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7일 월요일

싸움의 끝이 안보인다…월가 자본까지 차단 나섰는데, 어디까지

 바이든, 대중 투자제한 8일께 행정명령


벤처캐피털등 대중 투자 통제
옐런 “좁은 범위에만 적용”
디커플링 아닌 디리스킹 강조
미 의회도 역외투자제한 입법


미·중 기술 패권경쟁 충돌
중국 추가 보복으로 ‘맞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첨단산업에 대한 미국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의 역외(아웃바운드) 투자 제한조치를 내놓는 것은 실리콘밸리 기술뿐만 아니라 월가 자본의 중국 유입까지 차단하려는 전방위적인 압박이다.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의 기술굴기를 억제하려는 의지 표명이기도 하다.

로이터통신은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기업의 대중국 투자 제한조치를 8일 행정명령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라며 “최종 발표시점은 또 변경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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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팅 등 특정 분야에서 미국 기업의 중국 투자를 금지하고, 중국의 첨단 기술 기업에 신규 투자시 정부에 보고하는 의무 등의 내용을 행정명령에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는 작년 10월 발표한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기준을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에 대중국 역외투자제한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통신은 내년부터 시행될 대중국 투자 금지 및 제한 조치는 신규 투자에만 적용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수 개월에 걸쳐서 중국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제한 조치를 준비해왔고 주요 7개국(G7)에도 지지를 호소했다. 동맹국과 공조해서 중국군의 현대화와 중국 정부의 소수민족 탄압에 악용되는 첨단기술 개발 자금을 끊겠다는 취지다. 다만 민간 기업의 직접 투자를 규제한다는 측면에서 바이든 행정부 내부 의견이 엇갈렸고 발표시점도 뒤로 밀렸다. 투자제한 기술분야에서 생명공학과 청정에너지는 내부 논의결과 빠지게 됐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는 “추가적인 반도체 수출통제시 미국 기업의 경쟁력 약화와 반도체 공급망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정부 방침에 공개적으로 반대의견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반도체협회는 인텔·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TSMC를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국가안보 차원에서 특정분야에 걸쳐 좁게 겨냥한 대중국 투자제한 조치를 발표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투명한 방식으로 대중 의견을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미·중간에 단절하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아니라 일부 분야에서 디리스킹(위험완화)를 추구한다는 미국 전략을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9월 미국의 첨단기술분야에 대한 외국자본의 인바운드 투자를 철저히 심사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사전심사를 통해 중국 자본의 미국 첨단산업 유입을 틀어막아서 기술유출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이번에 아웃바운드 투자제한까지 발표되면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투자자금의 중국 유출, 중국 투자자금의 미국 유입 등 양방향에서 자본을 통제하게 된다.

미국 의회도 대중국 투자제한 조치에 초당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미 상원은 지난 달 25일 미국 투자자가 중국 첨단기술 기업의 지분을 취득할 경우 정부 신고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담은 국방수권법(NDAA) 수정안을 채택했다.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갤러거 미 하원 미·중 전략경쟁특별위원장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대중 투자제한조치를 시행하기 전에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과 사전에 협의하고 이들 국가에게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상응 조치를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정명령은 미국 기업에만 적용되는데, 중국 첨단기술에 대한 투자 금지에 동맹국의 동참을 요구한 것이다. 그는 중국 주식과 채권의 직접투자까지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중 전략경쟁특위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글로벌 금융지표 개발회사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중국 투자활동을 조사하고 있는 중이다. 갤러거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에는 사기업에 존재하지 않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제에 있다”고 비판했다.

미중 기술 패권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은 이달 1일부터 반도체용 희귀광물인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통제로 맞불을 놓은 상황이다. 미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미국은 상습적으로 기술과 무역을 정치화하고 국가 안보 명목의 무기로 사용한다”고 비판하면서 “중국 권익을 확고히 보호할 것”이라며 추가 보복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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