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족함의 역설**
경영의 신이라는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자신의 성공 비결 세 가지로 가난, 무지, 허약함을 꼽았다. 돈이 없어 저축에 힘썼고 중학교도 못 나와 누구에게든 배우려 했으며 병치레가 잦아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그의 부족함은 성공을 가져다준 원동력이 되었다. 끝이 없는 욕심에 자신을 소진 시키지 않고 부족한 듯 남겨둘 것. 부족함은 역설적이게도 우리를 더 행복하고 풍요롭게 이끄는 넉넉함과 여유의 다른 말인지도 모른다.
**풍요의 역설**
세계에서 잘 사는 나라로 꼽히는 노르웨이는 스웨덴으로부터 독립하던 1905년만 하더라도 북유럽에서는 가장 살기 어려운 나라였다. 노르웨이는 경작할 수 있는 땅이 전 국토의 5%에 불과할 정도로 국토의 대부분이 쓸모없는 땅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IT기술과 종이, 가구, 실리콘 합금 등 기술제품 산업을 기반으로 해서 북유럽에서도 대표적인 부국으로 발전했다.
남미의 베네수엘라와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는 풍부한 자연자원을 가지고 있는 나라들이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매장량은 세계 1위를 자랑한다. 나이지리아 역시 세계 10위의 석유 매장량과 좋은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불안한 정치상황과 치안부재, 산유지대를 둘러싼 종교, 부족 간 오랜 내전으로 세계에서 가장 어렵게 사는 나라가 됐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들이 자원이 없는 나라보다 못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자원이 풍부하다 보니 산업이나 인적 자원 등에 대한 투자가 소홀해지면서 국가경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자원의 축복을 받은 나라들이지만, 자원이 부족한 다른 나라에 비해 절박감이 덜 했던 것이다. ‘자원의 저주’이자 ‘풍요의 역설’이 아닐 수 없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도 기술혁신 등 인적자원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자원의 저주를 받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분단과 전쟁을 겪으면서도 노동자와 농민 등 서민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자원부족 국가의 한계를 극복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지금은 인구 5000만 명에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자랑하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나라로 발전했다. 최근 유엔 세계무역개발회의(UNCTAD)는 세계 최초 우리나라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지위를 변경했다.
해방된 지 76년, 우리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풍요로운 나라가 됐다. 그런데 왜 행복하지 않을까? 우선 풍요로움이 한쪽에만 쏠리는 양극화 심화가 원인이다. 동시에 더 풍요로워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또한 ‘풍요의 역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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