우려는 마음을 잃으면 굳어진다.

노년의 전략은 겸손을 유지하는 기술이다. 겸손은 몸을 지키고, 마음을 지키고, 관계를 지키고, 삶의 속도를 지킨다.

📌 결론 — 노년은 운이 아니라, 선택의 누적이다

노년의 건강은 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오랜 시간 쌓인 선택의 결과다.

  • 걷기의_리듬

  • 관계의_거리두기

  • 노년의_속도

노년을 지키는 핵심 생존 원칙

노년에는 더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래 지속하는 사람이 건강을 지킵니다. 몸의 기능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생활의 기준도 달라져야 합니다.

① 먹는 것 → 처리 가능한 만큼만
나이가 들수록 소화와 대사 능력은 예전 같지 않습니다. 많이 먹는 것보다 내 몸이 편안하게 소화하고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식은 몸에 부담을 주지만, 적절한 식사는 몸을 오래 지탱하는 힘이 됩니다.

② 운동 → 넘어지지 않기 위해
노년의 운동 목표는 젊은 시절처럼 강한 몸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근력과 균형감각을 유지해 넘어짐을 예방하고, 일상을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몸을 지키는 데 있습니다. 꾸준한 걷기와 하체 운동, 균형 운동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③ 생활 → 회복 중심으로
무리하는 것보다 잘 회복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충분한 수면, 적절한 휴식, 규칙적인 생활은 몸이 스스로 회복할 시간을 만들어 줍니다. 피곤함을 참고 버티는 습관보다 몸의 신호를 살피는 습관이 건강을 지켜줍니다.

④ 판단 → 빠르게, 과하지 않게
몸에 이상 신호가 나타나면 방치하지 말고 적절한 시기에 확인하고 대처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작은 증상마다 지나치게 불안해하기보다 차분하게 상황을 살피고 필요한 도움을 받는 균형 잡힌 판단도 중요합니다.

한 줄 요약

먹는 것은 몸이 감당할 만큼,
운동은 넘어지지 않기 위해,
생활은 회복을 위해,
판단은 빠르되 과하지 않게.

이 네 가지 원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건강한 노년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전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