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친구가 없었다"
십 오년이 넘게 감옥생활을 하는 재벌 회장이 있다. 세상에서는 이미 잊혀진 사람이지만 한때는 삼십만명 이상의 우상같이 섬겼다. 그의 친구가 되려고 경쟁이 심했다. 그러나 그가 망하고 죄인이 되자 면회를 가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수많은 사람의 친구가 되려고 했지만 친구가 없었다.
구속된 대통령의 가족이 나의 법률사무소를 찾아온 적이 있었다. 환호하던 군중을 보면 그는 거의 신적인 존재였다. 그러나 가족의 말은 달랐다.
“장관들이고 대변인이고 비서고 모든 사람들이 도망쳤어요. 주위에 아무도 없어요. 친구도 없어요.”
대통령에게도 친구가 없는 것 같았다. 그 대통령은 불쌍했다. 구속된 또 다른 대통령이 있었다. 오랜 측근이었다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하는 걸 들었다.
“대통령 선거 운동 때 새벽에 부하였던 우리들을 불러댔어. 가도 차 한 잔 주지 않았어. 대통령이 되도 한번을 청와대에 부르지 않아. 그러더니 대통령을 그만두니까 같이 등산을 가자고 하는 거야. 가지 않았지. 수십년을 같이 근무했다는 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생각해.”
그 대통령은 자기가 인정을 심어두지 않은 면도 있었다.
사십년 가까이 변호사를 해 오면서 나락에 빠진 인간의 친구들을 보았다. 진짜 친구란 감옥에 갇혔을 때 찾아주는 사람이었다. 남들이 다 욕하고 등을 돌릴 때 혼자서 찾아오는 사람이 친구라고 정의했다. 감옥으로 찾아오는 친구 두 세 명만 있어도 그는 행복한 사람이 틀림없다.
실제로 옆에서 지켜보면 진짜 친구가 있는 사람은 드문 것 같았다. 모두들 좋은 인맥을 만들려고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쓴다. 그러나 애쓴다고 친구가 생기는 것 같지는 않았다.
끝까지 충실한 사람은 드문 것 같았다. 변호사가 되고는 어린 시절의 친구들이 가을 낙엽같이 우수수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 가난해진 어린 시절의 친구가 찾아와 일억원을 꾸어 달라고 했다. 한 달 사무실을 유지하기도 벅찰 때였다. 내가 돈을 주지 못하자 그는 더 이상 연락을 하지 않았다. 많이 섭섭했던 것 같다.
또 다른 어린시절부터의 친구가 있었다. 한밤중 그가 수사기관에서 나를 불렀다. 도저히 갈 형편이 못됐었다. 그는 자기가 불러도 오지않는 놈이 무슨 친구냐면서 원망했다. 나는 또 친구를 잃었다.
그렇게 하나하나 떠나가고 나는 겨울 나무처럼 빈가지만 남은 것 같았다. 내가 힘들 때 도와줄 친구가 하나도 없을 것 같은 불안감과 외로움이 올 때가 있었다.
얼마 전 판사와 법과대학장을 지냈던 분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그는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것 같았다.
“혼자 있다가 갑자기 몸이 아플 때 전화하면 바로 찾아와서 돌보아줄 친구가 몇 명이나 되요?”
뜬금없는 질문에 그가 잠시 생각하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없어요.”
진짜 친구란 정말 귀한 것 같다. 한 두 번 성의를 내도 계속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친구로 만들려고 한 사람치고 끝까지 충실하게 대해준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내가 바라지 않았는데 우연히 찾아온 사람이 나의 영원한 친구인 경우가 있었다.
군 검사 시절이다. 어느 날 안면있는 선배 법무장교로부터 청탁을 받았다. 어렵지 않은 사건이라 그 말을 들어주었다. 얼마 후 나는 갑자기 육군본부로 소환되어 피의자로 수사 대상이 됐다. 그 사건 처리에서 뇌물을 받았다는 정보부대의 보고가 국방부장관까지 갔다는 것이다. 나는 절벽의 바닥에 떨어졌다.
그 와중에 청탁을 했던 선배법무 장교는 자기는 개입시키지 말아 달라고 비밀리에 부탁을 했다. 그는 힘이 있는 사람이었다. 아마도 그가 돈을 받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속죄양은 나로 되어 있었다. 죽어줘야 하는 운명이었다.
그 때 상급 부대의 군검사 한 명이 적극나서서 나의 결백을 밝혀내 주었다. 나는 그 사람을 하나님이 내게 보내주신 친구라고 생각했다. 그이후 진한 우정을 서로 나누었다. 그 사람은 내가 실패했다고 해서 나를 버리지도 않고 세상 사람들이 나를 비웃고 손가락질 할 때도 나를 믿어주는 친구가 되었다.
나는 더 이상 작위적으로 인맥을 만들기 위해서 사람들 속에서 친구를 찾지 않았다. 때가 되면 하나님이 보내주는 친구 그가 진짜 우정이었다.
구속된 대통령의 가족이 나의 법률사무소를 찾아온 적이 있었다. 환호하던 군중을 보면 그는 거의 신적인 존재였다. 그러나 가족의 말은 달랐다.
“장관들이고 대변인이고 비서고 모든 사람들이 도망쳤어요. 주위에 아무도 없어요. 친구도 없어요.”
대통령에게도 친구가 없는 것 같았다. 그 대통령은 불쌍했다. 구속된 또 다른 대통령이 있었다. 오랜 측근이었다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하는 걸 들었다.
“대통령 선거 운동 때 새벽에 부하였던 우리들을 불러댔어. 가도 차 한 잔 주지 않았어. 대통령이 되도 한번을 청와대에 부르지 않아. 그러더니 대통령을 그만두니까 같이 등산을 가자고 하는 거야. 가지 않았지. 수십년을 같이 근무했다는 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생각해.”
그 대통령은 자기가 인정을 심어두지 않은 면도 있었다.
사십년 가까이 변호사를 해 오면서 나락에 빠진 인간의 친구들을 보았다. 진짜 친구란 감옥에 갇혔을 때 찾아주는 사람이었다. 남들이 다 욕하고 등을 돌릴 때 혼자서 찾아오는 사람이 친구라고 정의했다. 감옥으로 찾아오는 친구 두 세 명만 있어도 그는 행복한 사람이 틀림없다.
실제로 옆에서 지켜보면 진짜 친구가 있는 사람은 드문 것 같았다. 모두들 좋은 인맥을 만들려고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쓴다. 그러나 애쓴다고 친구가 생기는 것 같지는 않았다.
끝까지 충실한 사람은 드문 것 같았다. 변호사가 되고는 어린 시절의 친구들이 가을 낙엽같이 우수수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 가난해진 어린 시절의 친구가 찾아와 일억원을 꾸어 달라고 했다. 한 달 사무실을 유지하기도 벅찰 때였다. 내가 돈을 주지 못하자 그는 더 이상 연락을 하지 않았다. 많이 섭섭했던 것 같다.
또 다른 어린시절부터의 친구가 있었다. 한밤중 그가 수사기관에서 나를 불렀다. 도저히 갈 형편이 못됐었다. 그는 자기가 불러도 오지않는 놈이 무슨 친구냐면서 원망했다. 나는 또 친구를 잃었다.
그렇게 하나하나 떠나가고 나는 겨울 나무처럼 빈가지만 남은 것 같았다. 내가 힘들 때 도와줄 친구가 하나도 없을 것 같은 불안감과 외로움이 올 때가 있었다.
얼마 전 판사와 법과대학장을 지냈던 분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그는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것 같았다.
“혼자 있다가 갑자기 몸이 아플 때 전화하면 바로 찾아와서 돌보아줄 친구가 몇 명이나 되요?”
뜬금없는 질문에 그가 잠시 생각하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없어요.”
진짜 친구란 정말 귀한 것 같다. 한 두 번 성의를 내도 계속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친구로 만들려고 한 사람치고 끝까지 충실하게 대해준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내가 바라지 않았는데 우연히 찾아온 사람이 나의 영원한 친구인 경우가 있었다.
군 검사 시절이다. 어느 날 안면있는 선배 법무장교로부터 청탁을 받았다. 어렵지 않은 사건이라 그 말을 들어주었다. 얼마 후 나는 갑자기 육군본부로 소환되어 피의자로 수사 대상이 됐다. 그 사건 처리에서 뇌물을 받았다는 정보부대의 보고가 국방부장관까지 갔다는 것이다. 나는 절벽의 바닥에 떨어졌다.
그 와중에 청탁을 했던 선배법무 장교는 자기는 개입시키지 말아 달라고 비밀리에 부탁을 했다. 그는 힘이 있는 사람이었다. 아마도 그가 돈을 받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속죄양은 나로 되어 있었다. 죽어줘야 하는 운명이었다.
그 때 상급 부대의 군검사 한 명이 적극나서서 나의 결백을 밝혀내 주었다. 나는 그 사람을 하나님이 내게 보내주신 친구라고 생각했다. 그이후 진한 우정을 서로 나누었다. 그 사람은 내가 실패했다고 해서 나를 버리지도 않고 세상 사람들이 나를 비웃고 손가락질 할 때도 나를 믿어주는 친구가 되었다.
나는 더 이상 작위적으로 인맥을 만들기 위해서 사람들 속에서 친구를 찾지 않았다. 때가 되면 하나님이 보내주는 친구 그가 진짜 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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