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19일 화요일

살아가며 알아가는 것들


 우리는 태어나 세상 떠날 때까지 배운다.


눈앞에 펼쳐지는 자연(自然)으로부터
각자의 처한 환경과 상황 가운데에서
주변의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로부터.

 청장년 때는 그 당시 삶 가운데 배우고
결혼해서는 결혼생활 삶 속에서 배우며
중년에는 중년의 삶을 살면서 배우고
노년에는 황혼의 삶을 지내며 배운다.



모름지기 살아간다는 것은
가득 채워져 더 들어갈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
비워가며 닦는 마음입니다.

비워 내지도 않고 담으려 하는 욕심,
내 안엔
그 욕심이 너무 많아 이리 고생입니다.
 
언제면
내 가슴속에
이웃에게 열어 보여도 부끄럽지 않은
수수한 마음이 들어와 앉아 둥지를 틀고

바싹 마른 참깨를 거꾸로 들고 털 때
소소소소 쏟아지는
그런 소리 같은 가벼움이 자릴 잡아 평화로울까요?
 

내 강물엔 파문이 일고
눈 자국엔 물기 어린 축축함으로
풀잎에 빗물 떨어지듯 초라하니

그 위에
바스러지는 가녀린 상념은 지줄 대는 산새의
목청으로도 어루만지고 달래주질 못하니

한 입 베어 먹었을 때
소리 맑고 단맛 깊은 한겨울 무,
그 아삭거림 같은 맑음이 너무도 그립습니다.

한 맺히게 울어대는 뻐꾸기 목청처럼
피맺히게 토해내는 내 언어들은
죽은 에미의 젖꼭지를 물고 빨아내는
철없는 어린것의 울음을 닮았습니다.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이, 곧 나입니다.

육체 속에
영혼 속에
수줍은 듯 숨어 있는 것도 역시 나입니다.

나를 다스리는 주인도
나를 구박하는 하인도 변함없는 나입니다.

심금을 울리는 하나의 목소리
하나의 외침, 외침들 그것도 역시 나입니다.

나를 채찍질 하는 것도 나요,
나를 헹구어 주는 것도 나입니다.

- 좋은글 중에서-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