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3일 토요일

딸 강간 살인범 총으로 쏜 엄마

 어느 나라든 법정은 엄숙한 장소로 난동을 피울 경우 엄벌에 처해진다.


더군다나 법정에서 살인을 저질렀다면, 그것도 사적제재였다면 살아서 감옥을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렇지만 법에도 눈물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예외는 있다.

43년 전 오늘, 세상의 모든 엄마들을 울렸던 31살 엄마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 1981년 독일 북동부 뤼베크 법정에 울려 퍼진 총 소리

1981년 독일 북동부 슐레스비히 홀슈타인주 뤼베크시 지방법원에선 아동 강간살해 혐의로 기소된 클라우스 그라보스키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그라보스키는 1980년 11월 25일, 7살짜리 소녀 안나를 납치해 강간하고 무참히 살해한 뒤 강가에 버린 혐의로 재판정에 섰다.

바바리 코트 차림을 한 안나의 엄마 마리안 바흐마이어(당시 31세)는 방청석에서 그라보스키가 출석하는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라보스키가 심문에 답하기 위해 증인석으로 가 자리를 잡자 바흐마이어는 갑자기 일어서 코트 속에 감춰 놓고 있었던 베레타 38구경 권총을 빼내 들고 그라보스키를 향해 난사했다.

8발의 총알 중 7발을 맞은 그라보스키는 즉사했고 바흐마이어는 '이제 내가 할 일은 다 마쳤다'는 등 순순히 체포에 응했다.

◇ 배심원단 살인죄 기소의견…검찰, 과실취사 및 불법무기로만 기소

이 사건을 즉시 독일과 세계로 알려졌고 독일 내에서 '악마를 죽였을 뿐이다'라는 동정론이 크게 일었다.

하지만 배심원단은 '신성한 법정에서 살인'이라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다며 '살인죄 기소' 의견을 냈다.

바흐마이어가 범행에 이르게 된 경우, '죄가 없다'는 여론 압박에 고민하던 검찰은 살인죄보다 훨씬 형량이 낮은 과실치사 및 불법무기 소지죄로 기소했다.
딸 안나와 다정한 한때를 보내고 있는 마리안 바흐마이어(왼쪽)와 안나를 강간하고 죽인 그라보스키. 
◇ 재판부도 징역 6년으로 선처, 4년 후 가석방

재판부도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 바흐마이어에게 징역 6년 형을 내렸다.

4년 후 가석방된 바흐마이어는 쏟아지는 이목을 피해 이탈리아 팔레르모로 이주해 10년을 살았다.

그러다가 췌장암 판정을 받고 1995년 독일로 돌아온 바흐마이어는 1996년 46살의 나이로 사망했다. 가족들은 "딸의 옆에 묻어 달라"는 그녀의 유언에 따라 딸 옆에 그녀의 자리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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