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간의 뇌를 비어 있는 작은 다락방이라고 생각하네. 선택한 가구를 그 안에 채우는 건데, 바보들은 우연히 잡은 모든 것들까지 채워 넣으려 하지. 그래서 정작 쓸만한 지식이 밀려나 버리거나, 다른 것들과 뒤엉켜 쓰기 어렵게 되는 거야.
이어서 홈즈는 이렇게 덧붙인다.
그런데 숙련된 사람은 다락방에 채울 것을 고르는데 아주 신중해. 필요한 연장만 골라 잘 정돈하려 하지. 작은 다락방이 탄력적인 벽을 갖추고 있어 무한정 늘어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야 지식을 더할 때마다 전에 알고 있던 것을 잊게 되거든. 그러니까 쓸모없는 지식이 유용한 것을 밀어내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해.
모건 하우절은 뇌라는 작은 다락방에 보관해야 할 지식(지속성 지식)과 그냥 무시해야 할 지식(휘발성 지식)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휘발성 지식이 실제 그 가치보다 주목받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너무 많이 주위를 떠다니면서 우리를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우리가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면서 지금의 문제와 연관성이 사라지기 전에 통찰을 얻어내려 하기 때문이다.
지속성 지식은 언론의 헤드라인에서 뽐내고 있지 않고, 책 속에 묻혀 있기 때문에 알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그 가치는 휘발성 지식보다 훨씬 더 크다. 지속성 지식은 거의 사라지는 일이 없을 뿐더러,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치가 더 빛나게 된다.
휘발성 지식은 일어난 일에 대해 알려주는 반면, 지속성 지식은 그 일이 일어난 이유와 다시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말해 준다. 여기서 그 "이유"는 우리가 알고 있던 다른 일과 어울려 상호 작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복리 효과가 일어난다.
휘발성 지식 vs. 지속성 지식
우리는 오늘 읽은 것 중 얼마만큼을 1년 후가 돼도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을까?
80%?
절반?
아무것도?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해보자. 가슴 아픈 일이다. 솔직히 아무것도 남아있지 못할 것 같으니까.
벤저민 그레이엄은 "현명한 투자자(Intelligent Investor)"를 1934년 내놓았다. 거의 9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매해 엄청난 부 수가 팔리고 있다.
책이 전하는 메시지가 영원하기 때문이다. 만일 그레이엄이 1935년 다시 "현명한 투자자라면 해야 할 일"이란 책을 펴냈다면, 전해 내놓은 현명한 투자자는 곧 잊혔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오늘 소비한 정보 중 절반 가까이가 며칠 또는 몇 달 만에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레이엄의 책이 오늘날에도 거의 잊혀 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 책이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이유는 투자와 관련된 영원한 문제를 가르쳐 주고 있기 때문이다.
MIT의 기부금 펀드는 아주 흥미로운 글을 발표했다.
우리는 몇 년 전 우리가 소비한 정보들 중 대부분이 휘발성 지식임을 발견했다. 휘발성 지식이란 예를 들어 "지난주 어느 케이블 회사가 인수되었을까?" "지난해 A라는 펀드 매니저의 실적은 어땠을까?" "뉴욕의 사무실 공실률은 얼마일까?" 등등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이다.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지금 우리가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맥락에서는 유용할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가치가 없다.
반대로, 지속성 지식은 "왜 케이블 업계가 통합되고 있을까?" "A라는 펀드 매니저의 장점은 무엇이고, 그 장점이 지속될 수 있을까?" "미국 내 여러 도시의 사무실 수요를 이끄는 장기적인 동인은 무엇일까?"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이다.
휘발성 지식이 실제 그 가치보다 주목받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너무 많이 주위를 떠다니면서 우리를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우리가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면서 지금의 문제와 연관성이 사라지기 전에 통찰을 얻어내려 하기 때문이다.
지속성 지식은 언론의 헤드라인에서 뽐내고 있지 않고, 책 속에 묻혀 있기 때문에 알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그 가치는 휘발성 지식보다 훨씬 더 크다. 지속성 지식은 거의 사라지는 일이 없을뿐더러,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치가 더 빛나게 된다.
휘발성 지식은 일어난 일에 대해 알려주는 반면, 지속성 지식은 그 일이 일어난 이유와 다시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말해 준다. 여기서 그 "이유"는 우리가 알고 있던 다른 일과 어울려 상호 작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복리 효과가 일어난다.
매출, 마진, 현금 흐름 같은 기업의 실적을 생각해 보자.
아주 중요한 정보다. 하지만 휘발성 정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2004년 2분기 매출 성장률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강력한 해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흘러도 많은 현금 흐름을 창출하고 있음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
해자가 존재하는 이유, 해자의 역할 등등 해자를 이해하고 있는 것이 지속성 지식이다. 수익 및 현금 흐름 정보는 이 해자를 단기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지속성 정보가 있지 않으면, 휘발성 정보를 적절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없다. 해자에 대해 충분히 공부해 두면, 다른 산업에서도 해자가 있는 기업과 없는 기업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2004년 2분기 매출 수치 같은 휘발성 정보로는 알 수 없는 것이다.
경영진의 경우도 비슷하다. 기업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항상 지뢰밭을 걷는 기업과 우연히 지뢰밭에 들어온 기업이다. 경영진에게 "당시 회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볼 수 있다. 그러면 답은 "그렇죠. 문제는 언제나 생길 수 있으니까요."라는 답변이 돌아올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물어보면 안 된다. 대신 "여러분 경영진은 회사에 불가피한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끈기와 능력이 있습니까?"라고 물어야 한다. 기업의 문제는 일회성일 수 있지만, 경영진이 얼마나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느냐가 장기적으로 기업의 생존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 신문과 책을 읽는다. 하지만 2011년 신문에 난 기사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2011년 읽은 몇 권의 좋은 책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신문을 읽게 될 것이다. 하지만 책을 더 많이 읽게 되면, 신문 기사를 이해하는 데 훨씬 큰 도움이 되고, 기사를 걸러내는 힘과 기사를 이해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줄 것이다.
요점은 신문을 보는 시간을 줄이고, 현명한 투자자 같은 책을 더 많이 봐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현명한 투자자 같은 책을 더 많이 보면 볼수록, 신문에서 주목해야 할 기사와 걸러내야 할 기사를 훨씬 더 쉽게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 요점이다. 대부분의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뭔가를 읽을 때면, "지금부터 1년 후에도 이 글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을까? 10년 후에는? 아니면 80년 후에는?"이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기 바란다.
"아니"라는 답이라도 문제는 없다. 다만, 스스로에게 솔직하기만 하면, 오래도록 살아남는 지속성 지식을 쌓아가는 과정으로 충분할 것이다.
자료 출처: Morgan Housel, “Expiring vs. Long-Term Knowledge”> (by PI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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