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22일 토요일

니미츠 제독의 기도

 나이가 들수록 귀가 어두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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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신은 인간의 말년에 귀를 어둡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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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도 못 들은 체하며 초연한 삶을 살라는 뜻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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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기 뜻에 따라 오감(五感)의 작동을 멈출 수 있지만 남의 말은 듣기 싫어도 들어야 하기에 귀는 늘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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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터 니미츠(1885~1966) 제독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해군 출신 원수(5성 장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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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태평양함대 및 연합군 사령관으로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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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에서 물러나 부부가 중고차를 몰고 주택담보대출을 갚으며 빠듯하게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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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는 예편하지 않으며 보직 없이 평생 원수 대접을 받으니 궁핍하지야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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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독일계 이민 집안의 검박한 생활 전통을 따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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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니미츠 제독이 늘그막에 이렇게 기도했다.



니미츠 미국 해군사령관

“제가 늙어가며 말이 길지 않게 해주시고, 늙어가며 어느 자리에 참석했을 때 꼭 한마디 해야겠다는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해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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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며 불의한 무리를 봤을 때 내 손으로 저들을 응징하리라는 만용에 사로잡히지 않게 해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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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스러울 때 걱정하면서도 침울하지 않게 해주시고, 남을 도운 다음에 공치사하지 않게 해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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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고통을 덜어주는 자비를 허락해주시고, 저도 때때로 실수하는 사람임을 깨닫게 해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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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따뜻해도 성자가 되지는 않게 해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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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기도 중에서 다른 부분은 다 이해하겠는데 끝부분의 ‘성자가 되지 않게 해달라’는 구절은 도무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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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도의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말은 “세상에 즐거운 일이 많은데 그것을 참고 살기 어려워서”였다.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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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려면 그가 세속의 즐거움을 탐해 그런 말을 했을 리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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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과 미국 상류사회를 보며 이런저런 호오(好惡·좋아하거나 싫어함)가 있을 수 있겠지만, 니미츠 제독의 이런 정신이 미국을 이끌어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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