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31일 화요일

삶은 생각하기 나름

 


인간의 시작(탄생)과 끝(죽음)은 같지만 삶의 과정은 모두 다르다. 어떤 이는 큰 우여곡절 없는 무난한 삶을 살지만 어떤 이는 롤러코스터 같은 파란만장한 삶을 산다. 어떤 이의 삶은 큰 굴곡이나 변화 없이 조용히 흘러가지만, 어떤 이의 삶은 매 순간이 위기와 한계 상황으로 왁자지껄하다. 물론 게 중에는 자신의 한계를 테스트하며 도전을 즐기는 이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는 이도 있다. 다 자신의 복대로, 방식대로 사는 것이다.

인생 흐름을 보면 초년 운은 좋은데 말년이 고단한 사람도 있고, 초, 중년은 가시밭길인데 말년에 운세가 활짝 피는 사람도 있다. 또 벼락을 맞아 출세하거나 부자가 되는 경우도 있고, 오랜 시간의 노력과 인내가 동반되어야 결과가 나오는 대기만성형도 있다. 어디 그뿐이랴. 아무리 해도 안 되는, 지지리도 운이 없는 사람도 엄연히 존재한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이런 사람은 안될 만한 짓만 골라서 한다. 이 또한 그 사람의 운명이다.

도전 정신이나 열정이 솟구치는 사람들은 한마디로 화끈하다. 무슨 일을 벌이더라도 끝을 볼 때까지 밀어붙이는 성향을 품고 있다. 그런데 이게 지나치면 한 여름밤 불을 향해 달려드는 불나방과 마찬가지다. 어느 시점에서 속도를 줄이거나 멈춰 서야 하는데, 브레이크 조절이 안 되는 것이다. 설령 극단적인 실수나 실패를 경험한다 해도 충분한 육체적, 정신적, 재정적 능력이 받쳐진다면 어느 정도 원상복구가 가능하다. “젊을 때 고생은 사서 한다”는 이유도 회복력이나 복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뒷감당이 여의치 않다면 문제는 사뭇 심각해진다. 

‘원래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힘’, 이 힘이 바로 ‘회복탄력성 (Resilience)’ 이다.

‘회복탄력성’은 회복력 혹은 높이 되튀어 오르는 탄력성을 뜻하는데, 심리학에서는 주로 시련이나 고난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을 의미하는 말로 쓰인다

'떨어져 본 사람만이 어디로 올라가야 하는지 그 방향을 알고, 추락해본 사람만이 다시 튀어 올라가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듯이 바닥을 쳐본 사람만이 더욱 높게 날아오를 힘을 갖게 된다’

다시 말해서, 회복탄력성은 인생의 역경을 이겨내는 잠재적인 힘이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은 스스로의 실수나 실패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지닌 이들이 많다. 그러므로 긍정심리학 연구에 회복탄력성이 주요 의제로 등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매번 안전한 노선만을 고집하며 살아온 사람에겐 단순한 문제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조차도 쉽지 않을 수 있지만, 긍정적인 인자를 가진 사람들은 시련이나 고난을 대하는 태도가 남다르다. 겁에 질려 회피하거나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강하게 맞서는 것이다. 크고 작은 경험을 통해 충격을 견디는 충분한 내성과 도약할 수 있는 단단한 마음 근육을 갖추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실수나 실패, 그리고 극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면 좋을까? 생각나는 몇 가지를 적어보았다.


1.    당신만 그런 게 아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크고 작은 실수나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그로 인해 고난과 역경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겪는 일이니 “왜 나만……” 이라며 맥없이 주저앉지는 말자. 좀 힘들어도 자신감과 자존감만은 내려놓지 말자. 그래야 보란 듯이 다시 일어설 수 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실패나 실수로부터 교훈과 지혜를 얻었는지의 여부다.


2.    집중력을 잃지 말자. 

일단 일이 벌어지면 집중해야 한다. 문제가 무엇이지, 근본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과정이나 능력이 해결을 위해 필요한지 등등.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반드시 해결책은 존재한다. 때론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경우도 있고, 우연치 않는 기회에 유레카를 외치게 될 수도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집중력을 잃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 할지라도 모든 감각을 집중해서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자.


3.    확실한 목적이나 대상을 생각하자.

나를 지탱하게 만드는 목적이나 대상을 생각하라. 개인의 꿈이든, 가족이란 존재든, 사랑하는 이든, 내가 지켜야 할 소중한 대상과 가치가 명확하면 할수록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나 능력도 강력해진다. 곰곰이 생각해보자.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내가 지켜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말이다. 괴롭고 힘들더라도 그 한 가지만 생각하고 집중하라.


4.    마음 한편에 공간을 두자.

지난날의 다종 다양한 개인적 경험을 통해 배운 점은 “어떤 상황에서도 길은 있다”는 사실이다. 쾌청한 날씨인가 했더니 일순간 먹구름이 끼고, 천 길 낭떠러지를 만나기도 한다. 또 도저히 방법이 없나 싶었는데 순식간에 활로를 찾아 위기에서 탈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좋을 때도 언제던 흐린 날이 올 수 있다는, 또 힘든 때도 곧 좋아질 수 있다는 믿음이 단단하게 자리를 잡았다. 흐린 날도, 맑은 날도 너무 일희일비하지 말고 항시 마음 한편에 공간을 두는 습관을 가져봄을 권한다.


5.    안정감을 위한 나만의 장치를 마련하자.

상황이 짧게 끝날 경우도 있지만 예상외로 길어지기도 한다. 장시간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면 상당한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럴 때 안정감을 주는 일종의 보완 장치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운동이나 종교, 독서, 취미 등 잠시 긴장을 내려놓고 몰입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찾아보자.


6.    연습과 경험의 힘을 믿어라.

평소 생활에서 항시 대안을 염두에 두는 연습을 해보라. 실패나 실수, 회복력이나 균형감각도 모두 실제상황과 같은 연습이 필요한 일일 수도 있다. 자꾸 자빠지다 보면 자빠지지 않는 요령이 생기는 법이다. 그러니 빼지도, 재지도, 미루지도 말고, 다각도로 시도해보자. 이미지 트레이닝도 괜찮다. 작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경험치가 쌓이면 내공도 그만큼 높이지게 된다.


7.    나를 알자, 제대로!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고 하는 이유는 상대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 승패의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스스로를 아는 것이 쉽지 않다는 역설적인 의미이기도 하다. 나 자신을 제대로 알아야 지금 상대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도 제대로 찾을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자신의 능력, 환경 등등을 냉정히 분석하고 현실에 대처하자.


8.    소통과 공감도 중요하다.

잘 듣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멘토나 경험자의 얘기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법이다. 열린 마음으로 주변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자. 소통하고 공감하는 능력은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귀중한 자산이 된다.


실패하는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누구나 크고 작은 실패를 하며 산다. 가장 실수를 많이 하는 사람이 '가장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라고도 하지 않던가. 그러니 부끄러워하거나 좌절할 이유는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실패의 과정이 있었기에 조금 부족할 수도 있는 현재에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심지어 아픈 과거 때문에 현재의 삶이 더 다양하고 풍족해졌다고 느낀다면 역설일까?


그러고 보면, 인생은 다 생각하기 나름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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