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3일 화요일

서툴러도 계속 배웁니다

 




두 손가락으로 쓰는 글

인생은 오늘부터 다시 배울 수 있습니다. 배움에는 정해진 나이가 없고, 배움은 젊은 날에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다만 믿는 것과 해내는 것 사이에는 적지 않은 거리가 있다는 것도, 직접 배워 보며 알게 되었습니다.

두 손가락의 컴퓨터

컴퓨터 수업을 몇 해 동안 들었습니다. 그런데 배우고 나면 또 새로운 것이 나오고, 겨우 익히고 나면 어느새 달라져 있었습니다. 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제가 익히는 속도보다 늘 빨랐습니다.

게다가 저는 젊은 시절 타자를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두 손가락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자판을 찾아 누릅니다. 남들이 열 손가락으로 쉽게 쓰는 글을 저는 느릿느릿 써 내려갑니다. 그러나 돌아보면 이 글도, 지금까지 쓴 많은 말들도 그 두 손가락으로 만들어 온 것입니다.

일터의 영어, 일상의 영어

은퇴한 뒤에는 커뮤니티 칼리지의 영어반에 6개월 동안 다녔습니다. 직장에서 일하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었지만, 일상에서 두루 쓰는 영어에는 부족함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일에 필요한 말과 생활 속의 말은 이렇게 다른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노력은 하고 있지만 진전은 더딥니다.

느려도 배움입니다

그렇다면 헛수고였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기계 하나를 익히는 것도, 오래 품어 온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보는 것도 모두 배움입니다. 어제 몰랐던 것을 오늘 알게 되었다면, 어제보다 조금 더 넓은 세상을 만난 것입니다.

처음에는 서툴러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배우느냐가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빨리 배운 것은 빨리 잊히기도 하지만, 마음을 열고 천천히 받아들인 것은 오래 남습니다.

오늘은 남은 날들 가운데 가장 이른 날입니다. 저는 오늘도 두 손가락으로 천천히 한 글자씩 배우며 나아갑니다. 느려도, 서툴러도, 계속하는 것이 배움이라고 믿으면서 말입니다.

인생은 오늘부터 다시 배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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