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28일 토요일

쉽게 배우는 서양식 테이블 매너

 레스토랑에 갈 때마다 늘 헷갈리는 테이블 매너. 도구 사용법 신경 쓰랴, 체면치레하느랴 정작 음식에 집중 못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미리 알아두면 한결 여유로운 식사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기본적인 테이블 매너를 소개한다.


1 와인잔

종류별로 미리 세팅되어 있는 정찬일수록 더욱 헷갈리는 와인잔. 이때 테이블 위 잔이 3개가 놓여 있을 경우 가장 작은 잔이 물, 중간 크기의 잔이 화이트 와인, 가장 크고 퉁퉁한 잔이 바로 레드 와인을 위한 것이다. 웨이터가 와인을 따를 때는 잔을 잡지 않는 것이 매너다. 하지만 양손이나 한 손으로 술을 받는 한국의 정서상 와인잔 받침에 가볍게 손을 얹고 목례나 미소를 짓는 정도는 무방하다. 와인을 마실 때는 온도에 민감한 와인의 특성을 고려해 볼록한 잔 말고 엄지와 검지 그리고 중지로 와인 다리의 중간을 잡는 것이 좋다. 건배를 할 때에는 잔을 45도로 기울여 흉내만 낼 정도로 살짝 부딪힌다.

2 빵 접시와 버터 나이프

여러 명이 앉는 정찬 테이블일수록 더욱 헷갈리는 것이 바로 식전 빵과 잔의 위치. 혹 실수로 옆 사람의 것을 먹을까 노심초사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때는 '좌빵우물'이라는 공식을 기억한다. 중앙 접시를 기준으로 왼쪽에 있는 것이 빵 접시, 오른쪽에 있는 것이 본인의 잔이다. 빵은 손으로 한입 크기로 뜯어 먹고 버터 나이프는 버터를 바르는 용도로만 사용한다.

3 냅킨

옷의 오염을 막고 입가에 묻은 음식물을 닦는 용도의 냅킨. 엎지른 물이나 젖은 손과 립스틱을 닦는 데 사용하지 않는다. 일행이 모두 자리에 앉으면 턱받이마냥 목에 걸지 않고 무릎 위에 펼친다. 식사 중 자리에서 일어날 때는 의자 등받이에 걸어둔다. 식사를 마쳤을 땐 되도록이면 고이 접어 테이블 위에 올려두는 게 좋은데 이는 식사와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나타낸다.

4 커트러리

접시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커트러리부터 사용하면 된다. 즉 왼쪽 가장 바깥쪽의 나이프는 샐러드용, 오른쪽 가장 바깥쪽의 스푼은 수프용이다. 접시와 가장 가까운 안쪽의 포크와 나이프는 코스의 메인 요리인 스테이크를 위한 것. 포크는 왼손으로, 나이프는 오른손으로 잡는데 왼손잡이의 경우 방향이 바뀌어도 무방하다. 식사 중간에는 포크는 오후 8시, 나이프는 오후 4시 방향, 즉 '八' 모양으로 내려놓는다. 음식을 다 먹은 후에는 포크와 나이프를 가지런히 모아서 오후 4시 방향으로 놓는다. 커트러리를 떨어뜨렸을 때는 직접 줍지 않고 웨이터를 부른다. 메인 접시 윗부분에 가로로 놓인 것은 코스의 대미를 장식하는 디저트용 포크와 스푼이다. 식전 빵에 바르는 버터 나이프로 착각하지 않는다.

5 코스별 식사법

수프는 몸의 앞에서 바깥쪽으로 떠먹는 영국식이 보편적인 에티켓. 남은 수프는 몸에 가까운 쪽의 수프 볼을 살짝 들어올려 반대쪽의 끝에 모이게 한 다음 다시 몸의 앞에서 바깥쪽으로 떠먹는다. 스테이크는 육즙이 빠지므로 먹을 때마다 잘라 먹는다. 감자, 고구마 등의 부드러운 가니시는 포크로 으깨면 훨씬 먹기 편하다.

그 외

단정한 옷차림이 무난한데 호텔이나 파인 다이닝, 즉 정통 레스토랑일수록 좀 더 격식을 갖추는 것이 좋다. 이때 짙은 화장과 향수는 다른 손님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으니 삼간다. 레스토랑에 들어서면 빈자리를 찾아 무턱대고 앉지 않는다. 반드시 웨이터의 안내를 받아 착석하고 만약 안내한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새로운 자리를 요청해도 된다. 상대방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대각선으로 앉아도 무방하다. 코트는 의자에 걸어두는 대신 웨이터에게 보관을 부탁하고 핸드백은 등과 의자 사이에 놓는다.

에디터 이경현 | 포토그래퍼 안종환 | 어시스턴트 권민지

서양식 테이블 매너


테이블 매너의 시작, 예약

테이블 매너를 우리말로 해석하면 ‘식탁에서 갖추어야 하는 예의’가 된다. 단순히 식탁에서 음식을 먹는 예절만 가리키는 게 아니다. 식당 예약에서부터 레스토랑을 나갈 때까지, 식사와 관련된 모든 절차에 관한 매너를 가리킨다.

레스토랑을 방문할 때엔 기본적인 매너가 필요하다. 사전 예약은 기본이다. 예약할 때는 시간과 날짜, 이름과 연락처, 참석자 수, 앉고 싶은 자리 등을 미리 일러준다. 방문 당일, 의상은 편안하게 입되 분위기에 맞는 옷을 갖춰 입어야 한다. 완벽한 정장은 아니더라도 단정한 옷차림을 해 최소한의 예의는 갖춘다. 고급 식당이라면 넥타이를 매지 않은 노타이 복장이나 운동복 차림이면 입장을 거절당할 수 있다. 외투·모자 등의 소지품은 의자 아래에 두거나 카운터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해 보관소에 맡긴다.

자리로 입장할 때는 ‘숙녀 우선(Lady first)’ 원칙을 지킨다. 남녀가 같이 들어갈 때는 여성이 앞서고 남성이 서너 걸음 떨어져서 뒤따르는 것이 좋다. 옷을 보관할 장소가 따로 없는 식당이라면 자리에 앉을 때 의자 등받이에서 거리를 살짝 띄워 앉고, 나의 등과 등받이 사이 공간에 가방이나 외투를 잘 개어 넣는다.


냅킨으로 종업원에게 힌트를

식사 중 매너에서 중요한 도구가 냅킨과 포크, 나이프다. 일행이 모두 자리에 앉으면 냅킨을 무릎 위에 펼친다. 식사 중에는 냅킨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잠깐 자리를 비울 때는 의자에 둔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냅킨을 잘 접어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냅킨이 식사의 진행 여부를 종업원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포크와 나이프의 사용법도 중요하다. 코스에 따라 대개 각각 3개씩 놓이는데 바깥쪽에 놓인 것부터 순서대로 사용하는 게 정석이다. 나이프는 오른손, 포크는 왼손에 잡는다. 고기를 자를 때는 포크와 나이프가 서로 직각이 되도록 하며 팔꿈치를 벌리지 않고 손목만 움직여서 자른다. 옆 사람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다.

식사 중이면 나이프와 포크를 접시 위에 교차해 놓는다. 포크는 항상 엎은 상태로 접시에 올려놓는다. 나이프는 항상 칼날이 자기 몸쪽을 향하게 두어야 한다. 칼날이나 포크의 날이 함께 식사하는 상대방을 위협하는 느낌을 주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화장실을 가거나 전화를 받기 위해 잠깐 자리를 비울 때에는 접시 위에 포크와 나이프를 팔자모양으로 놓는다. 시계 바늘의 ‘4시 40분’ 모양이 되도록 두면 된다. 식사를 마친 접시는 포크와 나이프의 손잡이가 모두 ‘4시’ 방향을 향하도록 가지런히 접시 위에 놓는다.


에피타이저부터 후식까지

코스요리는 ‘에피타이저(전채)→스프→빵→샐러드→메인디시(주식·main dish)→디저트(후식)→커피 또는 차’의 순서로 구성된다. 에피타이저는 식욕을 돋우기 위해 나오는 음식으로 양이 적다. 빵의 기능은 혀에 남아있는 음식의 맛을 닦아내 다음 요리의 맛을 잘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때문에 음식이 나오는 사이사이에 손으로 먹을 만큼만 떼어 먹는다. 서양에서는 빵을 예수의 몸이라고 생각해 나이프로 잘라서 먹지 않고 손으로 뜯어먹는 경향이 남아 있다.

육류 요리 중 가장 대표적인 스테이크의 굽기 정도는 5가지가 있다. 레어, 미디엄 레어, 미디엄, 미디엄 웰던, 웰던 순으로 웰던이 가장 바짝 익힌 것이며 주문할 때 취향에 따라 고른다. 고기를 먹을 때는 왼손에 잡은 포크로 고기를 고정시킨 후 나이프로 잘라 바깥쪽에서부터 안쪽으로,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잘라가며 먹는다. 생선요리는 위쪽부터 먹는다. 위쪽을 다 먹은 후 생선을 뒤집는 건 매너가 아니다. 뒤집지 않고 뼈를 발라낸 뒤, 그 상태에서 조금씩 잘라가며 먹는다. 발라낸 뼈는 접시 가장자리에 놓는다.

식사 중 대화도 중요

식사 중의 에티켓도 중요하다. 이야기하면서 식사한다 해도 음식을 입에 가득 넣고 말을 해선 안된다. 자신의 포크로 다른 사람 접시의 요리를 가져다 먹는 것은 금기에 속한다. 빵을 손으로 집어먹기 때문에, 식사 중에는 손으로 귀나 코, 머리 등을 만지거나 긁지 않는 것도 신경쓸 부분이다.

동양과 서양의 테이블 매너는 다른 부분이 많다. 우리나라는 식사 시간에 말을 하면 예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지적받지만, 서양에서는 식사시간이 사교의 장이기도 하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분위기를 띄우는 것이 예의다. 우리의 식사 예절과는 반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식사 예절 역시 서양식 못지않게 까다롭고 복잡한 것도 사실이다.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가 신하들을 괴롭히기 위해 일부러 까다로운 테이블 매너를 만들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이후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현재와 같은 테이블 매너로 다듬어 보급했다고 알려져 있다

백수정 올림픽파크텔 지배인 미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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