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20일 화요일

마피아가 된 한국정치?

 🔹️마피아가 된 한국정치?

(구월환전세계일보 주필)


Modern Mob

공천•돈 어우러진 이권카르텔

국민은 정치 뒷골목 몰라

명예만 남기고 먹을 것은 다 치워야.

지금 한국정치는 국민기대와 상식에서 너무 멀리 나갔다. 정치불만은 세계 어디서나 있는 것이지만 명색이 선진국인 나라에서 이런 정치는 잘못돼도 정도 문제지, 심하게 말하자면 이건 정치도 아니다.

당장 최대 현안인 대장동사건만 하더라도 수천억의 특혜가 눈앞에서 왔다갔다 했는데 1원도 안먹었다는 식으로 얘기해도 되는 것이 현실이다. 국회 다수당 소속의원들이 이런 말을 믿고 열렬히 지지하고 있으니 후대의 역사는 어떻게 기록할지 궁금하다.

당장 최근의 뉴스만 하더라도 사람들이 죽는다고 아우성치는데 경찰은 꼼짝도 안했다든지, 국민의 피같은 세월호 지원금이 김정은 신년사 학습이나 가족 여행비에 쓰였다든지, 국민세금이 시민단체에 용돈처럼 지급되었다든지, 수천억 대장동 부패-1조6천억 라임펀드의 수사지연, 연간 3조원 흑자기업이었던 한국전력이 무려 30조원의 적자에 직면했다든지, 문재인 청와대비서관과 윤미향관련 재판들이 몇년 씩 끌고 있다든지, 국회는 행정부가 제안한 법률안을 하나도 처리하지 않고 있다든지......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운 부패 -비리-비능률-엉터리 재판등이 방치되고 국가발전이나 국민행복이 내팽개쳐져도 무사히 지나가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것은 국민대표자인 국회의원들이 권력에 취해 배부른 사냥개처럼 한눈을 팔며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만약 수백년씩이나 왕권과 싸워서 민주주의를 쟁취한 선진국에서 이런 식으로 엉망진창인 정치를 한다면 그런 국회는 벌써 성난 군중에게 점령을 당하든지 무슨 수가 났을 것이다.

국민들은 정치얘기, 시국얘기만 나오면 긴 한숨을 쉬며 묻는다. “정치가 왜 이렇지요? 이게 이해가 됩니까?”라고 묻는다. 필자가 정치부기자를 해서 그런지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질문은 간절한데 뭐라고 대답하기가 어렵다. 정치얘기가 나오면 대개 절망적인 탄식과 함께 지독한 욕설 한마디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럼 우리 정치가 왜 이렇게 불만과 원망의 대상이 되었고 대책이 없을까?

다 얘기하자면 책을 한권 써도 부족할 것이다. 그러나 단적으로 그 원인을 따진다면 공천과 돈 때문이다.

한국식 공천은 정당의 당권을 쥔 사람이 임명하는거나 마찬가지다. 무슨 평가를 한다,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엄격하고 공정하게 심사한다는 등 말은 하지만 결국은 당대표가 비토하는 사람이 공천받기는 어렵다. 공천위원도 당대표나 극소수의 실력자들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정치인은 파블로프의 개처럼 공천권자의 손안에 들어있는 '공천사탕'만 보고 꼬리치기 바쁘지 주권자는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90년대부터 지방자치제가 실시되어 시도지사,시장,군수,시도의원,구-시-군의원을 뽑는 직접선거가 생기면서 국회의원들의 권력과 지위도 엄청 세졌다.

지자체 선거직은 전국적으로 총 4103명, 지역구의원 1인당 평균 16명이다. 이 숫자가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 시도지사 17명을 빼고 나머지는 공천과정에서 해당지역 국회의원이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지역구의원은 특히 3800명에 이르는 지방의원들의 상전이다. 이들 사이에는 내밀한 거래관계가 있다. '공짜점심은없다'는 말은 인간세상의 이치다.

그러나 그 진실은 대부분 극비다. 그리고 매우 불편한 진실이다. 극비사항은 노출되지 않고 만약에 노출되더라도 최상부는 다치지 않도록 완벽한 법적 도피로를 마련해 놓는다.

국민들은 이런 정치의 뒷골목을 알길이 없다. 정당보스는 국회의원 공천권을, 국회의원은 지자체 공천권을 무기로 서로 결속하고 상부상조하는 것이 한국정치의 기본구조다.

이런 정치공동체가 시민단체, 노조, 언론, 때로는 기업과 조폭까지 연대하고 결합하는 거대하고도 강고한 카르텔을 형성해가고 있는 것이 한국정치의 현주소다. 어지간한 대통령권력도 손대기 어렵다. 우리 속담대로 '알면서 죽는 해수병(심한 기침병)'이 되었다.

정치공동체-이익공동체-권력공동체가 나라를 말아먹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상층부는 크게 먹고 하층부는 적게 먹는 차이다. 빨대를 꽂고 빨아먹기도 하고 통째로 갈라먹기도 한다. 차떼기는 아날로그시대의 고전이고 지금은 대장동처럼 귀신 뺨치게 해먹는다.

그런 정치, 그런 권력이 너무 좋기 때문에 그 속에 들어가면 좀처럼 나오기도 어렵다. 이것은 술담배보다도 훨씬 끊기 어려운 중독증이다.

이런 권력중독은 국민들의 무관심속에 너무 오래 방치한 결과 멋대로 변형되어 이제는 흡사 마피아같은 거대한 기형으로 구조화됐다.

한국의 정치문화에서 돈의 위력도 변치 않을 것이다. 속담에 돈이면 귀신도 부린다고 했다. 선거공영제와 정당국고 보조금제가 있지만 돈이 싫다는 정치인은 없다.

대장동이나 위례신도시, 다른 여사한 곳에서 생긴 수백 수천억원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새빨간 거짓말이 될 것이다.

이런 저런 해답들을 주장하지만 그때 뿐이고 결국은 탁상공론으로 끝난다.

답은 하나다.

금배지를 차도 먹을것이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바퀴벌레가 꼬이면 제일 먼저 먹잇감을 치우는 것이 최상책이다. 먹을 것은 없고 고귀한 의무만 남기면 다 도망가려고 할 것이다. 지금처럼 권력의 꿀단지를 그대로 놓아두는 한, 한국정치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오직 '명예' 하나만 남기고 권력과 먹을 것을 다 치워버린다면 진정한 정치봉사자들이 나올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명예를 중시하는 양심파들이 많이 있다.

언제까지 우리 정치를 바퀴벌레와 기생충에게 맡길 것인가. 더 늦기 전에, 악화가 양화를 몰아내는 정치의 바퀴를 멈출 때가 되었다!

(전 관훈클럽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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