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9일 토요일

"하잘것없는 것들"을 버린 자리에 깃드는 자유

 손바닥 안에 꽉 쥐고 있던 모래알 같은 욕심들을 하나둘 모조리 놓아주었습니다.

이름뿐인 인연의 소란함과 내일의 몫이 아닌 걱정들, 어제를 붙들고 있던 낡은 미련까지 하잘것없는 것들을 허공에 흩뿌리고 나니

비로소 알았습니다. 나를 주저앉혔던 것은 세월의 무게가 아니라 버리지 못한 마음의 짐이었다는 것을.

텅 빈 가슴 사이로 맑은 바람 한 줄기 길을 내고 비워낸 자리마다 투명한 햇살이 내려앉습니다.

이제야 몸이 가벼워집니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저 하늘로

나는 오늘 가장 자유로운 날개를 펴고 높이, 아주 높이 날아오릅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쥐려는 일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가져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더 높은 자리, 더 많은 인정, 더 완벽한 모습. 우리는 그렇게 수많은 욕망과 기준들을 품은 채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마음은 채워질수록 가벼워지기보다 점점 무거워진다. 손안에 쥔 것이 많아질수록 잃을까 두려워지고, 남과 비교할수록 스스로를 초라하게 여기게 된다.

어느 순간 사람은 깨닫는다. 자신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거대한 불행이 아니라, 마음속에 오래 쌓여 온 하잘것없는 것들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사소한 자존심, 인정받고 싶은 욕심, 타인의 시선에 대한 집착,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 그것들은 대단한 무게도 아닌 듯 보이지만, 삶 전체를 천천히 가라앉게 만든다.

그래서 자유는 더 많이 가지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내려놓는 순간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마음속 먼지처럼 쌓인 욕심들을 털어 내고, 애써 증명하려 했던 자신을 조용히 놓아줄 때 사람은 비로소 숨을 깊이 쉬게 된다. 꼭 이겨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모두에게 사랑받아야 한다는 기대를 내려놓는 순간, 삶은 전보다 훨씬 단순해진다. 그리고 놀랍게도 단순해진 자리에는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평온이 스며든다.

가벼워진 마음은 작은 것들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바람 한 줄기에도 계절을 느끼고, 조용한 하루 속에서도 충분한 행복을 발견한다.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는 듯한데도 세상은 조금 더 넓어 보이고, 사람은 조금 더 자신답게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된다. 자유란 멀리 있는 특별한 상태가 아니라, 결국 스스로를 얽매던 것들로부터 한 겹씩 벗어나는 과정 속에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인생의 마지막에 남는 것은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가볍게 웃을 수 있었는가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미소는 늘, 하잘것없는 것들을 비워 낸 자리에서 조용히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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