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12일 월요일

노인 4명 중 1명은 '근감소증'.. 사망 위험 5배 ↑

근육은 '에너지 저수지'… 근감소증이 노쇠·전신 질환 부른다
근육이 무너지면… 근육 준 자리 지방이 채워 잘 몰라 혈당 배출 기능 저하, 당뇨병 촉진… 삼킴 기능 장애로 반복적 폐렴도
노쇠는 신체 기능이 많이 떨어져 일어서기나 걷기 등 일상생활이 힘겨워진 상태다. 노쇠의 바로미터는 근육 감소로, 근육이 지나치게 줄면 자립생활이 힘겨워지고 다른 질병에도 매우 취약해진다.

근감소증(Sarcopenia, 사코페니아)은 노화 등 다양한 이유로 몸의 근육(근육량, 근력)이 비정상적으로 줄거나 약해져 신체활동이 원활치 않은 상태다. 근감소증이 심해지면 장애에 이르고, 사망 위험을 높인다. 미국과 일본 정부는 각각 2016년과 2018년, 근감소증에 질병 코드를 부여해 관리하고 있다. 국내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10~28%는 근감소증이다. 60세 이상에서 근감소증인 사람은 40%에 이른다는 미국 연구도 있다.

나이가 들면 근육은 자연 감소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제어연구단 권기선 박사는 "근육은 영양분과 호르몬 불균형, 활성산소 증가, 염증, 유전자와 단백질 기능 이상, 줄기세포 기능 저하 등 다양한 요인으로 감소한다"고 말했다. 40세 이후에는 근육량이 급격히 줄어든다. 노화로 인해 소멸되는 양(量) 만큼의 근육 세포가 재빨리 생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70대의 근육량은 30~40대에 비해 30%나 더 적다. 더구나 근육이 떠난 자리를 지방이 채워, 체중은 유지되기 때문에 근육 소실 상태를 모르기 쉽다.



나이가 들면 근육량 줄어들고 힘이 약해지는 일을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근육량이 줄어 걷기가 어렵고, 쉽게 넘어지며, 혼자서는 거동도 힘들어지는 일은 절대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이 아니다. 이는 '근감소증'이라는 질환이다. 

-근감소증(Sarcopenia)이란 어떤 질환인가?

근감소증은 본래 어떤 질병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근육이 빠져 마른 상태를 지칭하는 용어였다. 근육이 줄어드는 현상을 지속할 때 근감소상태 또는 근감소증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노인인구가 급증하면서 근감소증으로 인한 의료적 결과의 심각성이 드러나자 이를 질환으로 보게 된 것이다. 근육의 양이 '비정상적으로 감소'하면서 근력 저하, 즉, 힘이 약해져 잘 걷지 못하고, 넘어지고, 혼자서는 움직이지도 못하는 등 신체 기능이 저하돼 관리,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보면 된다.

근감소증 문제는 1998년부터 인지됐으나 문제를 인식하고 질병으로 인정받는 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2016년 미국에서 하나의 진단코드를 받은 질병이 됐고, 이후 WHO에서도 공식적인 질병으로 인정됐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1월 공식적인 질병으로 인정을 받았다.

-근감소증은 어떻게 치료하나?

근감소증은 아직 치료제가 없다.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임상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은 아직 없다.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근감소증을 예방하고 관리하며 개선해야 한다. 현재 근감소증 개선에 가장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운동이다. 운동을 통해 근감소증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은 계속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흔히 근력 운동이라고 하는 저항성 운동이 효과적이다. 근력 운동을 적절히, 잘 수행하면 근육의 양도 늘릴 수 있고, 근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영양이다. 근육에는 다양한 영양요소가 필요한데 가장 중요한 것은 단백질이다. 단백질 섭취가 근감소증에는 특히 중요하다고 알려졌다. 그래서 근감소증 진단을 받으면 현재 단백질을 얼마나 섭취하고 있는지 평가한다. 영양평가를 통해 얼마만큼 결핍이 있는데, 현재 섭취량은 얼만큼인지 등을 파악해 단백질을 더 섭취하도록 하는 등 영양개선을 한다. 여건상 영양개선에 한계가 있으면 단백질 보충제도 사용한다. 단백질 보충제는 분말, 음료수, 스낵 형태 등이 있는데 환자 상태와 상황에 맞춰 적절한 단백질 보충제를 섭취하게 하고 있다.

-단백질은 얼마나 섭취해야 하는가?

국민영양조사를 통해 권고되는 일일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1kg당 0.8~1.2kg 정도다. 건강한 일반 노년층의 권장량이 이 정도이다. 예를 들어 60kg의 성인이라면, 하루에 60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그렇지만 단백질 일일 60g 섭취는 어렵다. 달걀 하나가 6g 정도다. 그렇지만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육류, 식물성 단백질까지 잘 섭취하면 하루 60g 정도의 단백질 섭취는 충분히 가능하다.

단, 근감소증 확진을 받은 환자가 섭취해야 하는 권장 단백질은 기준이 다르다. 근감소증 환자는 체중 1kg당 1.2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근감소증 환자는 건강한 일반인보다 단백질을 더 섭취해야 근육상태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백질 결핍이 심한 상태면 일일 1.5g까지도 섭취를 권고한다.

-운동과 단백질 섭취를 꾸준히 하면 근감소증을 완치할 수 있나?

3개월 정도 열심히 운동을 하고 단백질 섭취를 하면 실제 근육량이 증가하고 근력이 향상돼 근감소증 진단 기준은 벗어날 수 있다. 그 순간엔 '근감소증에서 해방됐다'라고 할 수 있으나, 문제는 1년 후이다. 운동과 단백질 섭취가 계속되지 않거나 만성질환이 악화하면 다시 근감소증이 될 수 있다. 근감소증은 단계적으로 나빠지거나 좋아지지 않는다. 열심히 관리하면 좋아졌다가 관리하지 않으면 다시 나빠지고, 관리를 하고 있어도 만성질환이 악화하거나 낙상하면 갑자기 나빠진다. 한번 나빠지면 회복되더라도 이전만큼 좋아지기는 어려운 경향도 있다.

근감소증 치료는 정답이 있는 것 같지만 잘 개선되지 않는다. 단백질 섭취와 운동이 습관이 되어야 하는데 어렵기 때문이다. 한두 달 시도하다가 다시 중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근감소증은 잘 개선되지 않는다.

노인 4명 중 1명은 '근감소증'..

사망 위험 5배 ↑


나이 들수록 근육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 많이들 하죠.


실제로 마흔살 이후로는

 해마다 1%씩 근육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근육이 부족하면 인지기능과 면역력이 떨어지고

 노인들은 사망 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충헌 의학 전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력이 떨어지고 잘 걷지 못해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80세 남성입니다.


근력을 재는 악력을 측정해보니

정상수준인 20 킬로그램을 넘지 못합니다.


체성분 검사에서도

근육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성진/서울 서대문구 : "다리에 힘이 없어 걷는 데

 문제가 있어 입원을 하게 됐습니다."]


세브란스병원에서 65세 이상 노인 3천여 명을 조사해보니,

 24%가 근감소증을 보였습니다.


근감소증 노인은 사망하거나,

입원치료를 받을 위험이 남성은 5배,

 여성은 2배 증가합니다.


낙상과 골절 뿐만 아니라 움직임이 줄어 폐렴 등

 감염에 취약해지기 때문입니다.


[김광준/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 :

"근육량이 감소하면 인지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치매의 발병위험이 증가하고,

면역력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폐렴과 같은

감염성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근육의 절반이 허벅지에 몰려 있는 만큼

 허벅지 근육을 단련하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하루 30분 이상 걷고,

물을 다섯잔 이상만 마셔도

근육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근육 원료인 단백질이 부족하면 근육이 마르는 만큼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생선보다는 살코기로 매일 손바닥 크기인

 150그램 이상 섭취하는 게 좋습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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