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6일 일요일
소리 없는 시력 도둑, 녹내장 피하려면 ‘이 습관’ 멀리해야
녹내장은소리 없이 시력을 훔쳐 가는 대표적인 안과 질환입니다. 시신경이 서서히 손상되어 실명에 이를 수 있지만,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흔히 안압이 높으면 녹내장이라고 생각하지만, 안압이 정상 범위에 있어도 녹내장이 발생하거나 악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압은 하루 중에도 계속 변동하는 살아있는 수치입니다. 우리가 어떤 자세를 취하고, 어떻게 호흡하며, 무엇을 먹고 마시는지에 따라 안압은 끊임없이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녹내장 관리는 단순히 안압약을 넣는 것을 넘어, 일상생활 속 습관을 돌아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생활 습관이 안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래 O/X 퀴즈를 통해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1.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 녹내장을 악화시킬 수 있다? 정답은 'O'입니다. 많은 연구에서 옆으로 누워 잘 때 아래쪽에 위치한 눈의 안압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녹내장 환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시력이 더 나쁜 쪽 눈을 아래로 하고 자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습관적으로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가 시야 손실 및 망막 신경섬유층 두께 감소와 연관이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는 옆으로 누울 때 머리 쪽으로 체액이 이동하고 안구 주변 정맥의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녹내장 환자라면 천장을 보고 바로 눕는 자세를 권장하며, 머리를 15~30도 정도 높게 하고 자면 야간 안압 상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 건강에 좋은 요가, 모든 자세가 눈 건강에도 좋다? 정답은 'X'입니다. 요가는 심신 안정과 건강 증진에 좋은 운동이지만, 특정 자세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머리를 아래로 향하는 자세, 예를 들어 물구나무서기와 같은 동작은 안압을 일시적으로 두 배 가까이 높일 수 있습니다. 안압은 자세를 바로 하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지만, 이러한 급격한 안압 상승이 반복될 경우 시신경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안압이 높거나 녹내장 진단을 받은 환자라면 머리가 심장보다 낮아지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3. 힘을 쓰는 근력 운동은 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정답은 'X'입니다. 운동의 종류에 따라 안압에 미치는 영향은 다릅니다. 걷기나 조깅 같은 유산소 운동은 운동 직후 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무거운 기구를 드는 근력 운동은 반대로 안압을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숨을 참고 복압을 높이는 '발살바 호흡'을 할 때 안압이 일시적으로 10~15mmHg까지 상승할 수 있습니다. 기침, 재채기, 무거운 물건 들기 등 일상에서 힘을 주는 순간에도 안압은 상승합니다. 따라서 녹내장 환자는 근력 운동 시 숨을 참지 말고, 자연스럽게 호흡을 유지하며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커피를 마시면 안압이 올라간다? 정답은 'O'에 가깝습니다. 관련 연구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카페인 섭취는 정상인에게는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녹내장이나 고안압증 환자의 안압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잔의 커피(카페인 약 182mg)가 안압을 약 1mmHg 정도 일시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는데, 이 정도 변화가 녹내장 발생이나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녹내장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 카페인을 섭취할 경우 녹내장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와 하루 3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녹내장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따라서 녹내장 위험군이라면 커피 섭취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의 일상 속 작은 습관들은 알게 모르게 안압에 영향을 미칩니다. 물론 이러한 생활 습관으로 인한 안압 변화는 대부분 일시적이며, 특정 행동이 녹내장 발생이나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녹내장 관리에 있어 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인 만큼, 안압을 높일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들을 인지하고 이를 피하려는 노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더불어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소중한 눈 건강을 지켜나가시기를 바랍니다. 글= 김영국 서울대 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안과)
피드 구독하기:
댓글 (At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