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이후는 70대와는 완전히 다르다. 어제까지 가능했던 일이 오늘은 안 되는 상황을 수없이 맞닥뜨린다. 컨디션 난조를 겪는 일도 잦아진다. 암, 뇌경색, 심근경색, 폐렴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도 생기기 쉽다. ‘치매인가?’라는 생각에 자신감을 잃는 일도 있으리라. 배우자나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고독이나 절망에 사로잡힐지도 모른다. 생로병사의 거대한 벽이 거친 파도처럼 덮쳐온다. 이 책에서는 눈앞의 거대한 벽을 넘어서는 다양한 힌트를 제시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단 하나의 결론으로 모인다. 바로 노화를 받아들이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소중히 여기는 삶의 자세이다. 이것이 ‘행복한 노후’와 ‘불행한 노후’를 가르는 기준이다. ‘행복’은 주관적이다. 즉, 자기 자신이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면, 노화를 한탄하여 이제 이것도 할 수 없고 저것도 할 수 없다며 ‘없다, 없다’를 되뇌기만 하면서 사는 사람이 있고, 노화를 받아들여 아직 이것도 할 수 있고 저것도 할 수 있다며 ‘있다, 있다’를 소중히 여기면서 사는 사람이 있다. 어느 쪽이 행복할까? 정답은 본인만이 알겠지만, 지금까지 필자가 임상 현장에서 경험한 바로는 ‘있다, 있다’의 자세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행복해 보였고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 즐겁게 지내는 경우가 많았다.
80세가 넘으면 노화에 맞서기보다는 나이 듦을 받아들이는 삶이 행복한 길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앞서 다뤘듯이, 85세가 넘어 사망한 사람을 부검하면 대부분 몸에서는 암이, 뇌에서는 알츠하이머형 병변이, 혈관에서는 동맥경화가 발견된다. 하지만 생전에 이러한 사실을 몰랐던 사람도 적지 않다. 나이가 들면 몸에 여러 개의 ‘병의 씨앗’을 지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병의 씨앗이 언제 싹을 틔울지는 알 수 없다. 오늘은 건강하다가도 당장 내일 환자가 되기도 한다. 갑작스레 사망하는 예도 있다. 냉정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다. 필자가 권하는 노년의 삶이란,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일 당장 생이 끝난다 해도 후회가 남지 않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참거나 무리하지 않기’는 후회 없는 나날을 만드는 중요한 방법이다. -<2장 노화의 벽을 넘어서다> 중에서
일반적으로 인지장애는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현대 의학의 수준에서는 ‘효과가 조금 있을 수 있는’ 정도의 약밖에 없다. 즉, 조기에 발견해도 의료의 힘으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지적했듯이 인지장애라고 진단받는 순간 주변 사람들은 태도를 바꾸거나 역할을 빼앗는다. 그러므로 건망증이 시작되는 정도의 단계라면 오히려 의사에게 가지 않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핵심은 인지장애 진단을 받는 일이 아니라 인지장애의 진행을 늦추는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지장애의 진행을 늦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지속해서 머리를 쓰고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3장 치매·인지장애의 벽을 넘어서다> 중에서
오늘 건강하게 걷는 사람이 일 년 후에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걷지 않는 생활만을 계속하다 보면 전혀 걷지 못하게 된다. 남은 기능을 쓰지 않으면 순식간에 쇠약해지는 것이 80세가 넘은 고령자의 무서운 현실이다. 82~83세 무렵에 급격하게 쇠약해지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대개 80세를 계기로 많은 일을 그만둔 사람들이다. 질병이나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그만둔 사람도 있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집 안에만 머무는 사람 중에도 움직이지 못하게 된 사람이 많이 있다. 아직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포기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몸이 된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지금부터는 ‘잔존 기능을 남기는 힌트’ 44가지를 소개해 보려 한다. 전부 실천할 필요는 없다. 한두 가지라도 ‘해 볼까?’ 하는 마음이 든다면 시도해보자. - <4장 80세의 벽을 넘어서다> 중에서
잔존 기능을 남기는 44가지 힌트
걷는다. 걷지 않으면 못 걷게 된다.
2. 안절부절못할 때는 심호흡, 물이나 맛있는 음식도 효과적이다.
3. 운동은 몸이 힘들지 않을 정도로만
4. 에어컨을 틀고 물을 마셔서 폭염으로부터 목숨을 지켜라
5. 기저귀를 부끄러워 하지 마라. 행동반경을 넓혀주는 우군이다.
6. 씹으면 씹을수록 몸과 뇌는 깨어난다.
7. 기억력은 나이 때문이 아니라 쓰지 않아서 떨어진다.
8. 약을 점검하자. 참고 먹을 필요는 없다.
9. 혈압, 혈당치는 낮추지 않아도 된다.
10. 고독은 외로움이 아니다. 홀가분한 시간을 누리자.
11. 땡땡이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억지로 참고하지 않을 필요는 없다.
12. 운전면허는 반납하지 않아도 된다.
13. 좋아하는 일을 한다. 싫어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14. 성적 욕구는 당연한 일,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15. 밖으로 나가자. 틀어박히면 뇌가 우울해진다.
16. 먹고 싶으면 먹어라. 통통한 편이 적당하다.
17. 조금씩 자주가 딱이다. 운동이나 식사도 조금씩 자주하는 것이 좋다
18. 인간관계를 점검한다. 싫은 사람과는 어울리지 마라
19. 텔레비전을 버려라. 밖으로 나가자
20. 투병보다는 병과 함께, 재택 돌봄이라는 선택지도 있다.
21. 고령자의 마법주문,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긍정적인 생각
22. 고기를 먹자. 저렴한 붉은 고기가 좋다.
23. 입욕은 너무 뜨겁지 않게 10분 이내로 하자.
24. 잠이 오지 않으면 자지 않아도 된다.
25. 두뇌 훈련보다는 즐거운 일이 뇌에 좋다.
26. 하고 싶은 말은 거리낌 없이, 말하고 나면 마음이 가벼워진다.
27. 병원과 주치의를 정해 둔다.
28. 불량 노인이어도 된다. 사람 좋은 척하면 건강이 불량해진다.
29. 변절을 두려워 말라. 조석변개는 대환영이다.
30. 치매가 나쁜 일인 것만은 아니다.
31. 배우기를 멈추면 늙는다. 행동은 배움의 스승이다.
32. 겉치레는 필요 없다. 있는 대로 산다.
33. 천진난만은 늙음의 특권이다.
34. 귀찮은 일일수록 재미있다.
35. 더 많은 빛을, 햇빛은 뇌를 즐겁게 한다.
36. 경험을 살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
37. 여유로운 오늘을 산다. 끝은 정하지 않는다.
38. 욕망은 장수의 원천이다. 무미건조한 삶은 100년 후에
39. 낙천주의는 고령일수록 좋다.
40. 릴렉스 호흡(복식 호흡)으로 노화를 퇴치하자.
41. 규칙은 자신이 정한다.
42. <렛잇비; Let it be>로 산다./ 렛잇비의 뜻은 <있는 그대로, 흘러가는 대로>의 뜻이다. 원하는 일을 하고,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하고 싶은 말을 한다.
43. 늙음보다는 밝음, 이것이 사랑받는 이유이다.
44. 웃으면 복이 온다.
에필로그 _ 인생 100년의 벽도 넘어서다/ 저자는 끝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와 받아들이는 자세, 즉 with로 살기를 강조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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