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아버지와 아들이 당나귀를
내다 팔기 위해 장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마을을 지날 때 방물상이
그들을 향해 말했습니다.

“당나귀를 타고 가면 될 걸
왜 안 타고 가시오.”

그 말이 옳다고 생각되자
아버지는 아들을 당나귀에 태우고 갔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가는데 한 노인이
화를 내면 말했습니다.

“저런, 아버지는 힘들게 걷고 다니는데
젊은 아들은 당나귀를 타고 편하게 가다니..
불효막심한 놈 같으니!”

그 소리에 아들이 내리고 이번에는
아버지가 당나귀 등에 올라탔습니다.
얼마쯤 더 가자 이번에는 우물 앞에서
물을 기르던 여인들이 말했습니다.

“왜 아버지가 당나귀에 타고
아들만 불쌍하게 걷게 만드는 거예요.”

이 말도 옳다고 생각해서 두 사람이
함께 당나귀를 타고 갔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본 한 무리의 사내가
나무라듯 말했습니다.

“조그만 당나귀에 두 사람씩이나 타다니
당나귀가 너무 불쌍하지도 않소.”

당나귀를 끌고 갈 수도,
두 사람이 다 탈 수도 없어 고심하던 부자는
결국 당나귀를 장대에 묶어 어깨에 메고
가기로 했습니다.

마을 입구의 다리 위에 이르렀을 때,
동네 아이들이 이 진귀한 구경거리에 몰려와서는
웃고 떠들었습니다.

놀란 당나귀가 발버둥을 쳤고
그만 장대가 부러지면서 당나귀는 다리 밑
물에 빠져 죽었습니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이처럼 비판은 누군가의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자신의 직관과 경험을 토대로 하는
판단입니다.

그렇기에 비판은 객관적이지 않으며
심지어는 그 사람의 감정에 따라
왜곡되기도 쉽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할 수 없듯이
우리는 모든 비판의 소리에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때로는 다른 사람의 판단에
삶이 흔들리고 상처받는 것이 아니라
나의 주관을 가지고 나아갈 줄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