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보'만 걸어도 사망위험 15% 감소...8월 유럽예방심장학저널
하루에 얼마를 걸어야 건강에 좋은가? '만보'가 대중적인 조언이자 목표치다. 하지만 최신연구 결과에 따르면 훨씬 적은 걸음으로도 심혈관 관련 사망률을 줄이고, 수명연장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는 하루에 4000보만 걸어도 충분하며, 심지어 천보나 500보를 걸어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8월 9일 유럽예방심장학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에 발표된 가장 최근 연구는 총 226,889명의 참가자가 참여한 17개 연구의 데이터를 조사해 걸음수와 사망위험감소 사이의 상관관계를 밝혔다.
연구는 4,000보만 걸어도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크게 감소하고, 2,500보만 걸어도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줄어들기 시작한다고 밝혔다.
심지어 매일 500보만 걸어도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을 7% 감소하고, 1,000보는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위험을 15%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걸음수 증가와 사망위험감소. 그래픽=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gy 제공
움직이지 않고, 앉아서 생활방식...21세기 병
21세기 들어서, 앉아서 생활하는 생활방식이 대폭 늘었다. 그로 인한 질병과 사망률 또한 비례해 증가했다. 이를 ‘21세기의 질병’이라고 한다. 걷기와 움직임이 없어져 생긴 병이다. 더군다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걷기는 급감했다. 현재는 팬데믹에서 벗어난 상태지만 이전의 걷기 활동량을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후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활동 감소는, 특히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사람들과 팬데믹 동안 정신 건강이 악화한 계층에서 두드러진다.
인류는 직립보행을 함으로써 진화적인 이점을 얻었다. 양손을 쓰게 되면서 효율적인 이동이 가능했고, 장거리 이동이 가능해졌다. 시야가 높아졌으며, 입을 자유롭게 사용하게 되면서 다양한 음성으로 소통을 가능케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뇌발전과 그에 따른 지능의 발달이었다.
물론 나쁜 점도 있었다. 가장 큰 것은 배고픔과 에너지 소모다. 네 발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며, 근육과 뼈에도 더 큰 부담이 가해지기 때문에 더 많은 식량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 진화적 단점도 현대의 비만증엔 장점이다.
걷지 않으면, 직립보행의 이점 사라져
인류가 다양한 문명의 혜택으로 걷지 않게 될 경우, 직립보행의 이점은 점차 사라진다. 뇌 자극이 줄어들어 인지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에너지 소모가 없어져 대사감소로 체중이 늘 것이다.
그에 따른 결과는 크게 비만, 심혈관질환, 근육약화, 뼈 밀도 감소, 척수손상, 체력저하 그리고 정신건강의 문제로 이어진다.
하루 4000보만 걸어도…알츠하이머병 예방 충분
미국 캐나다 공동 연구 결과를 보면 하루에 4000보만 걸어도 뇌 건강을 유지하고 치매의 일종인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걷기 운동은 기억과 학습에 관여하는 중요한 뇌 영역을 강화해 치매 위험을 줄인다.
걷기, 달리기 등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이런 중요한 영역의 뇌 부피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자기공명영상(MRI) 스캔을 통해 1만명 이상의 뇌를 조사했다.
그 결과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은 정보 처리에 필수적인 회백질과 다양한 뇌 영역을 연결하는 백질이 더 뚜렷하게 발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억의 핵심 영역인 해마도 운동하는 사람에게서 더 두드러졌다.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태평양 신경과학연구소 데이비드 메릴 박사(뇌건강센터 소장)는 “흔히 권장하는 1만보 걷기보다 훨씬 적은 걸음 수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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