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민주화 운동 핵심이었던 인사들이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 끼치는 해악을 두고 볼 수 없다”며 오는 15일 ‘민주화운동 동지회’를 결성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가 만든 쓰레기는 우리가 치우자”며 반미·반일 프레임에 갇혀 북한에만 관대한 운동권의 편협한 인식을 바로잡고 정당 정치 정상화를 위해 싸우겠다고 했다.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되고 민주노동당 정책위원장을 지낸 주대환씨, 서울대 삼민투 위원장으로 미 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한 함운경씨,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사무처장을 맡고 광우병 시위를 주도한 민경우 씨 등이 참여했다.
‘운동권’은 군사 정권에 맞서 민주화를 이루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민주화 이후 대부분은 생업으로 돌아갔지만, 일부 학생 운동권 간부들은 이 경력을 바탕으로 정치권에 진출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영향력을 키우더니 문재인 정부 들어 국정 전반을 장악할 정도로 권력을 극대화했다. 8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30년 권력이었다.
이제는 ‘운동권 귀족’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이들이 장기 권력화하면서 자신들이 내세웠던 민주주의, 인권, 정의와 반대로 갔다는 사실이다.
이번에 출범하는 동지회는 이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문 정권 5년간 민주주의 파괴 행태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출발부터 드루킹을 동원한 대규모 여론 조작으로 시작했다.
선거법을 강제로 바꾸는, 민주 국가에서 상상할 수 없는 폭거도 저질렀다. 위장 탈당, 회기 쪼개기 등 반민주적 작전을 예사로 사용해 입법 폭주를 했다.
문 전 대통령의 30년 친구를 울산시장에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 비서실 8개 조직이 나서서 야당 후보를 억지 수사했다.
대통령 비판 대자보를 붙였다고 청년들을 압수수색하고 주거침입으로 재판에 넘겼다. 5·18에 대해 정부 발표와 다른 주장을 하면 감옥에 보내는 법도 만들었다.
민주, 인권 무시는 국내에서만이 아니었다.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공동 제안을 4년 연속 외면하고, 귀순을 희망한 북한 어민들은 포승줄에 묶어 강제 북송했다.
김여정 말 한마디에 국제사회가 모두 반대한 대북전단금지법을 밀어붙였다. 도덕성을 강조하던 사람들이 조국·윤미향 사태로 공정과 정의를 파탄 냈다.
운동권 출신 시장·도지사들이 성범죄로 물러났다. 억대 연봉을 받는 공공기관에 낙하산으로 무더기 취업하고, 탈원전을 틈타 태양광 사업으로 돈을 벌었다.
각종 시민단체·협동조합·사회적기업을 만들어 수조원대 국민 세금을 타갔다. 운동권이 장기 권력이 되면서 이제는 서로 밀어주면서 국민 세금을 빼먹는 ‘운동권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민주당은 그 생태계를 확대하는 사회적경제기본법 통과를 밀어붙이고 있다.
민주화는 운동권의 전유물이 아니다. 수많은 일반 시민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그 평범한 시민들은 열심히 일해 기업 일으키고 세금 내며 나라와 사회에 기여했다.
그동안 운동권은 반민주, 반인권을 일삼는 무소불위의 권력집단이 됐다. 이 낡은 집단의 시대는 끝나야 한다.
황대진 논설위원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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