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4일 금요일

남은 세월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

 

나이가 들면 삶의 선택지는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더 단순해지고 더 명확해진다. 젊을 때는 해야 할 일, 이루어야 할 목표, 남에게 보여야 할 체면이 많았다. 하지만 황혼의 문턱을 넘으면 그런 것들은 거의 다 의미를 잃는다.

결국 남은 세월은 핑계 없이, 남 탓 없이, 내 몫으로 받아들이며 사는 시간이다.

나머지 세월, 맥싱 인생(Maxing Life)

맥싱 인생(Maxing Life)—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대치를 끌어내는 삶 

누군가 내게 "남은 세월, 무얼 하며 살겠느냐" 묻는다면, 나는 화려한 답을 내놓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사업을 벌이겠다거나, 아직 이루지 못한 큰 꿈을 좇겠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 대신 이렇게 말하고 싶다. "지금 붙들고 있는 것들을, 더 깊이 누리며 살겠다."

하루를 선물로 받는 일

젊었을 때는 하루가 다음 하루를 위한 준비였다. 오늘의 수고는 내일의 결실을 위한 것이었고, 시선은 늘 앞을 향해 있었다. 그러나 여든을 넘긴 지금, 하루는 그 자체로 완성이다. 어제 세상을 떠난 이들이 그토록 살고 싶어했던 바로 그 하루가 오늘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아침에 눈을 뜨는 일부터가 이미 과분한 선물임을 깨닫는다. 두 다리로 걸을 수 있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나는 이미 부자다.

그래서 나는 매일 아침, 크지 않아도 좋으니 한 걸음 나아가겠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인생은 완성이 아니라 유지 보수에 가깝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화려하게 마무리 짓는 것이 아니라, 작은 습관과 작은 관계와 작은 기쁨을 흔들림 없이 지켜내는 일—그것이 노년의 진짜 과업이다.

몸을 돌보고, 마음을 다스리는 일

적당히 움직이고, 충분히 쉬고, 골고루 먹는 것. 단순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이 원칙을 나는 남은 세월의 첫 번째 실천 과제로 삼는다. 사람도 자동차처럼 쉼 없이 달릴 수는 없는 법이라, 스스로에게 멈춤을 허락하는 것 역시 게으름이 아니라 지혜임을 배웠다.

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마음의 평정이다. 이 나이가 되어 보니, 큰 목표보다 하루하루의 기분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는 것을 절감한다. 감정이 앞서면 관계에서도 주도권을 잃는다. 그래서 매사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애쓴다. 모든 말에 반응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설득하려 하지 않으며, 나를 존중하지 않는 인연에는 애써 힘을 쏟지 않는다. 이것이 나이가 내게 가르쳐 준 처세다.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다하는 일

평생을 함께한 아내와 일주일에 두세 번 필드를 걷는 시간, 그것이 내 노년의 가장 확실한 즐거움이다. 함께 걷고, 함께 웃고, 지나온 세월을 이야기하는 그 시간들이 어떤 성취보다 값지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자식들은 저마다의 가정을 이루어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고, 손주들도 제 몫을 다하며 자라주었다. 더 바랄 것이 있다면, 그저 그들이 흔들림 없이 자기 삶을 지켜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뿐이다. 형제들과의 관계에 아쉬움이 남아 있음을 모르지 않지만, 억지로 붙잡기보다는 헐거운 끈으로, 다만 끊어지지 않을 만큼만 이어가려 한다. 모든 관계에 똑같은 정성을 쏟을 수는 없다는 것, 그것이 인간의 한계이자 지혜로운 선택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작지만 확실한 즐거움들

거창한 계획 대신, 나는 작은 즐거움을 세심히 챙기려 한다. 모락 모락 피어나는 향기로운 모닝 커피 한 잔, 계절이 바뀌는 것을 알아채는 산책,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사소한 대화. 젊어서는 하찮게 여겼을 이런 순간들이 지금은 하루를 지탱하는 기둥이 되었다.

맺으며

결국 나는 "맥싱 인생"을 살고자 한다—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대치를 끌어내며 사는 삶. 남은 세월이 길든 짧든, 나는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 헤매지 않을 것이다. 대신 건강과 아내와 자식들, 그리고 오늘이라는 선물에 더 깊이, 더 온전히 감사하며 살아가고자 한다. 그것이 내가 나이 들어가며 도달한, 가장 현실적이고도 가장 정직한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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