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운명의 여신이 미치는 영향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내가 또다시 하늘 아래서 벌어지는 일을 살펴보았더니 발이 빠르다고 달음박질에 우승하는 것도 아니고 힘이 세다고 싸움에서 이기는 것도 아니며 지혜가 있다고 먹을 것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슬기롭다고 돈을 모으는 것도 아니며 아는 것이 많다고 총애를 받는 것도 아니더라. 누구든 때가 되어 불행이 덮쳐오면 당하고 만다. 사람은 아무도 자기가 죽을 날을 모른다. 모두들 그물에 든 물고기 같고 덫에 치인 새와 같은 신세라, 갑자기 액운이 닥치면 벗어날 길이 없다. - 전도서 9:11-12
성공은 노력 덕분으로 돌리고, 실패는 불운 탓으로 돌리고 싶지만, 운이 인간의 경험에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 모두를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아주 좋은 결정이라고 해도 불운 때문에 나쁜 결과로 이어질 수 있고, 끔찍한 결정이 행운으로 인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거의 틀림없이, 후자가 장기적으로 훨씬 더 피해를 준다.
투자에서는 사건의 순서가 아주 중요하며, 초기에 성공을 경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불운한 것으로 판명될 수 있다. 왜냐하면 초기의 성공은 그 결과가 실제로는 행운 때문이었는데 실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자신을 속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신감이 커지면, 어떤 진정한 이유도 없이, 잘못된 논리로 점점 더 큰 베팅에 나서기 쉽다. 결국 대단원의 막이 내리면서 그 환상을 깨뜨리게 된다. 러시안 룰렛도 얼마간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지난 주말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이 헤드라인을 장악했고, 결국 현금 흐름이 없고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가치를 평가할 수 없는 자산과, 전적으로 그 자산을 거래하는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에 달려 있는 암호화폐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1995년 6월 마이클은 금융 학위와 투자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포부를 안고 대학을 졸업했다. 돈을 많이 버는 것 외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전혀 생각이 없는 상태였다.
몇 달 동안 일자리를 찾지 못했고, 대학 교육이 필요 없고, 투자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보수도 낮은 일자리를 구했다. 그가 몇 달 동안 놀고 있는 동안, 로저 로웬슈타인의 책 "Buffett: The Making of an American Capitalist(번역서: 버핏)"이 출간되었고, 그는 며칠에 걸쳐 다 읽었다. 곧 벤저민 그레이엄의 책 "The Intelligent Investor(번역서: 현명한 투자자)"도 읽었다.
워런 버핏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지만, 대학 시절 배운 투자 강의에서는 그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고, 그는 30년 동안 버크셔 해서웨이를 건설한 가치 투자 원칙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당시 버핏은 65세였고, 겉보기에 경력의 끝자락에 있어 보였다. 그는 버핏의 전기에서 영감을 얻었고, 가치 투자와 버크셔의 연례 보고서에 빠져들었다. 한 마디로 꽂힌 것이었다.
1996년이 되자, 그는 프로그래밍에 관한 책 몇 권을 읽고 코딩을 배운 후 훨씬 더 보수가 많이 소프트웨어 회사로 직장을 옮겼다. 실리콘 밸리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었고, 닷컴 붐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
그는 90년대 말까지 여러 회사가 속속 상장되고 일반인들이 돈을 벌기 시작하는 문화에 몰입했다. 투기가 난무했다. 그의 세대가 겪은 닷컴 붐은 지금 세대에게는 암호화폐 버전이었다.
그는 어떻게 로저 로웬스타인이 쓴 워런 버핏 전기를 접하게 되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놀고 있던 1995년 여름 동네 서점을 뒤지는 과정에서 발견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왜 그는 그 책을 집어 들었을까? 만일 그가 다른 책을 골랐다면 삶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았을까? 그는 워런 버핏을 알고 있었지만, 대학 시절 강의에서 배우지 못했다. 그 책은 행운이었다.
만일 로저 로웬스타인이 1995년 여름 그 책을 출간하지 않았다면, 그가 워런 버핏에 대해 더 배우거나, 벤저민 그레이엄의 글을 읽거나,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보고서를 읽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기본적으로, 대학에서 배운 내용과 닷컴 세계에서 일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극적으로 투기에 나섰을 수 있다. 그가 투기에 나서지 않았던 것은 행운 때문이었다.
그는 놀고 있던 여름 동안 무의미한 활동을 하거나 자기 연민에 빠져 있지 않고, 서점에서 놀았던 것에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그는 자신을 계발하고, 생산적인 활동에 참여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메시지가 도착하자 그 메시지를 받아들였고, 가치 투자에 몰두했다. 하지만 그 초기의 열정은 순전히 운에 불과했다.
암호화폐 거래에 열중인 젊은이들을 볼 때, 대부분이 학교에서 금융 교육을 받지 못했고, 수많은 유명인의 보증을 포함해 암호화폐와 FTX 같은 거래 플랫폼과 관련된 광고 메시지로 끊임없이 폭격을 받았다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모두가 개인 책임이며, 결국 대부분이 도박을 하고 있음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상황은 20년 전 닷컴 거품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FTX의 경우, 보유했던 기초 증권의 손실보다는 노골적인 사기 행각으로 고객이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규제 당국은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다. 시스템이 실패했다.
재정적으로 큰 낭패나 불운을 피하고 나면 교만해지기 쉽지만, 우리는 과거의 성공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하더라도 운이 하나의 요소라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길을 가다 보면 갈림길에 서게 되고, 어느 길을 택하느냐에 따라 장기적인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재정적인 관점에서 볼 때, 그는 운 좋게도 인생에서 정확히 필요한 시기에 올바른 사람들과 그들의 원칙의 영향을 받았다.
The Rational Walk, "The Role of Luck"(번역 by Piu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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