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크라테스는 2,400여 년 전에 “모든 질병은 장에서부터 비롯된다” “건강은 우리의 장 속에 있는 미생물에 의해 결정된다”라고 했다. 최근에는 많은 연구를 통해 건강한 사람의 장내미생물과 특정 질병을 가진 사람의 장내미생물이 차이가 있음이 밝혀졌고 특히 노화, 당뇨, 비만, 암, 스트레스성 질환, 염증성 장질환 등이 장내미생물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고 보고되어 장내미생물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장내미생물은 우리 몸속 미생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4천에서 1만 종 이상 존재하며 사람 세포 수의 총합보다 10배 이상 많은 세포를 가지고 있다. 장내미생물 유전자의 크기는 인간 유전자의 150배인 350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을 빼놓고 인간의 유전자를 논하기 어려울 만큼 인간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제2의 게놈’이라고 불린다. 장내미생물은 몸속 세포의 중요한 동반자로서 서로 긴밀하게 신호와 자극을 주고받으며 기능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진화해왔으며, 인간이 외부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장내미생물은 다음과 같은 유익한 기능들을 가지고 있다. 첫째, 인간의 면역시스템을 교육하고 단련시켜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외부 항원이 장 점막을 통해 유입되는데 장 점막의 외부층에 주로 분포하는 장내미생물이 음식물에 포함된 미생물에 대한 일차적인 방어기능을 담당하면서 신속하고 강력하게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장내미생물은 인간의 면역시스템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면서 면역체계를 강화한다. 둘째, 대사작용을 통해 체내 소화효소로 분해되지 않은 전분이나 다당류를 분해하여 우리 몸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을 돕고 비타민, 엽산, 단쇄 지방산 등 필수적인 영양소를 공급한다. 또한 콜레스테롤, 쓸개즙, 약물의 대사에도 관여하여 다양한 대사산물을 만들어낸다. 셋째, 유전자 발현의 스위치 역할을 통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한다. 부모에게 나쁜 유전자를 물려받았더라도 유익한 장내미생물을 가지고 있고 좋은 음식물을 섭취한다면 유전자의 스위치가 켜지지 않아 발암 유전자 발현을 억제할 수 있다.
장내미생물 조성은 유전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식습관, 항생제 오남용, 스트레스와 같은 환경적 요인에 의해 변화할 수 있으며 특히 식습관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곡류와 채식 위주의 우리나라 전통식단은 적절한 열량을 공급하고 풍부한 비타민, 무기질 및 섬유질을 포함하여 성인병 발생 위험이 낮은 편이다. 하지만 서구식 식단이 보편화되면서 동물성 지방 및 단백질, 정제당, 단순당의 과잉 섭취와 비타민 및 무기질, 섬유질의 결핍 등과 같은 영양 불균형이 초래되고 성인병의 발생이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음식물 섭취의 변화는 유해한 장내미생물의 증식을 촉진하여 장 건강의 악화를 초래할 수 있는데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장질환으로 염증성 장질환과 대장암을 들 수 있다. 항생제 오남용도 장내미생물의 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항생제 투여를 시작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장내미생물의 다양성이 감소하고 조성이 변화하며 경우에 따라 장내미생물이 항생제에 내성을 획득하기도 한다. 스트레스도 장 점막을 파괴하고 장내미생물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세로토닌,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의 결핍을 야기할 수 있으며 이는 우울증, 자폐증, ADHD, 치매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장내미생물은 앞서 언급한 질환들 외에도 기능성 장질환, 과민성 장증후군, 항생제 유발 장염과 같은 다양한 장질환뿐만 아니라 신경정신질환, 지방간, 당뇨, 비만, 동맥경화, 알레르기질환, 암 등 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이 간, 뇌, 신장 등 다양한 장기와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장내미생물 중 유익균은 30%, 유해균은 5~10% 정도를 차지하는데 이 중 유익균을 프로바이오틱스라고 한다.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하는 경우 암, 심장질환, 우울증, 간질환, 항생제 유발 장염, 염증성 장질환, 천식, 자가면역질환, 노화, 비만 등에 예방 및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비록 프로바이오틱스가 어떤 기전으로 얼마나 유익한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장내 보호막 형성, 장내 산도조절, 인체 면역조절, 항균물질 생성, 장관 내 병원균과의 경쟁 등을 통해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홍삼, 비타민제에 이어 국내 전체 건강기능식품 중 세 번째 비중을 차지한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균주는 락토바실러스, 비피도박테리움이며 단일 혹은 여러 균주를 조합하여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질병에 어떤 균주를 사용할 것인지, 균주의 수는 얼마나 되어야 하는지, 균주의 가공과 보관에 있어 가장 적절한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현재까지 명확히 정립된 바는 없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인체에 병원성이나 독성이 없어야 하며 위산과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고 살아있는 상태로 소장까지 도달하여 장에서 증식하고 정착 가능해야 한다. 프로바이오틱스의 조성에 따라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고, 중환자나 심각한 면역저하자에게는 추천되지 않으며, 부작용이 흔치 않지만 일부에서 복부 팽만감과 가스 생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선택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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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미생물 불균형
장내 미생물은 인체를 구성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다.
우리 몸에는 100조개에 이르는 미생물이 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소장, 대장 등 소화기관에 서식하는 장내 미생물로 나쁜 세균(유해균)과 좋은 세균(유익균)이 균형을 맞추면서 공존한다.
장내 미생물의 대사산물은 면역세포와 내분비세포는 물론 신경세포에까지 작용해 생체 기능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장내 미생물 균형이 이상적일 때는 면역력이 최상의 상태가 된다.
장내 미생물은 구강과 대장에 80% 존재한다. 위와 소장에는 별로 없다.
이 분포가 깨지면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이 생긴다.
생활습관, 식습관, 환경 조건으로 소장에서 정착해야 할 세균이 다른 집인 위에서 버티며 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착한 세균보다 나쁜 세균이 더 존재해도 문제다.
장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지면 신체 노화가 가속되면서 만성장증후군, 역류성 식도염 등 건강에 치명적 악영향을 미친다.
장내 미생물과 노화의 연관성이 밝혀진 건 최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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