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3일 금요일

비움으로 채우는 삶의 지혜

 


살다 보면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채우려 한다. 더 많은 돈, 더 높은 자리, 더 넓은 인간관계, 더 많은 정보와 인정. 비워 있는 순간은 왠지 불안하고,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만 같다. 그래서 우리는 쉼 없이 채운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깨닫는다. 이미 충분히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데도 마음은 왜 이리 허전한지.

가득 찬 방 안에서는 숨이 막힌다. 쓰지 않는 물건이 쌓이고, 읽지 않는 책이 먼지를 뒤집어쓴 채 자리를 차지한다. 마음도 비슷하다. 오래된 후회, 끝난 인연에 대한 미련,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이 켜켜이 쌓여 우리 안을 복잡하게 만든다. 그렇게 복잡해진 마음에는 기쁨이 머물 자리가 없다.

동양 철학에서는 오래전부터 ‘비움’을 이야기해 왔다. 『도덕경』에서 노자는 말한다. “그릇은 비어 있기에 쓰임이 있다.” 그릇의 가치는 그 안에 담긴 것보다도, 비어 있는 공간에서 비롯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종종 채워진 상태만을 가치로 여기지만, 사실 가능성은 비어 있음에서 시작된다.

또한 석가모니는 고통의 뿌리를 집착에서 찾았다. 붙잡으려 할수록 괴로움은 깊어지고, 내려놓을 때 비로소 자유가 찾아온다고 가르쳤다. 놓는다는 것은 잃는 것이 아니라, 나를 묶고 있던 끈을 스스로 푸는 일이다.

비움은 거창하지 않다. 어느 날 옷장을 정리하며 몇 벌의 옷을 내어놓는 일일 수도 있고, 밤마다 습관처럼 들여다보던 휴대전화를 잠시 내려놓는 일일 수도 있다. 나를 지치게 하는 관계에서 한 발 물러서는 용기일 수도 있다. 그렇게 조금씩 덜어낼수록 우리는 비로소 묻게 된다. “내게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신기하게도, 덜어낸 자리에는 다른 것이 들어온다. 여유가 들어오고, 감사가 스며들고, 나 자신을 바라볼 시간이 찾아온다. 복잡함이 사라진 자리에는 선명함이 남는다. 비움은 결핍이 아니라 정돈이다. 포기가 아니라 선택이다.

삶은 더 많이 소유하는 사람에게 반드시 풍요를 약속하지 않는다. 오히려 필요 없는 것을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에게 깊이를 선물한다. 비워낸 사람의 눈빛은 맑고, 마음은 단단하다.

오늘 하루, 무엇을 더 가질지를 고민하기보다 무엇을 내려놓을지를 생각해 보면 어떨까. 어쩌면 우리가 찾고 있던 충만함은 이미 안에 있었고, 단지 너무 많은 것에 가려 보이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비움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그리고 그 시작에서, 우리는 비로소 우리 자신으로 채워진다.

비워야 채워집니다.
비우지 않고 채우기만 한다면,
무엇이 소중한지 기억조차 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지나온 인생에 미련을 두기보다
다가올 인생에 기대를 둔다면,
내일로 향하는 발걸음도 훨씬 가벼워질 것입니다.
오늘 비우기 힘들었던 한 가지만 비워보세요.
내일이면 가장 소중한 것 하나를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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