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외교 참사’로 규정해 외교장관 해임 건의안을 일방 처리한 더불어민주당이 30일 윤 대통령을 겨냥해 “해임 건의안을 묵살하면 국민 분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순방에 아쉬운 점이 있다. 특히 대통령 사담(私談)이 방송 카메라에 찍혀 논란을 빚었다. 방한 중이던 미국 부통령은 이 논란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외교적 수사였다 해도 진짜 외교 참사라면 이렇게 말하겠나. 영국 여왕 조문 논란도 장례식에 참석하면 예를 다한 것이다. 관 앞에서 헌화하지 못한 나라가 많지만 이를 정치 쟁점화한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바이든 미 대통령과 만난 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한국을 예외로 두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실제 국익과 관련한 성과다. 민주당이 제기하는 문제는 국익과 관련된 실질 문제가 아니라 대중의 관심을 자극하는 가십성 얘기들이다.
민주당의 ‘외교 참사’ 주장은 내로남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외교 참사는 지난 5년간 벌어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3박 4일 방중 당시 10끼 중 8끼를 혼자 먹었다. 있을 수 없는 국가 수치다. 한국 대통령을 불러 망신 주고 길들이려는 중국 의도에 그대로 따라갔다. 2018년 유럽 순방 땐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에게 “대북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고 했다가 “비핵화 때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정반대 면박을 들었다. 우방국을 상대하는 정상 외교에선 상상도 못 할 대형 사고다. 이듬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는 제재 위반 사례를 소개한 연례 보고서에 문 전 대통령이 김정은과 벤츠 리무진에 나란히 탄 사진을 실었다. 유엔 회원국 대통령이 제재 위반 현행범으로 지목된 것도 초유의 일이다. 2019년 일본과의 맺은 정보 교환 협정 파기 결정 후 “미국도 이해했다”고 했는데 미국 정부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한미 사이에서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또 2018년 12월 비행 일정까지 바꿔가며 체코에 갔는데 정작 그 나라 정상은 해외 순방 중이었다. 문 전 대통령이 받기로 돼 있다던 카자흐스탄 정부 훈장 수여가 돌연 취소되고, 국빈 방문한 말레이시아에서 인도네시아어로 인사하고, 브뤼셀 아셈 회의장에서 단체 사진 촬영을 놓친 것 등은 작은 일에 속한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욕설하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는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 대표가 욕설에 대해 말할 수 있나. 무엇이든 지나치면 모자라느니만 못하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