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3일 화요일

그냥 살아가는 것이 참 고맙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 자체가 고맙게 느껴집니다. 젊을 때는 무언가를 이루어야 하고 더 가져야 한다고 믿으며 달려왔지만, 이제는 아침에 눈을 뜨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때가 많습니다.


돌아보면 인생에는 힘들고 괴로운 일이 참 많았습니다. 그러나 굽이굽이 지나온 길 곳곳에는 기쁘고 행복했던 시간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괴로움만 기억하면 눈물이 앞서지만, 기쁨을 함께 떠올리면 지나온 세월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쉽게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합니다. 슬픔이 없어서가 아니라, 감사할 일이 그만큼 많았기 때문입니다.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는 세월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과 일을 스치듯 만납니다. 하지만 마음속에 오래 남는 인연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서로를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말없이 앉아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사람. 그런 인연은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귀한 선물처럼 찾아옵니다. 곁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복된 삶입니다.


삶의 길에는 끝내 놓을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희망과 행복, 그리고 사랑입니다. 그것은 나이와 상관없이 우리 인생에도 분명히 있습니다. 굳은 신념과 믿음으로 그것을 지켜 가다 보면, 좋은 날은 반드시 다시 찾아옵니다.

지금이 가을이라 해도 가을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이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가면 파릇파릇 움트는 보리밭 너머로 종달새가 지저귀는 새봄이 올 것입니다. 그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오늘도 그냥 살아가는 것을 고마워하며 건강히 하루를 보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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