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의 시대,우리는 어떻게 될까?
전염병이 크게 확산될 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살펴본 결과,다음의 세 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 1인당 소득이 올라가는 경향이 뚜렷해진다. 사람이 부족해지고 토지가 풍부해지니, 상대적으로 살기 좋은 세상이 출현하는 셈이다. 물론 경제의 전체 규모는 줄어들 수 있지만, 한 사람 한사람에게 돌아가는 몫은 오히려 늘어나는 면이 있다.
전염병이 돌고 난 다음 발생하는 두 번째 현상은 '내집단'과 '외집단' 사이의 경계가 나뉘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는 가운데, 소수의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손쉬운 해결책이 되는 탓도 있을 것이고, 본능적인 자기 방어기제가 작동하는 영향도 있을것이다. 1921년 미국 이민법 제정이 보여주듯, 이민으로 만들어진 나라조차 문을 닫아 거는 모습이 출현한 것이 가장 극적인 예가될 것 같다.
마지막 현상은 보호무역주의 흐름의 대두다. 경제의 외형이 줄어들고 국가 간 인적 교류가 감소할 때, '우리끼리 잘살자'는 생각이 높아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특히 1930년대 제정된 이른바 '스무트 할리 관세법Smoot-Hawley Tariff Act’*이 그 대표적인예라 할 수 있다. 물론 전염병의 대유행 이전에도 보호무역주의흐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자유무역의 이점이 워낙 크기에저항이 크지 않았던 것인데, 심리적 거부감이 부각되고 외부자에게 책임을 묻는 분위기가 형성될 때는 보호무역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게 된다.
이상과 같은 현상이 역사적으로 가장 두드러졌던 시기는 이른바 1차 세계 대전과 2차 세계 대전 사이의 '전간기戰期'였다. 당시세계 주요국의 경제성장률을 조사해보면, 잘사는 나라일수록 오히려 경제성장률이 높았음을 발견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1929년대공황으로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이민자를 막으면서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이 상승한 데다 내수시장이 워낙 커 수출감소로 인한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반면 전간기 때 1인당 소득이 낮은 나라들은 더 못살게 되었는데, 이민의 길이 막히면서 선진국의 기술을 습득하고 돈을 벌어올방법이 사라진 데다, 힘들게 투자해 공장을 짓더라도 수출길이 막혀버렸기 때문이었다. 예전 우리나라도 그랬지만, 못사는 나라에게는 수출이 유일한 타개책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내수 시장은 질좋은 물건을 내놓더라도 이를 구매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전간기 때 이야기는 남의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 2016년 미국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2018년 미·중 무역분쟁을 겪으며, 반이민·반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선진국에 얼마나 많은지 절감했다. 부디 세계의 지도자들이 전간기의 경험을 다시 한 번 되새기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1930년에 제정한 보호무역 관세법, 리드 스무트 상원의원과윌리스 C. 할리 하원의원이 발의하였으며 1930년 6월 17일 허버트 후버 대통령이 최종 서명하였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1934년 6월 12일 호혜 관세법을 통해 스무트-할리관세법을 폐지하기 전까지 전 세계 무역량의 66%가 감소하게 만들었다.
작성자 안전마진탐험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