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평온보다 자극을 더 사랑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루의 대부분은 무사히 지나가지만, 사람들은 그 무사함을 기억하지 않는다. 대신 단 몇 초의 분노와 몇 분의 환희가 하루 전체를 삼켜버린다. 지금의 세상은 그 순간들을 확대하고 반복하며, 그것이 인간의 본모습인 것처럼 우리 앞에 내놓는다.
휴대전화 화면을 켜면 세상은 늘 화가 나 있다. 누군가는 누군가를 비난하고, 누군가는 조롱당하며, 또 다른 누군가는 극단적인 확신으로 타인을 밀어낸다. 차분한 목소리는 오래 머물지 못한다. 알고리즘은 평온을 좋아하지 않는다. 평온은 오래 읽히지 않고, 오래 머무르지 않으며, 사람을 중독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신 격렬한 감정은 빠르게 퍼진다. 분노는 공유되고, 흥분은 전염된다. 현대 사회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 소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진짜 위험한 것은 감정 자체보다, 순간의 감정이 영원한 판단이 되는 일이다. 사람은 화가 난 단 몇 초 동안 평생 쌓아온 관계를 끊어버리기도 하고, 지나친 기쁨 속에서 자신의 한계를 잊기도 한다. 투자 시장에서는 들뜬 낙관이 사람들을 몰려가게 만들고, 정치에서는 증폭된 분노가 군중을 움직인다. 그리고 인터넷에서는 한순간의 감정이 기록으로 남아 오래도록 사람을 따라다닌다.
예전에도 인간은 화를 냈고 기뻐했다. 그러나 지금과 다른 점은 감정이 즉시 확산된다는 데 있다. 과거의 분노는 방 안에서 끝났지만, 지금의 분노는 버튼 하나로 세계를 향한다. 과거의 흥분은 며칠이면 가라앉았지만, 지금은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이 이전의 흥분을 덮어쓴다. 우리는 감정을 느끼기 전에 반응하고, 생각하기 전에 표현한다.
그래서 오늘날 평정은 단순한 성격이 아니라 능력에 가까워졌다. 조용히 생각하는 힘, 즉각 반응하지 않는 힘, 흥분 속에서도 자신을 의심할 수 있는 힘이 점점 희귀해지고 있다. 세상은 빠르게 판단하는 사람에게 박수를 보내지만, 정작 삶을 지탱하는 것은 천천히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어쩌면 인간을 무너뜨리는 것은 오랜 불행이 아니라, 견디지 못한 한순간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인간을 지키는 것은 거대한 성공이 아니라, 극단의 감정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조용한 평정일 것이다.
심플한 생활은 마음의 여백을 만든다.
여백이 있는 사람은 즉시 분노하지 않고, 지나친 기쁨에도 자신을 잊지 않는다. 감정이 밀려와도 그것과 함께 휩쓸려 가지 않는다. 마치 단단한 배가 큰 파도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해도 침몰하지는 않는 것처럼, 비워진 마음은 감정을 제거하지는 못해도 감정에 지배당하지는 않는다.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더 많이 느끼고 더 강하게 반응하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인간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더 큰 자극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고 감정을 통과시키는 힘인지도 모른다.
결국 평정은 타고나는 성격이 아니라 스스로 길러내는 습관이다.
그리고 단순한 삶과 마음을 비우는 수양은, 찰나의 분노와 기쁨이 인생 전체를 흔들지 못하게 막아주는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단단한 방패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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