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8일 목요일

마음이 청춘이면 몸도 청춘

 

인간은 움직이지 않으면 쉽게 노화된다. 인간의 수명이 얼마나 되는가? 하는 논리는
예로부터 있어 왔다. 
성경에는 수명이 120세로 나온다(창세기 6장 3절). 현대 의학
자들도 비슷하게 125세까지로 보고 있는 것 같다.

통계청에서도 현재 65세를 넘은 사람의 평균 수명이 91세라고 발표한 것을 보면,
인생 칠십은 옛말이고, 인생 백세 시대가 온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연세대
명예교수 김형석 박사는 인생의 황금기를 60~75세까지로 보았다. 적어도 60은 되
어야 자신을 돌아 볼 줄 아는, 즉 철이 드는 나이로 철들고부터 15년 정도가 황금기
라는 것이다.


요즘은 또 '인생 백년 사계절설' 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25세까지 봄, 50세까
지 여름, 75세까지 가을, 100세까지가 겨울이란 것이다. 이에 따르면 70세 노인은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만추 쯤이 되고 80세 노인은 초겨울에 접어든 어르신이 된다.

 
동양과 같은 회갑 개념이 없는 서양에서는 대체로 노인의 기준을 75세로 보는 것 같
다. 그
들은 65세~75세까지를 'young old' 또는 'active retirement(활동적 은퇴
기)'라고 부른다. 사회생활을 하기에 충분한 연령이라는 것이다.


장수가 축복이냐 재앙이냐 하지만, 그래도 모두가 오래 살기를 바라니 축복일 수 밖
에 없다. 그런데 과거의 노인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가정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시대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러나 이러한 육체적 연령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정신
적인 젊음일 것이다.

유대계 미국 시인인 사무엘 울만은 일찍이 그의 유명한 시, 청춘'(Youth)'에서 이렇
게 노래했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때로는 20세 청년보다
도 70세 노년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더해 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상과 열정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

 
96세로 타계한 세계적인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타계 직전까지 강연과 집필을 계
속했다. 
페루의 민속사를 읽고 있으면서, 아직도 공부하시냐고 묻는 젊은이들에게
'인간은 호기심을 잃는 순간 늙는다.'는 유명한 말을 했다.


금년 80세의 어느 성악가는 "최근 이제 쉴 때도 되지 않았느냐?"란 질문에 “쉬면 늙
는다”라며 바쁜 마음이야말로 건강한 삶이라며 젊음을 과시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젊은이들보다 더 젊은 꿈과 열정을 가지고 살았다.

정신과 의사들은 말한다. '마음이 청춘이면 몸도 청춘이 된다.' '이 나이에 무슨… 이
라는 소극적인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노령에도 뇌세포는 증식한다.' 
'죽을 때까지
공부하라.'

확실히 '늙음'은 나이보다도 마음의 문제인 것 같다. 
물론 생사는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러나 일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때까지
살 수 있다면 감사한 인생이 되지 않겠는가!

 
항상 젊은 마음을 가지고 끊임없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면서 바쁘게 사는 것이 젊음
과 장수의 비결인 것 같다.


● 뇌(腦) 노화를 늦추는 방법
 
80세 넘어서도 말이 젊은이 못지않게 빠르고, 대화에 쓰는 단어가 풍부한 사람들을
본다. 
고등학교 졸업 학력이지만, 은퇴 후에 새로운 직업이나 배움에 뛰어드는 ’70
세 청년'도 있고, 영어 수상 소감으로 전 세계를 휘어잡은 시니어 윤여정도 나온다.

 
반면 박사 공부까지 한 사람이 70대 중반에 치매로 고생하는 경우도 꽤 있다. 나이
들면서 어쩔 수 없이 생물학적으로 퇴화하는 뇌를 "닦고 조이고 기름"치면, 노화를
늦춰가며 총명하게 지낼 수 있다.

 
 
● 뇌(腦)는 어떻게 늙어가나?

약 70세부터 사용하는 단어 수가 준다. 말하는 속도나 대화 구성 등 언어 능력도 떨어
지기 시작한다. 
상황을 판단하고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은 다만 특별한 질병이 없다면,
80세 정도에도 유지된다. 
시간이 점점 길어져도, 기다리면 제대로 그런 일을 마친다.

나이 들어 뇌 신경세포 수는 감소하나, 그 안에서 새로운 신경망을 만들어서 뇌 기능
을 보상토록 한다. 
기억력은 최신 것부터 떨어진다. 새로 만난 사람의 이름이나 어제
먹었던 메뉴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른바 휘발성 기억력이 낮아진다.

 
70세가 넘어가면 뇌 혈류량이 젊었을 때보다 20% 정도로 감소한 다. 뇌혈관 동맥경
화로 혈관이 좁아지는 탓이다. 
담배를 피우거나, 고혈압· 고지혈증·고혈당 등이 있으면
뇌 혈류 감소가 촉진된다. 
이 때문에 초고령에서는 혈관성 치매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알
츠하이머 치매만큼 발생한다. 
하루 두 잔 이상의 음주는 뇌 기능 감소를 증가시킨다.

 
 
● 끊임없이 머리를 굴려야 뇌가 싱싱!

 
눈·귀·코·입이 즐거우면, 뇌에도 좋다. 보기에 좋은 것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거운
것을 많이 듣고, 맛있는 음식을 자주 먹으면 뇌에 좋다는 의미다.

 
시력을 잃으면 사물을 잃고, 청력을 잃으면 사람을 잃는다는 말이 있듯이, 뇌는 시력
과 청력의 자극으로 움직인다. 
청력이 떨어지면 보청기로 만회하고, 시야가 뿌옇게
보이면, 백내장 수술 등으로 시력과 시야를 회복시켜야 한다. 모두 뇌를 위해서다.

 
맛을 음미하며 씹어 먹는 식사가 뇌를 크게 자극한다. 이를 위해 위아래 맞물리는 치
아를 최대한 많이 보존해야 한다. 치아를 잃었으면 임플란트로 채워, 씹는 능력을 유
지해야 한다.

 
호기심은 뇌를 끝까지 작동시키는 온(on) 스위치다. 매일 다니던 길거리를 산책하
더라도 평소와 다르게 새로 바뀐 게 있는지 유심히 관찰하며 다니는 게 좋다. 
새로
생긴 가게가 있으면 들러보고, 어디서 어떤 물건이나 식품이 싸고 좋은 것을 파는지
알아보러 다니면, 뇌 기능이 활성화된다.

 
다양한 책 읽기와 그림 보기, 음악 감상 등 예술적 경험은 새로운 신경망을 만들어
생각을 풍부하게 하고, 사고를 유연하게 만든다. 
외국어 같은 처음 접하는 학습은 깨
어 있는 뇌세포를 늘리는데 가장 좋다.

 
매일 하던 것을 아무 생각 없이 반복하는 생활은 뇌세포를 오프(off)로 만들어 노화
를 촉진한다. 
카드놀이, 낱말 맞추기, 산수 풀이 등 일부러 시간 내 머리 쓰기를 꾸준
히 하는 게 좋다. 
고스톱, 파크 골프같은 게임은 최고다.

여러 사람과 지속해서 교류하는 것도 뇌를 깨운다. 대화에 참여하려면 뉴스도 자세
히 보게 되고, 바깥출입 하려면 옷매무새도 챙기게 된다.

 
거동이 불편해지는 초고령에서는 멀리 있는 친구나 식구보다, 동네서 어울리는 사람
들이 더 소중하다. 
나이가 많이 들수록 학연·혈연·직장 등 연고 중심 어울림보다, 지
역 중심 어울림을 늘려야 한다.

 
뇌는 저수지와 같다. 평소에 저수지에 물이 충분히 차 있으면 가뭄이 와도 버틴
다. 
일상에서 머리를 끊임없이 굴리고 오감(五感)을 즐겁게 하며 살면, 뇌(腦)가 싱
싱해진다.

김광준 연세대 병원 노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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