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5일 화요일

너도 늙었구나ᆢ

 


☆고상(高相)한 착각

➖️➖️➖️➖️➖️➖️➖️➖️➖️

같은 나이 또래를 쳐다보면서 난 저렇게 늙진 않았겠지, 하고 생각해 본 적 있습니까?

어느날 이빨 치료를 위해, 치과병원에서 내 차례를 기다리며 응접실에 앉아 있었다.

주위를 살펴보니 벽에 걸려있는 의사의
치과대학 졸업장 패가 있었는데,
그 패에 적혀 있는 의사의 이름이 왠지, 낯설지가 않았다.

갑자기 약 50여년전 고등학교 시절 나와 같은 반이었던 똑 같은 이름의 친구가 생각났기 때문이였습니다.

키 크고 멋지게 잘 생겼던 그 소년이 머리속에 떠올랐다.

이 사람이 그 당시에 내가 멋있다고 좋아했던 그 친구인가 하고 곰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치과의사를 본 순간 그런 생각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대머리에다, 회색 머리에 주름살이 깊게 나 있는 이 사람이,내 동급생이기엔 너무 늙어 보였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고 검진이 끝난 후 나는 그에게 물었습니다.

혹시 XY고등학교에 다니지 않았습니까
치과의사는 활짝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네! 다녔습니다. 그때 참 재미있었고, 우쭐대며 다녔지요.

내가 다시 물었습니다.
언제 졸업했습니까?
1965년, 그런데 왜 그러시죠?하고 그가 반문했습니다.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내가 맞짱구를 쳤습니다.  "그럼 우리 반이었네~!" 

그러자,
대머리에다 주름살이 가득하고 늙어 빠진, 회색 머리의 그가 나를 자세히 바라보더니 물었습니다.

"잘 생각이 안 납니다만~, 혹시 그 때 어떤 과목을 가르치셨는지요?"  ⚡⚡띠~잉~~

우리는 누구나, 본인은 안 늙어가는 것으로 착각하면서 살아갑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