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22일 토요일

" 빨갱이때문에 나라망하게 생겼다" 는 풍자 시

 ● 고양이의 빈자리

부뚜막 위에 놔둔 생선 한 마리가 없어졌다
필시 집에 있는 고양이가 한 짓이라고 판단한 주인은 분을 삭이지 못하고 급기야 집고양이를 죽이고 만다
확실히 그 집고양이가 먹었다는 증거도 없이 말이다
그러나 주인은 최소한 네가 안 먹었어도
그 다음 의심이 가는
쥐새끼들이라도 잘 지켰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울분에 집고양이를 죽이는 성급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집 고양이를 살리려던
일부 식구들도 목청 큰 어른의 위압에 끌려 고양이를 죽이기로 합의했다
집고양이가 억울하게 없어진 그 날부터 쥐새끼들에게는
만고에 거칠 것이 없는
신세계가 펼쳐져 흥에 겨워 어쩔 줄 몰라 날뛴다
부뚜막은 말할 것도 없고 찬장이고 곳간이고 심지어 다락방, 안방까지 온통 쥐새끼들 독차지가 된다
그것도 모자라 신나게 뛰어 다니는데 방해가 된다고 여기저기 구멍을 내더니 드디어 집 기둥 밑둥까지 갉아내기 시작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비바람이 불던 날
겨우겨우 버티던 그 초가집은 소리도 없이 폭삭하고 만다
위의 詩는 요즘 SNS를 타고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정홍기 시인의 시다.
우리가 호흡하면서 사는 이 시대를 풍자하는 싯귀들이다.
현 시국에서 국민 각자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지금의 현실을 직시하면 앞날이 훤히 보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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