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11일 수요일

오늘도 보고싶은 사람들과 술한잔 하는날 되시길

 #탁주 한 잔'



​

“죽은 후 #천추만세까지

이름이 전해지는것 보다는 #살아생전에 탁주 한잔만 못하다”

​

(死後千秋萬歲之名

不如生時濁酒一杯)

​

​

사후의 세계보다

살아생전이 더

소중하다는 뜻이다.

​

고려의 대문호

#이규보 (李奎報)가

아들과 조카에게 준

시(示子姪)를 보면 노인의 애틋한 소망이 그려져 있다.

​

죽은 후 자손들이

철따라 무덤을 찾아와

절을 한들 죽은 자에게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으며,

​

세월이 흘러 백여 년이 지나

#가묘(家廟, 祠堂)에서도

멀어지면 어느 후손이

찾아와 성묘하고 돌볼 것이냐고 반문했다.

​

찾아오는 후손 하나 없고

무덤이 황폐화되어

초목이 무성하니,

​

산 짐승들의 놀이터가

되어 곰이 와서 울고

무덤 뒤에는 외뿔소가

울부짖고 있을 것이

자명하다고 했다.

​

산에는 고금의 무덤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지만,

넋이 있는 지 없는 지

누구도 알 수 없다고

탄식하여 #사후세계를

연연하지 않았다.

​

이어서 자식들에게

바라는 소망을 다음과

같이 그렸다.

​

♡“조용히 앉아서

혼자 생각해 보니(靜坐自思量)

살아생전 한 잔 술로

목을 축이는 것만 못하네

(不若生前一杯濡)

​

내가 아들과 조카들에게

말하노니

(我口爲向子姪噵)

이 늙은이가 너희를

괴롭힐 날 얼마나 되겠는가

(吾老何嘗溷汝久)

​

꼭 고기 안주 놓으려 말고

(不必繫鮮爲)

술상이나 부지런히

차려다 주렴

(但可勤置酒)”

​

조용히 생각해 보니

사후의 일보다

살아 있을 때의 삶이

더욱 소중함을 깨닫고

​

자손들에게 한잔 술로

목이나 축이게 부지런히 술상을 차려주는 것이

효도라고 했다.

​

자신은 이제 서산에 지는

태양과 같은 신세인지라

자손들을 괴롭힐 날이

얼마나 되겠느냐면서,

​

힘들게 고기 안주

장만하려 하지 말고

나물 안주와 탁주라도 좋으니,

날마다 술상을 차려

달라고 쓸쓸하게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

만년의 이규보가

간절하게 바란 것은

쌀밥에 고기반찬의

진수성찬도 아니요

부귀공명도 아니며 

불로장생도 아니다.

​

다만 자식들이

살아생전에 목이나 축이게

술상이나 부지런히 차려다 주는것뿐이었다.

​

이 얼마나 소박한 노인의

꿈인가? 비록 탁주일망정

떨어지지  않고 항시 마시고 싶다는

소망이 눈물겹다.

​

이 시가 우리의 가슴을

아리게 하는 것은

노인들의 한과 서러움이

진하게 묻어 있고

꾸밈없는 소망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

이러한 #비원(悲願)은

시인만의 것이 아니다.

이 땅에 사는 모든

노인들의 소망이기도 하다.

​

아! 요즘 세상에 어느 자식이

이 소망을

들어 줄 것인가?

​

사후의 효보다 생시의

효가 진정한 효이다.

​

 오늘도 보고싶은 사람들과

#술한잔 하는날 되시길~

​

옮긴글 ㅡ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