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명공학 회사에 대한 20년 동안의 베팅이 올해 초 뉴욕의 한 헤지펀드 투자자들에게 대략 80억 달러의 횡재를 안겨주었다.
펠릭스와 줄리안 베이커 형제가 운영하는 헤지펀드 회사 베이커 브라더스 어드바이저(Baker Bros. Advisors)는 2003년 차세대 암 치료제 개발 회사 씨젠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30억 달러에 화이자에 인수되었다.
베이커 브라더스는 씨젠의 지분을 25% 가까이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12월 인수가 마무리되었을 때 약 100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올해 초 이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대부분을 돌려주었으며, 이는 업계 사상 최대의 자본 수익 중 하나라고 이 문제에 정통한 사람들은 말한다.
대규모 인수와 유전자 편집 등 과학적 발전이 생명공학 투자를 뜨거운 헤지펀드 전략으로 만들었다. 헤지펀드 리서치 회사 피보탈패스에 따르면, 헬스케어 종목 선택 지수는 2023년 13.3% 상승해 전체 산업 지수의 7.6% 상승을 앞질렀다. 베이커 브라더스의 대표 펀드는 2023년 약 19% 상승했다고 한다.
극도로 사모 투자로 유명한 베이커 브라더스는 보다 자유분방한 헤지펀드 투자 스타일로 회귀하고 있다. 오늘날 가장 인기 있는 헤지펀드들은 여러 트레이더가 자금을 나눠서 운용하지만, 규제 당국에 따르면 베이커 브라더스는 2023년 말 기준 약 220억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 약 18명의 투자 전문가를 고용하고 있다.
다른 헤지펀드 책임자들은 집중 베팅을 피함으로써 위험을 최소화한다. 베이커 브라더스에서는 9월 말 기준 씨젠이 공시 주식 가치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특히 생명공학 같은 부침이 심한 부문에서 종종 변동성을 동반한다. 베이커 브라더스의 대표 펀드는 2022년 약 19%의 손실을 입었고, 2021년에는 약 25%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한다.
베이커 브라더스가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안과용 의약품 제조 업체 코디악 사이언스의 주가는 2018년 기업 공개 당시 10달러에서 2021년 사상 최고치인 164달러까지 올랐다. 최근에는 5달러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
20년 베팅
둘 다 50대 중반인 펠릭스와 줄리안 베이커의 부모님은 대학교수였다. 경력 초기에, 펠릭스는 의과 대학을 나와 면역학 박사 학위를 땄지만, 줄리안은 크레디트 스위스에서 사모 투자를 담당했다. 1994년 형제는 힘을 모아 티쉬 가족을 위한 생명공학 투자를 했고, 2000년 베이커 브라더스를 시작했다.
오늘날, 회사의 맨해튼 본사는 하이라인 공중 공원과 맞닿아 있다. 많은 임직원이 여름 동안 햄프턴에 있는 지사로 이동한다.
포브스에 따르면, 베이커 형제의 순 자산은 각각 28억 달러로 추산된다. 스탠퍼드 이사회에 있는 펠릭스는 2014년 아동 비영리단체로부터 맨해튼 웨스트 빌리지에 있는 4,500만 달러짜리 건물을 매입해 단독주택으로 개조했다.
이전에 시애틀 제네틱스였던 씨젠은 베이커 브라더스가 설립된 지 1년 후에 주식시장에 상장되었다. 회사는 항체 약물 접합체(ADC)라고 불리는 일종의 차세대 화학 요법을 개발했다. 약이 암과 건강한 세포를 모두 죽이기 때문에 화학요법을 받는 환자들은 대개 잔인한 부작용을 겪는다. ADC는 좀 더 표적화된 공격을 약속했다.
2003년 베이커 브라더스는 씨젠의 우선주 약 1,600만 달러 상당을 사들였는데, 씨젠에서는 임상시험 자금 조달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우선주는 주당 2.50달러로 10주의 보통주를 살 수 있는 신주인수권이 있었다.
펠릭스는 회사의 이사회에 합류했다. 그 후 몇 년 동안 베이커 브라더스는 씨젠 주식을 가득 담았는데, 한때는 회사의 지분을 거의 3분의 1을 소유하기도 했다.
(씨젠의 주가와 베이커 브라더스의 소유 지분 변동)
베이커 브라더스는 ADC 기술의 변칙을 해결하기 위해 씨젠과 함께했다. 또한 2022년 검찰이 씨젠의 공동 설립자 클레이 시걸을 가정 폭력 혐의로 조사했을 때(그는 혐의를 부인했고, 검찰은 기소하지 않았다)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펠릭스는 시걸의 사임과 동시에 이사회 의장직을 맡았다.
그 무렵 ADC는 암 치료제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새로운 카테고리 중 하나가 되고 있었다. 제약 시장 조사 기관인 이밸류에이트는 이 약이 2028년 3,750억 달러 시장 중 310억 달러를 차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펠릭스는 곧 씨젠을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주도하고 시작했다. 2022년 머크와 진행한 매각 논의는 결렬되었다. 화이자 최고 경영자 알버트 불라는 2023년 1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이후 펠릭스에게 대화를 요청하는 메모를 보냈다. 몇 달 후 두 회사는 430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공개했다.
베이커 브라더스를 포함한 투자자들은 씨젠 주식 한 주당 229달러를 현금으로 받았다. 회사는 한꺼번에 그 많은 돈을 투입할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이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준 것이라고 한다.
자발적으로 규모를 축소하지 않는 헤지펀드 업계에서 스스로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자들에게 환원하는 일은 매우 드문 경우라고 피보탈패스의 CEO 존 카플리스는 말한다.
다른 최근 사례들은 훨씬 더 큰 펀드 회사들이 기록했다: 시타델은 기록적인 2022년 이후에 투자자들에게 약 85억 달러를 분배했고, 바이킹 글로벌 인베스터스는 2017년에 80억 달러를 투자자들에게 돌려주었다.
베이커 브라더스의 투자자에는 예일과 프린스턴 같은 대학 기부금과 텍사스의 교사 퇴직 시스템 같은 연기금이 포함되어 있다. 거래가 끝난 후 모임에서, 펠릭스는 아이비리그 대학 총장으로부터 씨젠을 발굴하고 투자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불라와 농담을 나눴다고 한다.
불라는 도움이 되어 기쁘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자료 출처: The Wall Street Journal, "Two Brothers, a Big Biotech Bet and an $8 Billion Pay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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