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2일 금요일
나이가 들수록 친구는 필요없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가 필요 없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이런 내용의 글을 썼다고 한다.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읽었고, 유튜브에서도 들었다. 처음 그 ‘도발적인’ 제목의 글을 읽었을 때 ‘다산 선생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하는 의아한 느낌이었다. 나이가 들면 오히려 친구가 있어야 되는 게 아닌가? 다산이 어느 글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 출처가 나와 있지 않아 긴가민가하는 기분이기도 했다. 18년간의 고독한 유배 생활을 통해서 깨달은 것이었을까? 그런데 그 글을 몇 번 읽고 나니 맞는 말이구나 하고 공감이 가는 대목이 많았다. 다산은 ‘나이가 들면 지인들이 점점 줄어든다. 이것은 친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친구가 필요 없어져서’라고 했다. 그런 한편으로 가족과 가정이 소중해진다고 했다. 친구가 없어진다고 해서 자신을 탓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자연의 순리니 그대로 받아들이라고도 했다.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것이다. 어릴 때 친하던 친구도 나이 들어서 만나면 불편하고 어색하며 지루해지기 때문에 하나둘 멀리하게 되고 차츰 가족과 함께하거나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데 그런 시간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친구와 멀어지는 이유 중 하나로 지적한 ‘가치관의 차이’는 참 적절한 것 같다. 서로의 가치관이 다르면 의견의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부딪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자연히 감정이 상해서 만남 자체가 불편해지는 사례는 자주 겪는 일이다. 사귐의 시간이 오래되고 오래되지 않은 것을 떠나 가치관이 비슷하면 깊은 관계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친구와 만나면 편하고 즐거우며, 말이 통하고 가슴속 이야기도 부담 없이 털어놓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진정한 친구 한둘은 있어도 좋다고 했다(그런데 그런 친구를 둘이나 가질 수 있을는지?···). 그러니까 다산이 강조하는 말은 이렇게 요약될 것 같다. 나이 들어 친구가 줄어드는(없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니, 그렇고 그런 어중이떠중이 친구와는 멀어지는 것이 좋다. 그 대신 가족 간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또 혼자 있음에 익숙해져라, 다만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만나면 즐거운, 가치관이 같은 진정한 친구 한둘은 있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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