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챗GPT 이용자 1억 돌파에 유료화, 우리도 못 할 이유 없다**
미국 인공지능(AI) 개발사 오픈AI의 챗GPT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신 버전인 챗GPT3.5는 공개된 지 두 달 만에 월간 사용자 1억명을 돌파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다른 서비스들이 1억명 달성까지 수년 걸렸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속도다. 이용자가 폭주하며 서버가 마비되자 오픈AI는 월 20달러를 내면 더 빨리 응답하는 유료 서비스까지 내놓았다.
챗GPT는 범용 AI를 목표로 2015년부터 개발됐다. 범용 AI는 사람처럼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고 글쓰기와 음악·미술 창작도 가능한 AI를 말한다. 2018년 첫 버전이 나왔는데 당시엔 완성도가 떨어져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공개된 버전은 미국 변호사 자격 시험과 의사 면허 시험을 통과하고 논문과 연설문을 작성할 만큼 발전했다. 머지않아 영화를 제작하고 작곡도 할 수 있을 것이라니 충격적이다.
챗GPT는 검색은 물론 업무 방식과 문화생활까지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는 혁명적 기술이다.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들은 챗GPT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와 파트너십을 맺고 100억달러를 투입해 자사 제품에 챗GPT를 적용할 계획이고, 구글은 자사 언어 모델을 고도화한 AI챗봇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챗GPT 열풍은 우리 기업들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네이버는 3일 올 상반기 중에 '서치GPT'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풍부한 한국어 데이터를 활용하고 신뢰성과 최신성을 강화해 영문 기반의 챗GPT를 뛰어넘겠다고 자신했는데 기대가 크다. 카카오도 정교한 한국어 챗GPT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챗GPT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개인정보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저작권 침해를 피해 방대한 외국어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K팝과 K드라마에서 보여준 것처럼 우리의 기술력으로 세계를 사로잡는 챗GPT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기업들이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하고 신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만 하면 된다.
**글로벌 '초거대 AI' 전쟁 격화**
오픈AI 역시 지난 1일 미국에서 챗GPT의 유료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매달 20달러(약 2만4000원)를 내는 구독형 서비스로 이용자는 피크 타임에도 우선 챗GPT에 접속할 수 있고, 응답 속도도 더 빠르다. 조만간 기업이 자체 앱에 챗GPT를 적용할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도 내놓을 계획이다.
구글도 챗GPT의 대항마를 선보인다. 대규모 언어 모델 ‘람다’를 활용한 챗봇 ‘견습 시인(Apprentice Bard)’을 테스트하는 ‘아틀라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견습 시인은 챗GPT와 비슷하지만 최근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도 답변이 가능하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2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는 AI 여행을 이제 시작하는 중”이라며 “아직 정점에 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CNBC는 “구글은 그동안 AI의 선구자라고 자부해왔지만, 챗GPT의 등장으로 압박을 느끼고 있다”며 “챗GPT 같은 생성 AI는 더 복잡한 질문에도 창의적인 답변을 할 수 있어 인터넷 검색 모델 시장을 흔들 수 있다”고 전했다.
**인공지능 '챗GPT' 써보니…'돈 버는 법' 물으니 '챗GPT 이용하세요'**
매순간 학습, 답 매번 바뀌어
유튜브 극본·광고 카피 척척
유료 버전에 정보 격차 우려
오픈AI가 만든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의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출시 두 달 새 이용자가 1억 명으로 추산되고 일일 사용자만 1000만 명이 넘을 정도다.
챗GPT는 언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훈련을 통해 사용자의 질문을 이해하고 실제 인격체에 가까운 답변을 생성하는 인공지능 텍스트 생성기다. 업계에선 챗GPT가 시중에 출시된 지 얼마 안 됐지만 자연스러운 말투, 깊이 있는 지식, 뛰어난 생산성을 갖췄다는 점에 '향후 구글을 능가할 기술'이라는 호평이다.
이에 챗GPT를 직접 사용해봤다.
▶사용 방법
오픈AI 웹사이트에 들어가 구글 계정 연결, 사용자 이름 입력, 간단한 셀폰 번호 인증을 마치고 나니 모니터 속 인공지능과 단둘이 남았다. 하단 질문 창에 한글로 물으면 한글로 답하거나 영어로 답한다.
시험 삼아 비트코인 등 암호 화폐의 전망을 물어봤다. "언제쯤 비트코인 가격이 3만 달러를 다시 넘어갈까?" 챗GPT는 "비트코인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 등 수많은 변수에 의해 좌우된다"며 "투자의 결정은 신중히 해야 하며 이에 따른 리스크와 보상을 미리 인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일반적인 대답이라서 약간 실망했지만 그래도 나름 논리적인 답변이 나와서 신기했다.
▶물을 때마다 바뀌는 답변
가장 궁금한 AI를 이용해 '돈 버는 방법'을 물었다.
"AI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 알려줘" 총 4가지 방법을 10초 만에 뚝딱 내놨다. ▶챗봇 또는 가상 어시스턴트 개발 ▶기사, 블로그 게시물, 제품 설명 등의 콘텐츠 생성 ▶반복 작업 자동화 등이다. 특히 "챗GPT를 사용하여 다양한 주제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유료 구독 또는 사용 당 금액을 청구하여 서비스를 수익화할 수 있습니다"라는 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또 다른 방법은?"이라는 물음에 광고 문구 제작과 번역 등이 새로 추가됐다. 질문을 미세하게 바꾸면 답도 매번 바뀌었다. 순간순간 학습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챗GPT의 대답처럼 발 빠른 사람들은 이 AI를 이용해서 소득을 올리고 있다. 부동산중개인들은 AI의 제안처럼 매물 소개글 작성에 사용 중이다. 집의 구조와 위치 등 간단한 정보만 주고 온라인에 올릴 매물 소개 글을 부탁했더니 5초 만에 그럴듯한 매물 홍보문이 작성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상업용, 주거용 건물을 가리지 않고 매물 등록부터 소셜미디어 홍보, 고객 응대, 모기지 계산에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유튜버는 챗GPT가 생성한 극본대로 영상을 촬영해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이를 알려주는 동영상이 유튜브에 넘쳐나고 있다. 일부 업체는 다른 나라 언어로 SNS 홍보를 할 때 쓰기도 한다.
이에 더해서 동기부여, 건강, 재테크 등 관심도가 높은 주제 하나만 잘 선정해도 질문 수정, 답변 재생성을 계속하다 보면 전문가 수준의 창의적인 글을 제작해낼 수 있다고 한다.
▶활용 사례
가장 최근에는 지난달 25일 제이크 오친클로스 연방 하원의원의 연설이 주목받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AI 연구센터를 설치하는 내용의 법안을 하원에 소개하면서 챗GPT가 작성한 연설문을 읽었기 때문이다. 의회에서 AI가 작성한 연설을 낭독한 최초 사례로 알려졌다.
챗GPT를 사용해 책을 출판한 사례도 있다. 아마르 레시 작가는 지난해 12월 AI가 제작한 텍스트와 이미지로 '앨리스앤스파클'이라는 12페이지 어린이 그림동화를 출판한 바 있다.
▶유료화
이와 같은 인공지능의 편리함에도 기술의 부작용과 정보 격차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개발 업체 오픈AI는 지난 1일 유료 버전의 이용료로 월 20달러를 책정했다. 업체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챗GPT 플러스' 출시 계획을 발표하면서 구독자들이 챗봇에 사람들이 몰리는 피크타임에도 항상 챗봇에 접속할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구독자들은 질문에 더 빠른 답을 받을 수 있게 되고 신규 기능이나 개선된 사항도 먼저 접할 수 있게 된다. 유료 버전은 미국에서만 가입할 수 있으며 다른 국가 및 지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오픈AI는 덧붙였다. 한 사회 전문가는 "인터넷이 처음 도입됐을 때와 같이 빈부 격차가 정보 격차로 이어진 것처럼 AI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현재야 월 20달러지만 프리미엄 서비스 등을 통해 수백에서 수천 달러까지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해커들이 AI를 악성코드 생성에도 이용하면서 이에 대한 규제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전문가들은 챗GPT가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학습하며 텍스트를 생성하기 때문에 틀리거나 편향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 사용에 주의를 당부했다.
우훈식 기자 woo.hoonsi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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