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2일 금요일

달러 강세의 원인과 영향


 


올 여름 미국 달러가 급등했다. 일본 엔과 유로는 20년 만에 달러 대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었던 유로는 현재 비슷한 수준에 근접해 있다. 미국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연준)의 무역 가중 달러 인덱스는 2020년 3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촉발된 공황 속에 도달했던 최고치를 거의 다시 회복했다. 실제로 미국과 무역 상대국의 인플레이션을 조정하면 달러 강세는 더 높다.

미국이 40년 내 최고의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악의 무역 수지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고, 달러 강세가 계속될까?

먼저 환율은 예측하기는 커녕 설명하기도 극도로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네 가지 주요 요인이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작했고, 미국 경제가 진정한 침체에 돌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정책을 더 긴축할 여지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중앙은행(ECB)은 보다 신중한 입장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유로존의 경제 전망이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ECB는 이탈리아의 높은 부채 수준을 걱정하면서도, 현재의 에너지 가격 인플레이션이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큰 인플레이션을 겪지 않았다. 일본 은행은 당분간 정책을 강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인민 은행은 지난 8월 금리를 인하했다.

2) 지정학도 달러 강세의 한 요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보다 유럽에 훨씬 더 즉각적인 위험이지만, 대만을 향한 중국의 불길한 무력시위는 모두에게 큰 위험인 동시에, 무엇보다도 이웃 일본에게 큰 위험이다. 경기 침체가 있든 없든, 유럽과 일본 모두 국방력을 크게 재편해야 하며, 이에 따라 장기 국방비가 동반 상승할 것이다.

3) 그리고 중국에서 진행 중인 경제 둔화가 있으며, 이는 미국보다 유럽과 일본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제로 코로나 봉쇄, 건설 과잉이 남긴 유산, 기술 부문에 대한 규제, 경제력의 과도한 중앙 집중화를 포함해,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의 근본 원인은 심각하며, 계속해서 고쳐지지 않고 있다.

4) 마지막으로, 에너지 가격이 여전히 아주 높은 상황에서, 유럽과 일본은 거대한 수입국인 반면, 미국은 에너지를 자급자족한다는 사실도 달러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미국이 유럽과 일본보다 안전 피난처라고 덧붙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있는 한 미국 끝없는 냉전의 수렁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일 수 있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진전을 약속하는 유로존 통합은 실질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뼈아픈 시험대가 될 것이다. 독일의 인플레이션이 70년 내 최고치를 경신하는 궤도에 올랐지만, ECB가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면, 이탈리아의 국채 스프레드가 폭발할 수 있다.

현재의 달러 강세는 세계 경제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무역의 상당 부분(아마도 절반)이 달러로 거래되며, 많은 국가의 경우 수입과 수출 모두에 적용된다. 따라서 달러 강세는 세계 많은 지역에서 수입을 줄이게 만들고, 세계 무역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도 있다.

달러 강세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 특히 잔인한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빌리는 이들 국가의 민간 기업과 은행은 달러로만 빌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의 금리 인상은 더 약한 대출자들의 금리를 불균형적으로 상승시키는 경향이 있다. 실제, 많은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 약세를 막기 위해 금리를 적극적으로 올리지 않았다면, 달러 인덱스는 훨씬 더 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물론 그런 긴축은 자국 경제에 부담을 준다.

신흥국 중에서 규모가 큰 국가들이 지금까지 미국의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잘 견뎌왔다는 사실은 기쁜 놀라움이었다. 하지만 연준이 공격적인 긴축 사이클을 계속한다면, 얼마나 오랫동안 버틸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하며, 특히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는 동시에 미국과 유럽이 경기 침체에 빠질 경우 더욱 그렇다.

단기적으로, 미국 무역은 거의 전적으로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에, 달러 강세가 미치는 영향은 무역 상대국보다 미국에 덜 심각하다. 하지만 미국의 생산 비용이 상대적으로 더 비싸기 때문에, 달러 강세는 장기적으로 미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렇게 되면 2019년에 비해 급격히 떨어진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른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강세가 역전될 수 있을까? 1980년대 중반과 2000년대 초를 포함해, 분명 과거 달러의 가치가 급등한 후에는 결국 급락이 뒤따랐다.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환율은 1년 전망도 예측하기 어렵기로 악명 높다. 특히 지정학적 마찰이 다시 악화될 경우, 달러 대비 유로와 엔의 가치가 추가로 15% 하락하는 것도 전적으로 가능하다. 유일하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2014년부터 시작된 비정상적으로 잠잠했던 주요 통화 환율이 이제 과거의 일이 되었다는 점이다.

자료 출처: KENNETH ROGOFF, "Will the Dollar’s Surge End in Whiplash?"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