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5일 월요일

멋없는 세상, 멋있는 사람

 멋있다?? 시크하다. 쿨하다. 댄디하다. 우리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습니다.

잘빠진 몸매를 자랑하는 이가 당신의 생각하는 멋일 수가 있고,  

옷을 잘 입어서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는 이들이 멋의 상징일 수도 있습니다.  

거침없이 쏟아내는 화려한 언변의 멋있을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멋이란 무엇입니까?? 여기 멋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소박하게 풀어낸 수필이 한 편 있습니다.

 

김태길 작가의 멋없는 세상, 멋있는 사람이란 작품입니다.



멋없는 세상(世上), 멋있는 사람.


멋있는 사람들의 멋있는 광경을 바라볼때는 마음의 창이 환히 밝아지며 세상살맛이 있음을 깨닫는다 그러나 요즘은 멋있는 사람을 만나기가 꿈에 떡 맛 보듯 어려워서 공연히 옛날 이야기에 향수와 사모를 느끼곤 한다. 선조때의 선비 조헌도 멋있게 생애를 보낸 옛사람의 하나이다. 그가 교서정자라는 정 9품의 낮은 벼슬자리에 있었을 때 하루는 궁중의 향실을 지키는 숙직을 맡게 되었다.... 마침 중전이 불공을 드리는데 사용할 것이니 향을 봉하여 올리라는 본부를 내렸다. 그러나 조헌은 "이방의 향은 종묘와 사직 그리고 사전에 실려있는 제례때만 사용하는 것입니다. 불공드리는데 쓰시기위한 향으로는, 비록 만번 죽는 한이 있더라도 신은 감히 봉해드리지 못하겠습니다." 하고 거절했다. 중간의 사람들이 몇번 오고 갔으나
끝까지 굽히지 않았으며 
중전도 결국 그 향을 쓰지 않았다.
말단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나라의 법도를 지키기 
위하여 목숨을 걸고 중전의 분부에 거역한 그의 용기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러한 강직이 용납될 수 있었던
당시의 궁중 기풍이 멋있어 보였다.

젊은 시절을 풍류로 소일한 이지천은 어느 날 그가 
사귀던 기생을 찾아갔으나, 여자는 없고 그의 거문고만
있었다.쓸쓸이 앉아 기다렸으나, 사람은 오지 않았다.
마침내 절구로 사랑의 시 한수를 지어 벽에 써놓고 
돌아가 버렸다.

그 뒤 10년이 지났을 때, 이지천은 호남 어느 여관에서
그 기생의 옛친구인 또하나의 기생을 만났다.
이 여인은 10년전 전 친구의 방 벽에 쓰였던 
한시를 감명깊게 읽었다고 말했을 뿐만 아니라,
그 시를 한자도 틀리지 않고 암송하였다
암송을 마친 노기는 자기에게도 한편의 
시를 지어달라고 부탁하며 곧 적삼을 펼쳐 놓았다.
이공은 그 위에 또 한수의 칠언절구를 썼거니와, 
조촐하게 늙어가는 한 여자의 모습을 우아하게 그렸다

한 갓기방을 배경으로 한 남녀의 이야기 이지만 
그 경지가 높고 풍류에 가득차있다. 우리 조상들이 
즐겼던 풍류 그것은 바로 멋중의 멋이었다.어찌 옛날
사람들이라고 모두 멋과 풍류로만 살았으랴.아마 그
시절에도 속되고 추악한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쩐지 옛날에는 많은사람들이 여유를 갖고
오늘의 우리보다는 훨씬 멋있는 삶을 살았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요즘도 보기에 따라서는 멋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어쩌다  일류호텔의 
로비나 번화한 거리를 지나면서 눈여겨 보면
멋있는 여자들과 잘생긴 남자들을 흔히 볼수 있다.
얼굴이나 체격이 뛰어나게 잘생긴 것도 멋있는 일이요
유행과 체격에 맞추어 옷을 보기좋게 입는 것도 멋있는
일이다.
그리고 임기응변하여 재치있는 말을 잘하는 것도 역시 멋있는 일이다. 그러나 겉모양의 멋이나 말솜씨의 멋을 대했을 때 우리는 가볍고 순간적인 기쁨을 맛볼뿐 가슴깊은 감동을 느끼지 않는다. 세상을 사는 보람을 느낄 중도로 깊은 감동을 주는 것은 역시 마음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무형의 멋 인격 전체에서 풍기는 멋이 아닌가 한다. 바로 그 무형의 멋 또는 인격의 멋을 만나기가 오늘 우리 주변에서는 몹시 어려운 것이다. = 좋은글 중에서 =< 옮겨온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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