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10일 목요일

우리는 1987년 체제의 종말을 보고 있다 (주동식)



 전라의 앵벌이 경제에 대한 글로 꼭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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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체제의 사실상의 출발은 1988년 9월 서울올림픽의 화려한 팡파레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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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올림픽의 성공은 대한민국이 좀더 개방적이고 유연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이고 국제화된 나라로 거듭난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선언한다는 의미였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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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민주화의 의미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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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새로 태어난 대한민국, 1987년 체제는 이후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자부심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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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1987년 체제의 종말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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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부안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 잼버리 대회의 실패를 보면서 그렇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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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랑 몇몇 어른들이 캠핑하며 노는 프로그램이 좀 망가졌다고 해서 그게 무슨 체제의 종말씩이나 거론할 일이냐? 이렇게 말할 분들도 계실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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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한 마리가 날아온 것을 보고 천하에 봄이 온 것을 안다는 말이 있다. 중국식 과장이 섞인 표현이지만 그 원리는 여론조사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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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천 명 정도의 국민에게 질문을 던져 얻은 답변을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한 나라의 여론 흐름을 읽을 수 있다. 간단한 현상에도 거대한 시대의 변화가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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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사태는 이 체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대한민국이 이런 대회를 준비하고 수행할 만한 역량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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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요한 것은 결과이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은 이 대회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었다. 어딘가에서 구멍이 생겼고 그걸 미리 체크하지 못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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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매우 심각한 변화이고 이런 변화가 이미 체제의 종언을 예고한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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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대회는 우습게 볼 것이 아니다. 미국이나 영국 등 해양문명 국가들의 청소년 교육은 기본적으로 전쟁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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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영국의 이튼 등 명문 사립학교의 교육과정은 지식보다 체력 단련에 초점을 맞춘다. 매일 아침 냉수마찰도 그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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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서구 국가 상류층 자제들의 핵심 교육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가 야외 체험이다. 그게 바로 스카우트이고 잼버리이다. 사실상 전투 훈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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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다음 세대 그 나라의 지도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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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청소년들에게 이번 새만금 잼버리 대회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이미지를 치명적으로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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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과는 대한민국 모두가 감당할 몫이지만 그래도 책임소재는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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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책임소재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새만금이다. 이와 관련해 떠오르는 것이 2016년 LG CNS가 새만금에 3800억원을 투자해 여의도 4분의 1 면적의 스마트팜 단지를 만든다고 했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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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도 새만금은 텅 빈 땅이었고 이 땅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은 전북 지역의 숙원 가운데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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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땅에 스마트팜 단지가 세워진다고 하니 비로소 새만금 문제의 해결책이 마련된다고 여겨 필자도 적극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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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계획 발표 3개월 만에 LG CNS는 앞발 뒷발 다 들고 포기 선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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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농민단체가 현지에 몰려와 머리띠 두르고 반대 시위를 했고, 전북의 여론도 부정적인 반응 일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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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의 명분은 ‘재벌의 농업 진출 반대’였다. 성추행으로 민주당에서 쫓겨난 박완주가 당시 전농과 함께 반대 운동을 주도했다. 나중에는 전북도 의회가 반대 결의안까지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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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것은 LG CNS가 LG그룹의 IT서비스를 책임지는 회사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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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농업 회사가 아니었고 당시 추진했던 스마트팜 컨셉도 농사가 아니라 스마트팜 관련 기술과 설비를 개발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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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는 “스마트팜 설비에서 생산되는 부산물(농산물)은 전량 해외로 수출하겠다”는 조건까지 걸었다. 하지만 전북 사람들은 마이동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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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단지는 친환경인 데다 전북 지역 농업과의 시너지 그리고 첨단 IT와의 접점도 기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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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단지가 새만금 일대에 들어서면 일종의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따라서 연관 산업체의 입주나 관련 인프라의 투자도 기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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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북은 이 사업을 거부했다. 이후 새만금을 살린다며 나온 제안이 ‘카지노 유치’였다. 현재 전북지사인 김관영이 내놓은 기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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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과 카지노 가운데 어느 게 더 좋은 프로젝트일까? 강원랜드가 초래한 재앙이 보이지도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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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단지가 좌절된 당시부터 전북은 세계 잼버리 대회 유치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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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청은 1991년에 성공적으로 치러진 강원도 고성 잼버리의 사례를 사전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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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이 고지대여서 무더운 여름 날씨를 피할 수 있었고 주변의 산세가 도전정신 함양이라는 잼버리의 목표와도 적합하다고 판단,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무주 태권도원을 적극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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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조사 결과는 전북 정치인들에 의해 뒤집혔다고 한다. 무엇보다 새만금 간척지에 대한 고려가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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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잼버리 대회를 유치해 새만금 개발의 명분을 얻으려는 의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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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문재인 정권 당시 세계 잼버리 대회 유치를 명분으로 2018년 4239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새만금 고속도로가 착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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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1조1293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고속도로 연계 지방도로 건설사업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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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공항을 대체할 새만금 국제공항을 2028년까지 완성한다는 목표로 8077억원의 예산이 배정돼 있다. 이 예산들을 모두 합한 규모는 2조6천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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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세계 잼버리 대회에 들어간 1천억 원과 지반공사 2천억 원, 동학기념공원 등을 모두 합치면 이 대회 하나로 20조 원대의 인프라 투자를 전북이 끌어당겼다는 계산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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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한 것은 이런 교통 인프라 투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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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일대의 공항과 고속도로, 지방도로는 어떤 사람들을 어디로 실어나른다는 것일까?> 저 인프라 투자의 키워드는 새만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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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새만금은 텅 비어있는 땅이다. 세계 잼버리 대회 유치가 인프라 예산을 따내는 명분이 됐지만 대회는 열흘이 지나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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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는 쓰레기 치울 일이 남을 뿐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구를, 무엇을 위한 인프라 투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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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새만금의 태양광 패널 보려고 사람들이 비행기 타고 고속도로 달려서 찾아온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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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스마트팜 사업의 좌절과 세계 잼버리 대회 그리고 새만금 국제공항과 고속도로는 중요한 사실을 알려준다. 바로 <호남이 먹고사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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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등 사회자본 인프라는 다른 산업과 산업을 연결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의미가 있다. 그걸 위해서 거대한 국가 예산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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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새만금 국제공항과 고속도로, 지방도로는 그런 기능을 하지 않는다. 도대체 무슨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려는 목적인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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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진실은 <이 인프라들의 진짜 목적이 바로 ‘돈을 쓰는 그 자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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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전라북도와 부안 등 새만금 일대에 돈을 뿌리는 것 자체가 목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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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민들은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산업설비 즉 스마트팜 단지가 들어서는 것을 필사적으로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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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신 오직 ‘부가가치를 땅에다 쏟아버리는’ 국제공항과 고속도로, 지방도로 건설에 올인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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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하는 일은 싫고 일회성으로 국가 예산을 따먹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고 해석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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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인프라를 건설하면 그 인프라를 따라 생산 시설도 들어온다고 우길지 모르지만 전북도민들이 이미 스마트팜 단지를 거부했다는 사실 앞에서 그런 논리는 설득력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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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상은 전라북도에 그치지 않는다. 원조는 광주라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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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문화전당, 광주비엔날레, 광주형 일자리(광주글로벌모터스), 한전공대, 영암 F1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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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들의 공통점이라면 자체적으로 수익성을 갖추지 못하고 계속 정부의 제도와 예산 지원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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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5.18의 피’라는 상징자산의 지원이 없으면 성사가 불가능하다는 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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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도 복합쇼핑몰 입주를 거부한다는 점에서 전북과 비슷하다. 기업의 생산적인 투자는 거부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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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신 생산성 제로일 수밖에 없는, 아니 제로여야 하는 프로젝트를 유치하고 그 프로젝트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으면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어 정부 예산을 따먹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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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인적 자원의 특수성이 이런 구조를 고질화하고 있다. 호남은 1980년 5월의 비극 이래 좌파 정치투쟁의 진지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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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투쟁의 승리는 이 지역의 정치 지형을 확고하게 결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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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승리의 경험과 이 지역의 척박한 산업 환경은 이 지역 청년들의 진로를 일방적인 정치적 경로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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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체 등 생산적인 진로보다 상징 조작과 선전 선동, 조직화 등 정치적인 성격을 갖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시됐고 이는 지역의 전통으로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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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부터 이런 활동으로 훈련받은 청년들이 대거 배출됐고 이런 청년들은 기업보다 시민단체, 노조, 정당 등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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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위기에서는 기업의 투자 자체를 꺼리는 것도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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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도 정부 예산을 따오는 데 사활을 걸다시피 한다는 점에서 호남만의 특수 현상이 아니라는 반박도 있다.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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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다른 지역도 생산적인 일보다 정부 투자에 목을 매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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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실은 1987년 체제의 승리자인 호남의 영향이 확산된 것이다. 하지만 다른 지역과 호남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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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은 국가 예산 따오는 것이 여러 경제 활동의 일부일 뿐이지만, 호남은 이것이 거의 유일한 경제 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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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체제 이후 이 지역의 경제 활동은 대부분 국가 예산 따오기로 시작해 다시 새로운 국가 예산 따오기로 마무리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이런 모델이 지속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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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이런 프로세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 호남이라는 지역의 특수성을 인정해주는 전제에서 성립하는 모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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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인구가 적고 소득 수준도 낮아서 별로 큰 부담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이런 방식은 유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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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호남이 1987년 체제의 승리자이자 오너의 위상을 확실하게 굳히면서 다른 지역들도 호남의 모델을 따라 하고 호남처럼 정부 지원을 요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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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대한민국의 호남화’ 현상이다>. 이건 대한민국 몰락으로 가는 직통 코스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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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체제는 호남과 주사파의 결합으로 지속 가능해졌다. 양자를 강력하게 결속해주는 매개체가 5.1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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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호남과 주사파는 5.18의 위상과 정당성을 수호하는 데 적극 협력한다. 5.18을 활용해 호남에 경제적 혜택을 안겨주고 나아가 5.18에 대한 도전을 불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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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 대한 비판을 ‘호남 혐오’로 매도한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은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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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잼버리 대회 사태는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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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로도 변화를 막을 수는 없다. 이제 변화가 불가피하다. 호남의 문제를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넘어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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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문제를 지적할 때마다 ‘호남 혐오는 안 된다’는 식으로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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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을 혐오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호남의 문제에 대한 정확한 비판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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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은 분명한 실체이고 대한민국 근대화의 그늘이다. 이 사실마저 부인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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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식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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