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3일 토요일

마음을 비우고 세상을 바라보는 법

 


마음을 비우고 세상을 바라보는 법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마음을 '0'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생각의 소음들을 잠시 뒤로 물러나게 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은, 내가 가진 '편견의 안경'을 잠시 벗어두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보통 세상을 볼 때 자신의 경험, 가치관, 기대를 투영해서 봅니다. 이 필터가 두꺼울수록 세상은 복잡하고 고통스럽게 느껴지죠. 그 필터를 걷어내고 세상을 투명하게 바라보는 습관을 들입시다

1. '판단' 없이 바라보기 (Observation)

우리는 사물을 보자마자 "좋다", "나쁘다", "싫다" 같은 판단을 내립니다. 마음을 비우는 첫걸음은 이 판단의 속도를 늦추는 것입니다.

  • 연습법: 길가에 핀 꽃이나 창밖의 나무를 보며 '예쁘다' 혹은 '관리가 안 됐네' 같은 생각 대신, **"꽃잎이 분홍색이구나", "바람에 흔들리고 있구나"**처럼 상태 그 자체만 묘사해 보세요.

  • 효과: 판단이 사라진 자리에 관조(Contemplation)가 생겨나며 마음이 고요해집니다.

2. '모든 것은 변한다'는 진리 받아들이기 (Impermanence)

세상을 비운 마음으로 보려면, 지금 마주한 상황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 거시적 관점: 지금 나를 괴롭히는 문제도, 나를 기쁘게 하는 성취도 결국 시간의 흐름 속에 흘러갑니다.

  • 유연함: 세상이 내 뜻대로 고정되어야 한다는 고집을 버리면, 변화하는 세상을 훨씬 가볍고 유연하게 대할 수 있습니다.

3. '나'라는 중심축 내려놓기 (Decentering)

보통 우리는 세상을 '나를 중심으로' 해석합니다. "저 사람이 나를 무시하나?",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지?" 같은 생각들이죠.

  • 객관적 시각: 세상은 나를 괴롭히려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각자의 인과관계에 따라 흘러갈 뿐입니다.

  • 분리하기: 세상의 사건들과 나의 가치를 연결 짓는 습관을 끊어내면, 폭풍우 치는 바다 위에서도 중심을 잡는 배처럼 평온하게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4. '지금, 여기'의 미학 (The Present Moment)

마음이 비워진 상태는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걱정이 없는 상태입니다.

  • 감각의 확장: 지금 마시는 찻잔의 온기, 발바닥에 닿는 지면의 느낌, 공기의 냄새에 집중해 보세요.

  • 단순화: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지?"라는 계산을 멈추고,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주어진 풍경을 공짜로 주어지는 선물처럼 받아들여 봅니다.


💡 짧은 명상 가이드

잠시 눈을 감고 세상을 하나의 **'영화 화면'**이라고 상상해 보세요. 당신은 영화 속 주인공이 아니라, 극장 의자에 앉아 그 영화를 지켜보는 관객입니다. 영화 속에서 천둥이 치든 꽃이 피든, 관객인 당신은 안전하고 평온합니다.

이런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하면, 삶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마음을 비우기 전에 지켜야 할 일이 있다. 그 전제 조건은 무엇일까?


마음 비우기의 첫 번째 전제조건,
바로 '최선'이다.
내려놓음은
포기가 아니니까


최선이란 내가 감동할 정도, 내가 돌아봐도 후회하지 않을 정도의 미련 없는 노력을 말한다. '똑같이 또 하라고 하면 그렇게 노력 못해' 할 정도의 그 목표에 미친 노력 말이다.

최선에는 언제나 자기 실력의 한계가 드러나는 법이다. 그건 최선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발전한다. 기다림이 필요한 순간이 오면 그 한계를 순순히 인정해야 한다. 할 수 있는 모든 정당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최선을 다해 '저지르고 나서'

"안 되면 말고"

하는 게 마음 비우기의 정석이다. 진인사 대천명이라고 하지 않나. 이렇게 최선을 다했음에도 안 되는 건 진짜 안 되는 거다. 그런데 현명한 사람은 이 과정에서 무언가를 남긴다. 나도 시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 결과가 전부는 아니라는 지혜를 얻고, 정말 최선을 다했는지까지 가늠한다. 나의 실력 정도를 냉정하게 객관적 자기 평가로 남기는 자존감 강화를 하는 거다.


희망고문으로 자신을 옭아매는 법이 없다. 최선을 다하고 마음을 비웠을 때, 행운이 따른다는 걸 잘 아는 사람은 슬럼프도 없다. 그런 규정 자체를 하지 않는다. 차분히 기다림을 즐길 줄 아는 것이다. 최선을 다했다면 잠시 쉬었다 가자.


두 번째, (부정적) 자기 연민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스스로를 불쌍하게 여기며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자기 연민이다. 나는 왜 이렇게 태어나 이런 환경에서 이런 사람들하고만 마주치는가.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생각할수록 자꾸만 더 불행해지는 것이다.


겨우 남과 비교하면서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을 자신도 모르게 찾아 위안을 삼는다. 자신감을 회복할 때도 남을 깔보는 관점에서 헤어 나오질 못한다.


세 번째, 사랑하는 사람과 마음을 나눈다.

혼자 끙끙 앓을 것 없다. 여기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연인뿐만 아니라, 내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가족이든 친구이든 직장동료이든 목사님이든 신부님이든 스님이든 간에 털어놓을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면서 나와 상대의 마음을 나누면 좋다.


이때, 내 입장에서는 '나 죽겠어'라는 말만 해선 답이 없고, 친구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충고하는 말만 해선 답이 없다. 답은 결국 자기 안에 있기 때문이다. 가만히 귀 기울여 들어주면 말하면서 자기가 다 정리한다.


그래 그랬구나 나도 그런 적 있었어,

힘들었겠다
고민되겠다

네 마음을 따라가면 그게 가장 좋을 거야
난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응원하고
널 끝까지 믿어.


서로의 마음을 나누면 한결 편해진다. 내려놓고 나면 세상도 별 거 없다. 내 말을 들어주길 바라는 만큼 상대의 말도 허심탄회하게 들어주자. 상대에게 결론을 내달라는 태도가 아니라 마음을 터 놓고 나누자는 자세면 충분하다.

일어날 일은 내가 어떻게 해도 결국 일어나게 되어 있고, 우리는 매일 조금씩 죽어가고 있는 유한한 존재가 아닌가. 뭘 그렇게 얽매이나.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한다는 건 보다 절실하게 살아간다는 교훈인 동시에, 어차피 다 비우고 떠날 공수래공수거 인생을 내다보는 지혜이다.


죽음을 기억하면서 살되,
인생 전체는 흘러가는 대로 맡기면
안 될 일도 되고, 될 일은 더 잘 될 것이다.

아니 안 될 일이 정말 안 될 때,
크게 좌절하지 않고
쿨하게 웃어넘기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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