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하다는 건 뭘까요?>
100미터 달리기를 15초 안에 달리면 건강한가요?
턱걸이 100개를 하면 건강한가요?
아닙니다.
아프지 않으면 건강한 겁니다.
***행복하다는 건 뭘까요?**
돈이 100억 있으면 행복한가요?
권력이 있으면 행복한가요?
아닙니다.
괴롭지 않으면 행복한 겁니다.
슬프고, 외롭고, 밉고, 원망스럽고, 화나고, 짜증 나는 건... 다 행복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마음이 병들지 않고 아프지 않은 사람.
바로 그 사람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노년에 가장 필요한 것은 허물 없이 만날 수 있는 보석같은 친구들과 건강이 최고의 재산입니다.
황혼의 멋진 삶은 건강입니다.
천하를 잃어도 건강은 잃지 맙시다..
[받은 글]
<행복이, 건강이, 성공이 정말 당연해?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한창 몸이 안 좋을 때였다. 몸이 안 좋은 것 외에도 괜한 생각때문에 불행했다. 다른 사람들 다 건강한데 나만 이런 불행을 겪는다는 소외감과 억울함, 큰 잘못을 저지르면서 살았던 것 같지는 않은데 괜한 벌을 받는 것 같다는 억울함 등 알 수 없는 억울함과 분노, 피해의식 등이 나를 괴롭히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건강한 것이 당연한가?’라는 질문을 던져보았다. 바깥에서 잘 보이지 않을 뿐 병원에는 병실이 모자랄 정도로 많은 환자들이 있었다. 질병도 다양해서 층층이 서로 다른 진료과들이 있었고 흔히 들어본 질병들보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질병들이 더 많았다. 환자들의 사연도 다양해서 이제 막 취직했는데 병이 발견되어 회사를 그만두어야했다던가, 부인을 떠나보낼 수 없다며 매일 기도문을 외고 있던 남편 등 다양한 사람들이 고통과 싸우고 있었다.
나는 과연 무엇이 얼마나 특별해서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나에게는 절대 이런 일이 생기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걸까? 왜 나는 당연히 건강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걸까? 건강은 절대로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알지도 못하는 여러가지 이유로 언제든 잘못될 수 있는 것이 우리 몸이고 내 몸 또한 평범했던 것일 뿐이었다. 몸이 대체로 건강하다는 것은 당연하기보다 특별히 좋은 일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성공이나 행복에 대해서도 질문해보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넘어지고 실패한다. 90%의 사람들이 실패하는 좁은 문이라면 나의 실패율도 90%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왜 나는 실패에 충격을 먹고 마치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인 것처럼 생각하는 걸까? 성공이 당연한가? 또한 그럭저럭 지내던 일상에 나쁜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화를 내곤 한다. 그런데 어쩌면 좋은 일이 생기는 것만큼 나쁜 일도 많이 생기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지도 모른다.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덕분에 그제서야 장밋빛으로 물들어 있던 안경을 벗어 던지고 깨끗한 눈으로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게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비로소 나는 인생을 너무 쉽게 보고 있었다는 것을, 상당히 오만했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실제로 이렇게 별 것 아닌 질문이지만 ‘행복이, 건강이, 성공이 정말 당연해?’, ‘지금보다 더 불행하고 더 큰 병에 걸리고 더 크게 실패했을 가능성은 없는 거야?’라고 묻는 것만으로 조금 더 겸손한 현실지각을 하게 된다는 연구들이 있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의 심리학자 Laura J. Kray 등은 사람들에게 지금의 삶을 이루기까지 어떤 일들이 중요한 영향을 미쳤는지, 만약 그 일이 일어나지 않거나 잘못될 수도 있었는지, 만약 그랬더라면 지금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을 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했다.
이렇게 언제든지 삶이나 관계가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었을 거라는 가능성을 생각해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 (단순히 사건의 디테일에 대해 생각해 봄)에 비해 그간 당연하게 생각할 수 있었던 일들이 사실은 큰 의미가 있는 일들이며 당연하기보다 특별히 좋은 일이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지금도 금새 ‘내가 노력을 했으면 잘 되는 건 당연하지!’, ‘남들은 몰라도 나는 꽃길만 걸어야지!’라고 생각하곤 하는 나 때문에 ‘정말 당연해?’라는 질문을 종종 해본다.
Kray, L. J., George, L. G., Liljenquist, K. A., Galinsky, A. D., Tetlock, P. E., & Roese, N. J. (2010). From what might have been to what must have been: Counterfactual thinking creates meaning.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98, 106-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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