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5일 수요일

처음 늙어감, 외롭고 서툰 초행길

  


우리 모두 각자의 질병은 달라도 

**‘처음 늙어 간다’**는 점에서는 다 같은 초행길이지요.

그래서 더 두렵고, 더 서툴고, 때로는 더 외로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 같지 않은 몸,

뜻대로 되지 않는 하루,

점점 줄어드는 가능성들.

어쩌면 우리는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각자 다른 짐을 지고 걷고 있지만, **‘노화’**라는 낯선 풍경을 처음 마주한다는 사실만큼은 모두가 공유하는 유일한 공통점일지도 모르겠어요.

어쩌면 우리가 느끼는 상실감은 '나'라는 존재의 무게를 줄여가는 과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는 근육과 체력으로, 혹은 빽빽한 계획과 수많은 가능성으로 나를 증명하려 했다면, 이제는 그 껍데기들을 하나씩 벗어던지는 시기인 것이죠.

비워낼수록 깊어지는 계절

예전 같지 않은 몸은 속도가 전부가 아니라고 말해줍니다. 빠르게 달리느라 놓쳤던 길가의 작은 풀꽃과 낮은 바람의 노래를 비로소 멈추어 들으라는 몸의 속삭임입니다.

뜻대로 되지 않는 하루는 삶을 다스리려던 고집을 꺾어줍니다. 억지로 움켜쥐지 않아도 강물은 흐르고 해는 저물 듯, 순리에 몸을 맡기는 법을 배우는 연습입니다.

점점 줄어드는 가능성은 나를 어지럽히던 수만 가지의 욕심을 덜어줍니다. 이것저것 기웃거리던 시선을 거두어 내 곁의 소중한 사람과 내가 진짜 사랑하는 것 하나에만 온 마음을 다하라는 단순한 가르침입니다.

그렇게 하나씩 잃어가는 줄 알았더니 사실은 나를 무겁게 하던 껍데기를 벗는 중이었습니다. 비워진 그 자리에 비로소 노을처럼 번지는 고요한 평온이 찾아옵니다


처음 늙어감,
외롭고 서툰 초행길.

우리는 태어나는 것도 처음이었고,
사랑하는 것도 처음이었고,
이별도, 상처도, 책임도
모두 처음이었지요.

그때마다 서툴렀지만
어찌어찌 지나왔습니다.

늙어감도 어쩌면
그 연장선 위에 있는 또 하나의 처음일 뿐일지 모릅니다.

몸은 예전 같지 않고,
기억은 가끔 흐릿해지고,
곁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바꾸는 시간.

그래서 더 외롭고,
그래서 더 낯설지요.

하지만 초행길이라고 해서
꼭 혼자라는 뜻은 아닙니다.

같은 방향으로 천천히 걷는 사람들이
어딘가에 분명히 있습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속으로는 다들 조금씩 두렵고,
조금씩 서툽니다.

늙어감이 슬픈 것만은 아닌 이유는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생기기 때문인 것 같아요.
사람의 온기, 하루의 고요,
별것 아닌 일상의 소중함.

초행길이라 서툴지만
그래서 더 진지하게 걷게 되는 길.

 외로운 초행길을 걷는 당신에게

"서툴러도 괜찮습니다. 우리 모두는 자기 인생의 노년기에 대해선 '초보자'일 뿐이니까요."

누구나 처음 가는 길은 헤매기 마련입니다. 길을 잘못 들었다고 자책할 필요도, 남들보다 느리다고 조급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 느끼시는 그 두려움과 외로움은 당신이 나약해서가 아니라, 생의 새로운 계절을 아주 성실하게 통과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혼자라고 느껴질 때, 잠시 숨을 고르며 주변을 둘러보세요. 형태는 달라도 모두가 저마다의 속도로 이 서툰 길을 함께 걷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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