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25일 일요일

내부에서만 경쟁하는 곳의 결말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125>지나친 내부 경쟁이 기업을 망친다...'협업 지수'를 높여라

논어의 첫구절은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이다. 왜 하필 그 많은 단어중에 배움이라는 단어로 시작할까? 배우는 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사람이 될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가장 큰 특징은 탁월한 학습능력이다. 동물의 왕국을 기준으로 가장 잘 적응하는 것은 학습능력에서 시작된다.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는 서쪽 변경의 보잘것없는 나라였지만 외국의 인재들을 대거 활용한 덕분에 대업을 이룰 수 있었다. 제너럴 일렉트릭의 잭 월치는 매년 10퍼센트의 인력을 교체하는 것으로 조직의 신진대사를 높여 성장을 이끌어냈다. 10년동안 프로터앤드갬블을 최고의 기업 반열에 올려놓고 물러났다가 만인의 요청으로 다시 돌아온 앨런 래플리 회장은 2000년 취임후 중점적으로 추진한 연계개발 역시 고인물 같은 조직에 새로운 물을 흐르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

가장 성공한 예는 미국이다. 미국의 내로라하는 사람들은 좋게 말하면 새로운 물이고 낮춰말하면 굴러온 돌이다.

버락 오바마는 아프리카 케냐 혈통이고 스티브 잡스는 시리아계이며 야후 창업자인 제리 양은 중국계, 구글 창업자 중 한명인 세르게이 브린은 러시아 출신이다.(지난 2010년 경제전문지 포춘이 조사해보니 연수익 기준 미국 500대 기업 가운데 40.8퍼센트가 구글처럼 이민자 혹은 이민자 자녀가 설립 또는 공동 설립한 회사였다. 이 기업들이 2010년 올린 수익은 모두 약 4조 2,560억 달러, 원화로 환산하면 약 4,622조원이다. 어느 나라의 국내총생산보다 높은 수준이다. 미국을 제외하면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권에 해당한다)

소규모 장사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것은 중요하다. 장사로 알부자가 된 사람은 시간만 나면 항상 배우러 다니고 새로운 것을 찾아 다니는 특성이 있다.

배워야 가장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고 잘 팔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태세우스의 배처럼 우리의 몸은 매 순간 새롭게 탄생하고 있는 셈이다. 피부세포는 시간당 3~4만개 씩, 창자세포는 2~3일에 한 번씩, 허파세포는 2~3주에 한 번씩, 간세포는 5개월에 한 번씩 만들어 진다.

하지만 몸이 새로워진다고 정신까지 새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몸은 알아서 스스로  무조건적으로 바뀌지만 정신과 삶은 스스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마음을 먹고 실천할 때만 새로워진다. 마음먹기가 중요하고 마음먹기에 따라 날마다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말이다.

배울 학으로 시작한 논어는 본분과 예, 그리고 말을 알아야 한다는 것으로 끝난다. 본분을 알아야 군자가 될 수 있고 예를 알아야 바로 설 수 있으며 말을 알아야 사람을 안다고 한다. 끊임없이 배워서 제대로 살아가는 법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21세기의 문맹은

읽고 쓰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려 하지 않고 헌 지식을 버리지 않으며 재학습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수많은 연구들이 밝혀내고 있지만 배우면 뇌가 물리적으로 변한다. 운동을 하면 근육이 생기고 발달하듯이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면 뇌의 신경세포들이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내며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생명은 본디 열린 환경에서 탄생했다. 그러니 생명은 열려 있어야 존재한다. 생명만이 아니다. 유기적 특성을 갖는 모든 것이 마찬가지다. 문명사에서 도시가 번성하 것 또한 바깥의 에너지를 내부로 받아들여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낸  덕분이었다.

고립된 섬은 그 안의 동물들을 작아지게 만든다. 별다른 일이 없으니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쪽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조직과 사회도 마찬가지다. 내부에서만 경쟁하는 특히 기득권을 가진 계층과 계급이 자기네들끼리 경쟁하는 조직과 사회는 반드시 퇴보한다. 고인 물에서 살아남아야 하니 눈치 보기가 성행하고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분위기 때문에 어렵지만 꼭 필요한 일을 추진할 수 없다. 이런 분위기가 되면 뭔가를 잘하려는 것보다 잘못하지 않으려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운다. 잘하면 질투를 받지만 잘못하지만 않으면 무난하게 살 수 있기에 다들 성장보다 처신에 신경을 쓴다. 청정한 호수는 항상 새로운 물이 흘러드는 덕분에 맑음을 유지한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살아 있다는 건 매일 새로워지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경계하고 두려워하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

(살아있는 것들은 전략이 있다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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