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8일 목요일

꼬인 인생을 푸는 열쇠



 2002년 개봉한 영화 ‘체인징 레인스(Changing Lanes)’는

2대의 승용차의 접촉 사고로부터 시작됩니다.

한 사람은 이혼당한 뒤 인생의 패배자라고 생각하며
술에 의지하며 살았지만, 마지막 희망인 아이들의
양육권만은 빼앗기지 않으려 노력하는
가난한 중년 남자입니다.

다른 사람은 대형 법률 사무소의
젊고 유능한 변호사입니다.

중년 남자는 양육권 문제로,
변호사는 중요한 재판에 증거서류를 제출하기 위해
법원에 가던 중이었습니다.

수백만 불의 돈이 걸려 있는 재판에 늦지 않기 위해
변호사는 중년 남자에게 돈 몇 푼 쥐여주며
무성의하게 사고를 수습하고 가려고 했지만
사고로 차가 고장 난 중년 남자는
법원까지 태워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러나 변호사는 이를 무시하고 법원으로 향합니다.
그 결과 중년 남자는 택시를 잡지 못해 지체하는 통에
재판에 20분이나 늦어 양육권을 빼앗깁니다.

한편 변호사는 시간 맞춰 도착했지만
재판에서 쓰일 아주 중요한 증거 서류가 없어진 걸 깨닫습니다.
알고 보니 사고 현장에서 서류를 떨어뜨렸는데,
우연히 중년 남자는 사고 현장에서 서류를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두 사람은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서로를 향해 협박과 괴롭힘을 통해서
인생을 파괴하려 합니다.

그렇게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보낸 뒤
드디어 마주한 두 남자는 허심탄회하게 심경을 토로하며
극적으로 화해를 합니다.

그리곤 서로를 도와주며 중년 남자는
가족과 다시 결합하며 꼬였던 문제가 풀려갔고
변호사의 새 출발을 예고하며 영화의
막이 내립니다.

 

 

‘그때 그 일만 없었더라면’
‘그때 그랬더라면’
이런 생각은 누구나 해봤을 것입니다.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고
때론 불청객처럼 안 좋은 상황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경우를 만들기도 합니다.

꼬이고 비틀어진 인생을
다시 회복하는 길은 바로 화해의 기술을
배우는 것입니다.


**적당한 거리를 둘 때 관계도 건강해진다**

인간은 배려를 통해,

타인과 처음으로 깊숙이 만난다.

_ 제임스 서버

거리 두기와 밀착하기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할까? 인간관계를 잘하려면 밀착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거리를 지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까운 관계도 거리를 지키지 않으면 상대를 불편하게 만든다. 만약 “가족끼리 이 정도도 못 해?”, “친구 사이에 이 정도 표현도 못 해?”, “내가 너한테 이 정도밖에 안 돼?”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한다면 관계에 틈을 벌리는 행동으로 생각해도 좋다.

관계를 이어 주는 것은 밀어붙이는 힘이 아니다. “가족이니까 이해할게”, “친구니까 조심할게”, “공과 사는 구분할게”라는 상대에 대한 배려가 관계를 잇는다. 제아무리 좋은 것을 준다 해도 상대에게 불편함을 함께 주면 관계도 불편해진다. 좋은 것을 주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당신은 이게 불편했구나”, “너는 이런 행동을 싫어하는구나” 같은 배려다.

관계를 망가뜨리는 데는 뭔가 대단한 사건이 필요할 것 같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는 생각보다 자잘한 것에 의해 틈이 생기고 무너진다. 10년을 만나도 늘 처음처럼 어색한 사람이 있고, 1년을 만나도 10년 지기처럼 편안한 사람이 있다. 당연히 전자는 거리를 두는 관계이고 후자는 밀착된 관계라고 생각하겠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서로가 가진 마음의 결도 물론 원인이겠지만 오랜 지기처럼 편안한 관계의 비결은 거리 두기에 있다. 거리를 두는 것은 사람을 밀어내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관계를 지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매너다. 그리고 거리 두기의 배려야말로 오히려 관계를 밀착시킨다. 관계의 거리는 물리적인 거리가 아니어서, 적당한 거리가 감정적 친밀도를 더욱 높여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성격, 상대의 성격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거리 두기는 서로의 절제만으로도 가능하거니와 매우 효과가 좋다. 그 정도 노력도 할 수 없는 관계라면 잠시 ‘STOP’을 외쳐야 한다.

무려 75년에 걸쳐 동시에 진행된 하버드 의대의 그랜트Grant 팀 연구와 글루엑Glueck 팀 연구에 따르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의 해답(비밀)은 단 한 가지, “좋은 관계”였다. 연구의 책임자를 지낸 로버트 월딩어Robert Waldinger는 가시적인 요소보다 사랑이나 좋은 관계가 더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발표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관계의 친밀성, 양보다는 질, 서로 배려하는 안정적인 관계다. 좋은 관계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사람, 적당한 거리를 통해 배려한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삶을 누렸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도 있지만 여전히 좋은 사람이 더 많다. 만약 인간관계가 힘들다면 자신이 맺고 있는 관계들의 거리를 점검해 보자. 거리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관계는 많은 면에서 달라질 것이다. 세상에 일방적으로 유지되는 좋은 관계는 없다. 좋은 사람과의 관계는 지키고,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과의 관계는 벌리면 된다. 그 정도 노력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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