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1일 월요일

사고만 나면 오너 책임..앞으로 대기업들 탈한국 일어날 것 같다



李 '산재 엄벌'에... '추락사' DL건설 대표·임원 전원 사표

현장소장·팀장 포함 총 80여명
120개 넘는 현장 작업도 중단

DL건설의 대표이사와 이하 모든 임원, 현장소장, 팀장 전원을 포함한 80여 명이 11일 사표를 제출했다. 지난 8일 경기 의정부에서 발생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망 사고에 대한 책임 차원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사망 사고가 잇따른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면허취소’를 직접 언급하는 등 산업 재해에 대해 전방위로 압박하면서, 건설 업계가 ‘산재 공포’로 인해 패닉 상태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DL건설은 11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지난 8일 발생한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강윤호 대표이사와 하정민 CSO(최고안전책임자)를 비롯한 임원진, 모든 현장소장과 본사 전 팀장이 자발적으로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보직을 걸고 현장 안전을 위한 업무에 임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범위까지 사표를 수리할지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의 DL건설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지난 8일 발생한 사망 사고다. 포스코이앤씨의 잇따른 사망 사건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면허취소 등 강력 대응을 주문한 지 이틀 만에 발생한 사고였다. 사고 직후 DL건설과 모기업인 DL이앤씨는 DL건설의 44개 현장은 물론, 모회사인 DL이앤씨 현장까지 120개 넘는 현장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긴급 점검을 벌여왔다. DL그룹 관계자는 “전사적으로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이 확실하게 확인되는 곳만 작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포스코이앤씨의 잇따른 사망 사고를 두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책했다. 그 뒤 지난 4일 포스코이앤씨의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심정지 사고가 또 발생하자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는 5일 사퇴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다음 날인 6일 “면허 취소 등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며 다시 초강경 발언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DL건설 사망 사고 이후에도 “모든 산재 사망 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며 사실상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채 일주일도 안 돼 건설 현장 사망 사고로 대형 건설사 두 곳의 CEO가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건설 업계 공포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실제 정부와 여권은 건설 현장 인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고강도 처벌 방안을 포함한 안전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인명 사고 발생 시 대표이사 사임은 물론, 면허정지나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과징금으로 징수하는 등의 방안이 거론된다. 국내 산업 현장 사망 사고의 절반이 건설업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대책은 건설 업계를 정조준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정치권이 본질적인 문제는 도외시한 채 과도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대형 건설사들이 자체적으로 안전 체계를 구축했는데도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고질적인 저가 입찰제와 하도급 관행, 고령화되고 외국인 의존도가 높은 인력 구성 등 구조적인 한계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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