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주변이 도는 것 같은 어지럼증은 성인에서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진정되는 경우가 많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이석증
대부분 어지럼증은 귀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질환이 이석증이다. 이석증은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귓속 반고리관 안의 돌이 제자리를 벗어나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발생한다. 특히 ▲앉았다 뒤로 눕거나 ▲누운 상태에서 돌아누울 때 ▲머리를 움직일 때 30초~1분가량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어지럽다면 이석증을 의심해야 한다. 이석증은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고, 간단한 물리 치료나 이석 치환술(고개의 위치를 바꿔가며 이석을 원래 위치로 이동시키는 치료법)로 호전될 수 있다. 다만, 재발이 흔하기 때문에 머리와 몸을 급격히 움직인다거나 머리에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음식을 짜게 먹는 등 귀 압력을 높일 수 있는 생활습관도 개선하는 게 좋다.
◇기립성 저혈압
평소에는 괜찮다가도 몸을 일으킬 때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설 때 머리가 ‘핑’ 돌며 어지럽다면 기립성 저혈압이 원인일 수 있다. 기립성 저혈압은 갑자기 일어날 때 순간적으로 혈압이 낮아지고 뇌 혈류가 감소하면서 어지러워지는 질환이다. 특히 60세 이상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기립성 저혈압이 있다면 평소 천천히 일어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규칙적인 식사를 통해 미네랄과 비타민 등의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하루 2~2.5L 정도의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게 좋다. 증상이 심하면 다리에 압박 스타킹을 신고, 잠을 잘 때 머리를 약간 높게 하고 자면 도움이 된다.
◇뇌 질환
소뇌 부위에 종양이 있어도 어지럼증이 발생한다. 종양이 뇌 일부를 압박하거나 뇌 안에서 자리를 차지할 경우 압력이 상승하면서 어지럼증과 심한 두통이 발생한다. 구토 증상 또한 동반되며 새벽에 증상이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종양 위치에 따라서는 신경마비, 언어장애, 시각장애, 경련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진단은 자기공명영상 촬영으로 한다. 뇌종양이 있으면 수술, 방사선 치료를 한다.
◇메니에르병
회전성 어지럼증과 함께 ▲청력저하 ▲귀가 먹먹한 느낌 ▲이명이 동반된다면 메니에르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메니에르병은 청각 및 평형 기능을 담당하는 내림프관 속 내림프액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관이 부어오르는 것이 원인이다. 메니에르병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20분에서 하루 이상 지속될 수 있고, 회복하는 데 1~3일까지 걸리기도 한다. 메니에르병은 보통 이뇨제, 베타히스틴 등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으로 80%의 환자가 나아질 수 있다. 저염식을 먹고 수분 섭취를 늘리며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
나이가 들면서 흔히 앓는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도 어지럼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당뇨병이 오래 지속되거나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아 당뇨병이 악화되면 신장 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져 조혈 기능을 제대로 못 하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의 3분의 2가 신장 기능이 저하돼 빈혈 증상을 보인다. 신장 기능은 한 번 떨어지면 회복이 어려운 만큼 혈당을 평소에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Q1. 이유 없이 어지러울 때가 있는데 왜 이런 건가요?
A1. 어지럼증은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과로했을 때처럼 신체 기능이 일시적으로 저하됐을 때 발생하기도 하지만 뇌와 관련된 이상이 생겼을 때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뇌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중추성 어지럼증', 귀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말초성 어지럼증', 극심한 스트레스나 과거의 어지러움과 연관되어 발생하는 '심인성 어지럼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빙빙 도는 어지럼증과 함께 귀 증상이 동반되면 전정기관의 문제로 발생하는 이석증이나 전정신경염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어지럼증과 함께 심한 두통이 있고 팔/다리 감각 이상, 발음 이상, 안면 마비 등 뇌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한다면, 뇌경색을 포함한 뇌혈관질환을 의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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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어지러워서 중심을 잡지 못하겠어요
A2. 지속적이고 심한 자세 불안이 나타날 경우에는 중추성 어지럼증을 의심해야 합니다. 앉은 자세나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거나, 걷기 초반부터 비틀거리는 경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소뇌는 균형과 보행 등에 관여하는데, 이곳에 질환이 발생하면 균형을 잡는 능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소뇌경색이 있을 때는 보통 술 취한 사람처럼 걷고, 한쪽으로 기울거나 쓰러지는 등의 증상이 자주 나타납니다.
Q3. 어지럼증에도 종류가 있나요?
A3. 어지럼증에도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요. 자신이 어떤 형태로 어지럼증을 겪고 있는지 파악하면, 어느 정도 원인 질환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흔히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드는 회전성 어지럼증을 '현훈'이라고 합니다. 자세가 불안하거나 눈 떨림, 심한 구역질/구토 등이 함께 동반되기도 합니다. 현훈은 말초성, 중추성 어지럼증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가만히 있을 때도 강한 현훈이 느껴진다면 중추성 어지럼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없는 상태에서, 누워 있거나 앉아 있을 때는 어지럼을 못 느끼다가 서거나 걸을 때 중심을 잡지 못하는 증상을 '균형장애'라고 합니다. 이러한 균형장애가 있을 경우에는 뇌의 문제는 아닌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심인성 어지럼증'은 붕 뜨는 느낌, 특정 자세에서 어지러운 느낌, 몸이 흔들리는 느낌, 사람이 많은 곳에서 쓰러질 것 같은 느낌 등 여러 가지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는 불안장애, 공황장애, 우울증과 관련되어 있거나, 예전에 심한 어지러움을 겪었던 이력이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Q4. 뇌 질환으로 인한 어지럼증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세요
A4. 뇌경색 등 뇌질환에 의한 어지럼증은 어질어질한 느낌으로 시작하는 비회전성 어지러움이 많습니다.
실제로 뇌졸중이 발생하기 전 약 10%의 환자들은 갑자기 어지럽고 비틀거리는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지럼증과 함께 말이 어눌해지거나 두통이 생기고, 잘 걷지 못하는 증상을 동반합니다. 물체가 2개로 보이거나 한쪽 시야가 보이지 않는 뇌신경학적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중추성 어지럼증은 귀에 이상이 있어 발생하는 말초성 어지럼증보다 증상이 완화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Q5. 중추성 어지럼증은 위험하다고 하는데, 왜 그런가요?
A5. 중추성 어지럼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반신마비 등 후유증을 남기거나 생명까지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4명 중 1명이 뇌졸중, 뇌종양, 퇴행성 뇌질환 등 뇌의 문제로 발생하는 중추성 어지럼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어지럼증이 균형장애나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하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진단받아야 합니다.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충분히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생존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절대 방치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Q6. 어지럼증도 예방할 수 있나요?
A6. 어지럼증은 워낙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모든 어지럼증을 예방할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 폭음, 과식을 피하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뇌졸중을 유발하는 만성질환인 고혈압, 당뇨병 등을 잘 관리하면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커피, 콜라, 초콜릿 등 지나치게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어지럼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예방을 위해선 전문의의 진단과 조기치료가 필요한데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자세한 병력청취와 신체검사가 필요하며, 때에 따라 MRI 같은 뇌영상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원인 질환을 찾았다면 그 질환에 맞게 치료 방향을 결정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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