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위험한 건, 간 때문이야"… 病에도 짝이 있습니다
지방간은 심장질환·복부비만은 식도염… 서울대병원 27만건 검진 분석
대장폴립은 심장병 신호, 피하지방은 천식과 관련
종합검진은 뇌·심장·간·소화기 등 신체 여러 장기 상태를 한꺼번에 체크한다.
이 때문에 어느 장기에 건강 위험 요인이 발견됐을 때, 이와 연관돼 다른 부위에도 어떤 위험 요소가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수연 교수는 "'짝짓기 연구'는 서로 다른 부위에서 질병이 나타나기 전에
위험 요인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의 '짝짓기 연구' 주요내용.
◆지방간은 심혈관질환 경고등
지방간이 심한 사람은 심장의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최대 4배 높았다.
관상동맥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으로, 이 동맥이 좁아지면 심근경색증·협심증 등이 생긴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큰 이들의 지방간은 체내 잉여 지방이 간에 쌓여 생긴 경우가 많았다.
단, 술을 많이 먹어 생기는 알코올성 지방간은 이와 연관 없다.
지방간이 심한 사람은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목 부위의 경동맥에도 동맥경화 현상이 나타나
경동맥이 좁아진 경우가 많았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의미다.
◆대장 폴립과 관상동맥질환은 형제지간
대장내시경과 심장 CT를 같은 날에 받은 사람을 분석해 보니,
대장에서 폴립이 발견된 사람은 관상동맥질환에도 문제가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폴립 환자는 심장병 발생 위험이 최대 2배 높았다. 폴립의 크기가 클수록 위험도가 올라갔다.
고지혈증·복부비만 등이 심장병은 물론 대장 폴립 발생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피하 지방은 천식
복부 비만은 배 안의 소장과 대장 사이 사이에 낀 내장 지방과 피부 밑에 쌓이는 피하 지방 때문이다.
복부 CT를 찍으면 이 둘의 양을 측정할 수 있는데,
내장 지방이 더 많은 사람은 대장 폴립 발생 위험이 3배가량 높았다. 내장 지방에서 많이 분비되는 호르몬 영향 탓이다.
반면 피하 지방이 많으면, 천식 증상이 잘 생긴다.
피부 밑 지방에서 유독 많이 분비되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천식 유발에 관여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지방이 배 안에 쌓인 이른바 '남산형 복부비만'은 폴립 위험 그룹,
뱃살이 밖에서 접히는 '삼겹살형 복부비만'은 천식 취약 그룹인 셈이다.
◆심장병과 뇌졸중은 한통속
심장 CT에서 관상동맥 벽에 딱딱한 석회물질이 침착돼 있으면
관상동맥 협착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는 심장병 발생 위험 신호다.
이런 석회화(化)가 심한 사람은 뇌졸중 발생 위험이 1.7배 정도 높았다.
이들은 뇌에 크기가 매우 작은 무(無)증상 뇌졸중 흔적이 많이 발견됐다.
심장병과 뇌졸중이 동시다발로 시작되고 있다는 의미다.
◆복부 비만과 역류성 식도염은 단짝
위 내시경도 받고, 복부 CT로 지방 양도 체크한 사람을 분석해 보니,
내장 지방이 많은 사람은 역류성 식도염 발생 위험이 60% 증가했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장의 음식물이 위로 올라가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내장 지방이 많으면 위장에 압박을 가해 음식물 역류를 증가시키고,
내장 지방 호르몬들이 위와 식도 사이를 조여주는 괄약근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른 비만'은 골다공증 신호
체중은 정상인데 배만 나온 경우를 통상적으로 '마른 비만'이라 부른다.
근육량은 적고, 체지방은 많은 경우다. 폐경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정상 체중이지만 허리둘레가 85㎝가 넘으면 척추에 골다공증이 있을 위험이 2.5배 높았다.
체중보다 과도한 체지방이 골밀도 형성에 해롭게 작용한 결과다.
☞남산형 복부비만·삼겹살형 복부비만
지방은 피부 밑에 쌓이기 시작해 점차 내장 사이에도 쌓인다.
남산형 복부비만은 소장과 대장 등 장기 주위에 끼이는 '내장지방'이 많은 비만으로,
내장지방은 동맥경화나 대장 폴립을 일으키는 물질을 분비한다.
삼겹살형 복부비만은 주로 피부 밑에 쌓이는
'피하지방'이 많은 비만으로, 피하지방은 천식을 일으키는 물질을 분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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